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말기유통구조개선법(단통법) 시행 이후 이동통신사들이 저마다 요금구조 개선 방안을 발표하고 있지만, 고가 요금제 강요에 지나지 않는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26일 업계에 따르면 이동통신 3사 모두 단통법 시행 후 새로운 위약금 제도를 도입, 운영하고 있다. 이는 단통법 이후 나타난 소비자의 가장 큰 불만 중 하나다. 단통법이 가입자가 사용하는 요금제에 따라 단말기 구매 지원금을 차등 지급하도록 정하면서 새 위약금 제도는 최초 가입 때보다 낮은 요금제로 전환하거나, 약정을 중도 해지하면 비율을 따져 처음 받은 지원금을 상환하는 것이다. 과거에는 약정을 어기더라도 단말기 구매 지원금은 상환 대상에 포함되지 않았다.

하지만 이동통신 약정 가입자들은 단통법 시행 이전에도 다양한 위약금을 내고 있었다. 약정을 마치지 않고 중도 해지했을 때 일정 금액의 위약금을 내거나 가입 기간을 따져 약정을 채우지 못한 만큼 내는 위약금이다. 여기에 약정 가입의 대가로 할인받았던 요금을 반환하는 할인 반환금도 있었다.

새로운 위약금은 가입 당시 선택한 요금제에 따른 단말기 구매지원금에서 하향 변경한 요금제에 따른 지원금을 뺀 뒤 남은 약정 기간만큼 곱하고 약정 개월을 나눠 계산한다. 예를 들어 2년 약정 9만7000원 요금제로 가입하면서 단말기 구매지원금 30만 원을 받았다가 6개월 후 구매지원금이 8만 원인 3만5000원 상당의 요금제로 낮췄다면, 위약금은 16만5000원이 된다.

이미 여러 종류의 위약금을 내고 있지만, 단말기 구매 지원금까지 위약금 대상에 포함해 소비자의 불만이 터지자 이동통신사들은 가입자의 위약금 부담을 덜기 위한 새로운 요금 제도를 내놓았다.

SK텔레콤은 24개월 동안 6만9000원 이상의 요금제 사용으로 약정 가입한 가입자 중 '프리미엄 패스'제도에 가입한 후 180일 동안 처음 요금제를 유지하면 이후에는 위약금을 면제해 준다. LG 유플러스도 6만9000원 이상 요금제를 183일간 유지하면 저가 요금제 변경 시 위약금을 면제하고 있다. KT도 '심플코스'로 최초 선택한 요금제를 6개월 이상 사용하면 이후 요금제 하향 선택에 따른 위약금을 면제한다. 대신, 요금제를 상향하더라도 추가 지원금을 받을 수 없다.

겉으로는 위약금 부담을 덜어주는 정책이지만, SK와 LG 유플러스의 경우 6만9000원 이상의 요금제를 6개월 동안 유지하도록 강제하는 것이다. 가입자가 단말기 구매 지원금을 많이 받으려면 고가 요금제를 선택할 수밖에 없으므로 요금제 가격 제한이 없는 KT도 결과는 크게 다르지 않다. 결국, 위약금 면제를 미끼로 고가 요금제 사용을 부추기는 셈이다. 기존 통신시장에서 이통사가 높은 단말기 구매 지원금 지급을 미끼로 고가 요금제 사용을 강요해온 탓에 이를 해소하고자 사용 요금제에 따라 단말기 구매 지원금을 차등 지원하는 단통법이 제정됐지만, 이통사가 내놓은 해법은 법 취지를 무색게 하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위약금 부담 덜기'는 이통사가 가입자당 월평균 매출액을 끌어올리기 위한 수법에 지나지 않는다. 고객의 부담을 제대로 덜어주려면, 저가요금제 사용자에게도 단말기 구매 지원금을 확대하거나 통신비 가격 자체를 크게 낮춰야 한다"고 지적했다.


◇ 요금제 하향 위약금 계산법

(상위요금제와 하위요금제 보조금 차액)×남은 약정기간÷24

예) KT 갤럭시 노트4 12만9000원 요금제 6개월 사용 후 3만5000원 요금제로 낮췄을 때 :

(30만 원-8만2000원)×18÷24=16만3500원

◇ 이통사별 요금 구조 개선 방안 ※3사 동일 24개월 약정 신규 및 기기변경 가입자 대상. 기존 가입자 제외 SKT 프리미엄 패스 6만9000원 이상 요금제 180일 이상 유지 땐 요금제 하향 변경 위약금 면제 LG 식스 플랜 6만9000원 이상 요금제 183일 이상 유지땐 요금제 하향 변경 위약금 면제 KT 심플코스 가입 당시 요금제 180일 유지 후 요금제 하향 시 위약금 면제. 가입 당시 요금제 가격 제한 없지만, 차후 요금제 상향 선택해도 추가 지원금 없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