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
| 부산 경제 부활을 위해서는 양질의 일자리 확대가 시급하고 기업들도 기술 연구 개발비에 집중 투자해 생산 능력을 키워야 한다. 사진은 강서구 녹산산단 '태웅' 공장에서 작업 중인 근로자. 홍영현 기자 hongyh@kookje.co.kr |
- 부산 15~29세 고용률 하락세
- 300인 이상 대규모 사업체 수
- 7대 도시 평균보다 훨씬 적고
- 임금 수준 낮은 게 주요 원인
- 인재양성·기술혁신에 집중
- 기업 경쟁력 높이기도 시급
서병수 부산시장은 지난 6월 지방선거 내내 '일자리를 만드는 시장이 되겠다'고 강조했다. 서 시장은 재임 기간 제조업 경쟁력 강화 및 기업유치(10만 개) 서비스산업 활성화(6만 개) 전략산업분야 전문직 창출(2만 개) 사회취약계층(2만 개) 등 총 20만 개 일자리를 만들겠다고 밝혔다. 일자리 창출에 부산의 미래가 달렸다는 판단에서다. 하지만 양질의 일자리를 확대하려면 지역 기업의 경쟁력을 확보하고 청년 고용을 장려하는 전략 수립이 시급하다.
■양질 일자리로 청년 고용 늘려라
일자리는 경기 활성화의 선결과제다. 일자리를 통해 소비가 늘어나면 결국 내수기업의 활성화로 이어져 선순환 구조를 완성할 수 있다. 20, 30대 청년이 일자리를 찾지 못해 떠나면서 부산은 올해 전체 인구 가운데 65세 이상 노인(47만 7000여 명)이 14%를 차지하는 고령사회가 됐다.
실제로 부산시의 15세 이상 고용률은 2009년 이후 소폭 상승세를 이어가고 있지만 청년층(15~29세) 고용률은 하락세다. 2일 통계청에 따르면 지난해 부산시 15세 이상 고용률은 7대 도시 평균보다 2.4%포인트, 청년층 고용률은 37.7%로 0.6%포인트 낮았다. 지난해 부산시 전체 취업자 수는 164만4000명이다. 이중 청년층 취업자 수는 전년보다 4000명 감소한 24만3000명, 50세 이상 장년층 취업자 수는 전년대비 4만4000명 늘어난 65만2000명이었다. 중·장년층을 위한 일자리는 다소 늘고 있지만, 젊은층을 위한 양질의 일자리는 부족한 현실을 반영한다.
부산발전연구원 서옥순 연구위원의 분석 결과 2012년 부산은 7대 도시 평균보다 중소규모 사업체가 많은 반면 300인 이상 사업체는 적다. 특히 1~4인 소규모 사업체가 7대 도시 평균(2만6000개)보다 2만6000개나 많다. 또 300인 이상 대규모 사업체는 225개로 7대 도시 평균(283개)보다 적다. 상용근로자 임금도 7대 도시 평균보다 낮다. 부산의 300인 이상 대규모 사업체 근로자의 시간당 임금은 1만4538원으로 7대 도시 평균(1만6838원)에 크게 못미친다.
양질의 일자리가 부족해 청년층이 취업난을 겪는 반면 지역 중소사업체는 인력난을 겪는 일자리 미스매치 현상을 빚고 있다. 지난해 하반기 부산시의 5인 이상 사업체의 부족한 인력은 제조업 4431명, 운수업 1992명 등 13만460명에 달했다. 이에 일자리전문가들은 기업이 청년층 고용을 확대할 수 있도록 근로환경·복지환경 개선 때 부산시가 과감하게 지원해야 한다고 지적한다. 서 연구위원은 "단기 인턴경험이 정규직으로 전환하는 데 도움이 될 수 있도록 직업훈련에 대한 지원을 병행해야 한다"며 "부산시청 부울중기청 등 일자리 사업을 담당하고 있는 기관들이 정보교류 및 협력을 강화해 고용 확대 효과를 높여야 한다"고 말했다.
■시설투자·연구 개발 비중 제고 시급
기업은 인재양성과 기술 혁신을 통해 경쟁력을 갖출 수 있다. 세계적 자유형 단조 전문기업인 태웅은 1981년 출발 당시 소규모 회사에 불과했지만 10년 단위로 대규모 설비 투자를 하면서 성장했다. 1990년대 초 자본금(5000만 원)의 30배 이상인 16억 원짜리 링 롤링 밀을 과감히 도입하면서 수입에 의존하던 링압연 기술을 처음으로 국산화하는 데 성공했다. 오랜 연구개발(R&D)을 통해 2003년 풍력발전용 메인 샤프트를 국내 최초로 개발해 세계 최대의 생산량을 자랑하게 됐다.
이처럼 자체 연구개발비와 국가 예산을 활용해 기술혁신과 인재 육성을 이루면 좋은 일자리를 늘릴 수 있다. 하지만 부산의 현실은 정반대다. 미래과학부(2012년 기준)에 따르면 부산은 1인당 연구개발비가 6622만 원으로 16개 시·도 중 강원 제주 다음으로 적다. 반면 대전의 1인당 연구개발비는 1억9696만 원으로 부산의 3배에 달한다.
지역 기업들은 연구개발비에 대한 적절한 투자가 회사를 글로벌기업으로 키우는 방법이라는 것을 알고 있지만 자금 부족으로 과감한 투자가 어렵다는 입장이다. 지역 기업인들은 "자금이 달리는 기업이 많다 보니 시간과 비용 문제로 기술 개발을 포기하는 경우가 허다하다"며 "대학이나 연구기관 등과 연계해 기술을 공동 개발하고 부산시가 지원하는 방안을 모색해야 한다"고 말한다. 산업통상자원부 조사에 따르면 뿌리산업의 경우 연구개발에 집중하는 업체의 지난해 1인당 부가가치세는 그렇지 않은 기업보다 평균 35% 높았다.
부산시 신창호 경제정책과장은 "기업규모나 수출실적은 좋지만 R&D 비율이 낮은 업체가 많아 중기청의 글로벌 기업 육성 프로젝트인 '월드클래스 300'에 추천할 만한 기업을 찾기 어려운게 현실"이라며 "기업이 발전하려면 장기적 안목에서 연구 개발비를 늘려 과감한 투자를 해야 경쟁력을 확보할 수 있다"고 밝혔다. 중소기업의 R&D 역량을 높이려면 부산시가 나서 기술 인력 양성과 연구 자금을 적극적으로 지원하는 총괄 시스템을 갖춰야 할 것으로 지적된다. 부산상의 이일재 사무처장은 "기술 개발을 활성화하려면 정부와 지자체가 지역 중소기업에 대한 각종 정책 자금을 늘릴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 해양·융합·창조문화·바이오·지식…
■ 부산의 미래 먹거리는
- 市, 5대 신전략사업 육성 의지
부산 경제의 미래 성장 동력으로 집중 육성해야 할 산업은 어떤 게 있을까.
우리나라 10대 주력산업은 자동차 조선 통신기기·컴퓨터 반도체 기계 가전·전자부품 디스플레이 석유·정밀화학 철강 섬유·의류 등이다. 하지만 부산지역에는 생산과 고용, 부가가치가 전국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10%를 넘는 주력산업이 없다. 이 때문에 부산경제의 성장 잠재력을 확충하고 경제체질을 바꾸기 위해서는 쇠퇴 단계에 접어들고 있는 산업군을 미래 성장 산업으로 대체해 육성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다.
올해는 부산시가 융·복합 중심의 5대 신전략산업을 시작한 첫해이지만 아직 뚜렷한 성과물이 없다. 부산의 '신전략산업'은 해양산업 융합부품소재산업 창조문화산업 바이오헬스 지식인프라서비스 산업 등 5개 부분이다. 신전략산업은 글로벌 비즈니스 중심도시 건설로 2020년 1인당 GRDP(지역 내 총생산) 2만5000달러, 고용률 65%, 수출액 300억 달러 달성이 목표다.
시는 신전략산업을 지역특화산업과 연계해 시너지효과를 거둘 수 있도록 할 계획이다. 시는 지역 내 주력산업이자 발전 잠재력이 큰 초정밀융합부품 산업섬유소재 금형열처리 영상콘텐츠산업 등을 지역특화산업으로 선정했다. 시는 지역 중견기업을 글로벌 기업으로 성장시키기 위해 집중 지원한다는 방침이다. 시 관계자는 "기술형 창업·대규모 연구개발(R&D) 투자를 통한 좋은 일자리 창출, 체계적인 연구개발 지원으로 지역 산업구조를 고도화해 기업의 경쟁력을 강화하겠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