부산 남구 문현금융단지 내 기술보증기금 본사 전경.

- 국내 최초 기술평가센터 개소
- 독자적인 보증지원 체계 확립
- 은행에 평가서 제공기관 선정

- 예비·초기기업 창업 경진대회
- 사전보증제도 등 든든한 지원

기술보증기금(이하 기보)은 기술기반 중소·벤처 기업에 자금을 조달하는 금융공기업으로, 창조경제를 위한 '혁신 플랫폼'의 역할을 하고 있다. 1989년 부산을 근거지로 설립된 기보는 2011년 5월에 부산 남구 문현금융단지에 입주했다. 지난 25년간 기술력과 사업성이 우수한 중소기업에 250조 원이 넘는 기술금융을 지원하며 국내 최고의 기술금융 종합지원기관으로 성장해 왔다.

■기술 평가로 벤처·중기에 신용대출

무형자산을 기반으로 하는 기술금융은 최근 우리나라뿐만 아니라 세계적 화두로 떠오르고 있다. 기보는 담보나 재무가 아닌 미래가치로 기술 중소기업을 평가하는 인프라를 갖추고 있다. 국내 최대 기술평가 조직과 독자적 기술평가모델이 그 핵심이다. 1997년 국내 최초로 기술평가센터를 개소한 데 이어 2005년 기술평가 모델(KTRS) 개발, 2007년 재무중심 심사체계 폐지 등 기술평가에 기반을 둔 독자적인 보증지원 체계를 확립했다. 이로써 제도 금융권 이용에 어려움을 겪어왔던 창업 초기 기술 중소기업이 은행 등으로부터 안정적으로 자금을 조달받을 길이 열린 것이다.

기보는 지난 6월 기술평가시스템이 갖춰지지 않은 은행에 기술신용평가서를 제공하는 기술신용평가기관(TCB·Tech Credit Bureau)으로 선정됐다. TCB는 기술력을 T1부터 T10 등급까지 분류한다. T4 등급 이상이면 신규 대출을 받을 수 있고 금리도 인하된다. TCB에 기반을 둔 신규 신용대출을 늘리기 위해서 평가기업의 기술신용등급이 신용등급보다 높은 경우에는 금리 차이를 일부 보전해주는 '이차(利差) 보전사업'도 병행하고 있다.

기술평가시스템인 KTRS도 자랑거리다. 2005년 개발 후 약 10년의 노하우가 축적됐으며, 순수하게 기술평가 결과만을 활용한다. 특히 담보가 없거나 신용이 축적되지 않아 제도 금융권에서 소외된 기술창업 중소기업 발굴에 유용한 평가모델이다.

이 같은 평가시스템은 유럽연합위원회(EC) 산하 혁신 연합포럼의 모범사례로 선정돼 우수성을 국제적으로 인정받고 있으며 네덜란드(NL-Agency) 프랑스(BPI-France) 등 해외 유관기관이 벤치마킹하기도 했다.

■창업 분위기 확산에도 기여

서울 양재동 더케이호텔에서 지난달 29일 열린 'ICT 기술사업화협의체' 발족식에 참석한 6개 기관 관계자들이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기보는 예비창업자와 창업 초기기업을 대상으로 '창업경진대회'를 개최하고, 도약단계에 있는 기업을 대상으로는 경영혁신 강화 교육프로그램을 진행하는 등 창업 부담을 덜어주고 창업 분위기를 확산시키려는 노력도 기울이고 있다. 창업경진대회 수상자에게는 보증과 전문컨설팅 등의 연계지원 혜택을 제공한다.

기보는 창업 기업을 고용창출 효과가 높은 청년창업과 1인 창조기업, 이공계 전문가 창업, 지식재산권 기반창업 등 유형별로 세분화해 지원하고 있다. 창업 시기를 지나 성장에 탄력이 붙은 기업에는 연구개발(R&D) 정도에 따라 기술개발 단계, 개발 완료 후 시제품 제작단계, 사업화 단계로 나눠 지원과 평가 방법을 다르게 적용하고 있다.

창업 전 보증지원 여부를 미리 결정하는 '예비창업자 사전보증 제도'는 초기 창업자에겐 든든한 종잣돈이다. 창업 전에 미리 아이디어나 기술력을 심사받고, 창업 시점에 최대 5억 원(전문가 창업은 최대 10억 원)까지 보증받을 수 있다. 창업자 나이도 17세로 낮춰 고등학생도 정부 창업자금 혜택을 받을 수 있게 했다. 또 우수 기술로 평가받거나 전문가가 창업한 경우엔 연대보증을 일정 기간 면제해 준다.

사업에 실패한 전력이 있는 기업주에게 다시 일어설 수 있는 신규 자금까지 지원하는 '재기지원보증제도'는 올해 대상과 금액을 확대했다. 기보 관계자는 "그동안 기보는 도전하는 중소기업의 기술금융 파트너로서 기업의 창업의욕 및 성장 가능성을 높이기 위한 다양한 지원을 해왔다"며 "앞으로도 기업들이 성장단계마다 기술력만으로 자금을 조달할 수 있도록 적극 지원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 기술 수요-공급자 매칭시스템 구축

기술보증기금은 수요자 중심의 기술이전·사업화를 촉진하기 위해 지원 시스템을 가동하고 있다. 그동안 공급자 중심의 기술정보의 비대칭성으로 기술 보유기관과 기술 수요기업 간 기술이전 거래에는 어려움이 따랐다.

기보는 지난달 기술 수요자와 공급자를 연결하는 매칭시스템(KTMS)을 구축했다. 이를 위해 대학과 공공연구기관 등에서 6만여 건의 기술정보를 확보하고, 5개월에 걸쳐 시스템을 개발했다. KTMS는 기술·기업정보 수집 및 발굴과 매칭서비스를 제공하는 오픈 IT플랫폼으로 누구나 테크브리지(Tech-Bridge) 사이트(tb.kibo.or.kr)에 접속해 기술을 검색할 수 있다. 기술보유 연구기관과 기술 수요기업을 연결하는 기술이전 중개업무는 물론 사업화 비용까지 한 번에 지원한다.

최근에는 관련 기관들의 자원을 연계해 원스톱 종합지원이 가능한 'ICT 기술사업화협의체'를 발족했다. 기보 정보통신기술진흥센터 벤처기업협회 한국정보통신기술협회 미래글로벌창업지원센터 연구성과실용화진흥원 등 6개 기관이 참여했다. 이들 기관은 기술 공급자와 수요자를 효율적으로 연결할 수 있는 접점을 구축하는 데 중점을 두기로 했다. 기관별로 특화된 수요기술 매칭지원, 기술금융, 컨설팅, 품질인증, 글로벌 창업 등의 업무를 효율적으로 연계할 수 있는 협의체다.

우수 기술을 보유한 창업기업도 지원한다. 기보는 기업은행과 업무협약을 맺고 은행 특별출연을 통해 '우수기술보유 예비창업·청년창업 기업 등 금융지원 협약보증'을 시행하고 있다. 협약보증 지원대상은 우수기술을 보유한 상시근로자 10명 미만 기업이며 예비창업 및 청년창업 기업을 우선 지원한다. 기보는 창업 초기 소기업들이 기술력만으로 소요자금을 조달할 수 있도록 보증비율을 85%에서 90%로 상향 적용하고 보증료를 0.2%포인트 감면키로 했다. 또 창업 후 5년 이내 기업에 신규보증의 50% 이상을 지원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