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슬립온(slip-on shoes), 편해서 신나요

끈·장식이 없는 운동화 타입…발이 미끄러지듯 신고 벗기 쉬워

  • 송진영 기자 roll66@kookje.co.kr
  •  |   입력 : 2014-10-29 19:24:08
  •  |   본지 16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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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무게 148g 가벼운 제품도
- 하이탑 슈즈도 매출 급등

하이힐로 대표되는 여성 구두시장이 올 가을 급변하고 있다. 남성 구두시장이 비즈니스 캐주얼 열풍으로 캐주얼 슈즈 위주로 재편된 가운데 올해는 여성 구두시장에서 운동화가 대유행하고 있다. 운동화의 경우 몇 년 전부터 '운도녀'(운동화를 신은 도시 여성) 열풍으로 인기를 끌었지만 올해는 브랜드 매장마다 슬립온 하이탑 등 운동화 디자인의 제품이 매출의 50%를 웃돌 정도다. 이런 변화는 하이힐에 어울리는 원피스나 스커트보다 슬립온 슈즈 등 운동화 디자인 제품에 맞는 스키니진, 레깅스 등 팬츠가 여성 패션 시장에서 인기가 더 많기 때문이다.

■운동화에 밀려난 '여성의 자존심'

29일 신세계 센텀시티 3층 소다 매장. 정장 차림을 한 30대 여성 고객들이 올해 4월 처음 출시된 슬립온 스니커즈 시리즈 4종을 살펴보고 있었다. 이들은 "키가 작은데다 몸매를 부각하고 싶어서 그동안 발이 아프고 힘들어도 하이힐을 고집했는데, 올해 초부터 직장에서 캐주얼 옷차림을 권장하면서 슬립온 슈즈가 사내에서 유행하고 있다"며 "하이힐은 책상 밑에 두고 출퇴근은 슬립온 슈즈로 한다"고 말했다. 보는 것만으로도 불편한 킬힐을 던져 버리고 장시간 걸어도 편안하고 캐주얼 차림에 잘 어울리는 단화가 대세라는 것이다.

   
29일 신세계 센텀시티 3층 소다 매장에서 여성 고객이 슬립온 타입의 신발을 신어보고 있다. 신세계 센텀시티 제공
슬립온은 끈이나 장식이 없어 발이 미끄러지듯이 들어가 쉽게 신고 벗을 수 있는 신발을 의미한다. 이 매장에서는 슬립온 슈즈의 매출(이달 들어 지난 25일까지)이 여성화 전체 매출의 30%를 차지할 정도다. 여기에 플랫슈즈 같은 단화를 포함하면 매출이 50% 이상이다. 탠디 매장에서도 지난 7월 출시한 슬립온 10여 종이 월 평균 매출 1500만 원을 기록하고 있다. 한 구두 매장의 관계자는 "젊은 여성들 사이에서는 하이힐 등 정통의 구두 라인은 원피스 정장과 같이 하나쯤 장만하고 필요할 때만 신으면 되는 것으로, 슬립온 등 운동화 디자인 제품은 유행에 따라 자주 구매해야 하는 것으로 인식되고 있을 정도"라고 말했다.

슬립온 슈즈 등 운동화 디자인 제품의 열풍으로 진캐쥬얼 매출도 동반 상승하고 있다. 진 브랜드 리바이스와 아르마니의 경우 이달 들어 슬립온 슈즈에 어울리는 스키니진과 청바지, 면바지 등의 구매가 늘면서 전년 동기 대비 10~20% 매출 상승 중이다. 금강제화의 랜드로바는 지난 7월 초경량 여성 슈즈 '네이처 슬립온'을 내놨다. 이 신발의 무게는 물 한 잔보다 가벼운 148g으로 마치 신지 않은 듯한 느낌을 줄 정도로 가벼운 것이 특징이다. 이 신발 출시로 여성 구두 시장에도 아웃도어처럼 초경량 열풍이 불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구두시장 매출 견인·유행 주도

   
29일 롯데백화점 부산본점 3층 스타카토 구두매장에서 하이탑 슈즈를 여성 고객이 살펴보고 있다. 롯데백화점 제공
롯데백화점 영업2본부에 따르면 부산 4개 점의 구두 매장에서 하이탑 스니커즈 슬립온 등 운동화 디자인 제품은 매출의 절반을 차지하고 있다. 슈콤마보니와 스타카토 등 디자이너 구두의 경우 매출의 50% 이상을, 탠디와 미소페 등 캐릭터화 매장에서는 40% 이상이 될 정도로 운동화 디자인 제품이 강세다. 이런 인기는 올 가을 들어 절정에 달해 백화점 구두 매출을 견인하고 있다. 실제 롯데백화점 부산본점의 1~8월 구두 매출은 지난해 수준에 머물렀지만 지난달에는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무려 30%나 매출이 늘어났다. 부츠 등 단가가 높은 상품이 팔리는 겨울 시즌이 아닌데도 백화점 구두 매출이 이례적인 신장률을 보인 것이다.

롯데백화점은 이 같은 분위기를 이어가기 위해 30일까지 광복점에서 탠디·에스콰이어 패션구두 페스티벌, 센텀시티점에서 가을 인기슈즈 특집전을 연다. 이번 행사에서도 운동화 디자인 제품이 전진 배치된다.

롯데백화점 상품본부 장창모 구두 선임상품기획자는 "슈즈 상품군은 패션에 크게 영향을 받는 분야여서 트렌드 변화에 매우 민감하다"며 "특히 올해는 운동화 디자인 제품이 없으면 구두 브랜드의 영업이 되지 않을 정도여서 브랜드마다 관련 제품의 디자인과 물량을 더욱 확대하고 있는 추세"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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