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8일 오후 부산 중구 부평깡통야시장을 찾은 외국인 관광객들이 전통과자를 맛보며 즐거워하고 있다. 부산시 제공

- 인기 매대 하루 매출 90만 원
- 개장 1년 만에 권리금 3배로

- 2구간 확장 두고 상인 갈등
- "대화와 설득으로 풀어야"

전국 최초의 야시장인 부산 중구 부평깡통야시장은 개장 1년 만에 전국적인 명물로 부상했다. 부산의 소규모 무명 전통시장이던 부평깡통시장은 개장 이후 하루 평균 수천 명에 달하는 인파가 몰리면서 시장 내 곳곳의 빈 점포가 자취를 감췄다. 야시장의 야경과 맛깔스러운 음식 등을 소개하는 글과 사진들은 인터넷에서 마치 경쟁을 하듯 실시간으로 올라오고 있고, 외국인 관광객에게도 야시장은 빠질 수 없는 관광코스가 됐다.

■먹거리 매대마다 긴 줄

28일 밤 야시장 내 먹거리 매대 주변으로 사람들 줄이 길게 늘어서 있었다. 관광객들은 20분이 넘는 대기 시간도 마다하지 않았다. 30개의 이동식 매대는 한국의 씨앗호떡을 비롯해 베트남 터키 인도 등 세계 각국의 음식을 선보였다. 일부 인기 매대에서는 하루에 90만 원의 매출을 올리기도 한다. 올여름에는 야시장의 인기가 하늘을 찌르면서 오후 6시부터 자정까지의 영업시간이 새벽 2시까지 연장되기도 했다. 40대 여성 일본 관광객은 "부산을 세 번째 찾았는데, 그동안은 밤에 볼거리가 없어 마사지나 온천을 하는 게 전부였다"며 "야시장이 열리니 구경도 하고 음식도 먹을 수 있어 재밌다"고 말했다.

현재 야시장 구간의 상가는 부평깡통시장에서도 가장 유동인구가 적고 장사가 안 되는 곳이지만 야시장 개장 이후 권리금이 3배 이상 올랐고, 지가도 20~30%나 뛰었다. 하지만 빈 점포는 거의 없다. 사람이 몰리다 보니 뭘 해도 된다는 인식이 퍼졌기 때문이다. 야시장 상인들도 기존 점포를 위해 매일 매대 방향을 바꿔 영업하고 있다. 야시장 상인과 마주 보는 점포에 야시장 손님의 유입 효과가 크기 때문이다.

■한국적 풍경에 외국인 매료

지난 7월에는 야시장 개장 이후 처음으로 중국인 단체 크루즈선 관광객 900여 명이 방문했다. 그동안 개별 여행을 온 외국인 관광객이 야시장을 방문하는 경우는 있었지만 단체는 처음이었다. 더구나 여행사의 코스 안내가 아니라 관광객이 자발적으로 야시장을 찾았다는 점에서 의미가 남달랐다. 당시 중국 관광객을 위해 붉은색 바탕에 황금색 글씨가 적힌 환영 플래카드가 시장 입구에 내걸렸다. 그 뒤로도 일본과 대만 등 외국 관광객들이 무리를 지어 야시장을 관광하는 모습도 심심찮게 목격되고 있다. 현재 야시장 전체 수입의 20% 정도는 외국인 관광객이 맡을 정도가 됐다. 여행사에서도 야시장 개장으로 고작 광안대교와 황령산 봉수대 투어에 그쳤던 부산의 야간 관광코스를 새롭게 구성할 수 있게 됐다.

■시장 내 화합이 숙제

전북 전주에서도 부평깡통야시장을 그대로 벤치마킹한 '남부 한옥마을 야시장'이 시범운영을 끝내고 오는 31일 공식 개장한다. 부평깡통야시장이 전국적 성공 사례로 확실히 자리매김 했음을 보여주는 대목이다.

하지만 야시장은 2구간 확대 개편을 앞두고 일부 상인과 마찰을 빚으면서 추가 개장이 수개월째 지연되고 있다. 앞서 부산시는 야시장 확대를 위해 매대 18개의 추가 설치를 추진하는 한편 매대에서 구입한 음식을 편하게 먹고 쉴 수 있는 '야시장 카페'도 완공했으며, 4억 원을 들여 야간 경관조명을 새롭게 정비했다. 부산 중구 관계자는 "야시장 개장 초기부터 기존 상인들과의 화합이 절대적 과제였고, 그동안 기존 상인들의 대승적 양보가 있었기에 야시장이 정착해 성공을 거둘 수 있었다"며 "다음 달 초에는 야시장 2구간을 개장할 수 있도록 상인과 지속적인 대화와 설득으로 내부 문제를 해결하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