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1일 오전 부산 해운대구 송정동 KT의 아시아태평양 해저케이블 통합관제센터 개소식에서 참석 내빈들이 해저광케이블을 직접 연결하고 있다. 사진 왼쪽 세 번째부터 최양희 미래창조과학부 장관, 황창규 KT 회장, 서병수 부산시장. 김성효 기자 kimsh@kookje.co.kr

- KT·페이스북 등 13개사 참여
- 속도·전송용량 세계 최고 수준

부산을 중심으로 동쪽과 서쪽으로 2만5000㎞의 초고속 해저 케이블이 깔린다. 아시아 9개 국가를 연결하는 최대 수심 6000m, 1만1000㎞ 길이의 국제 해저 광케이블인 APG(Asia Pacific Gateway)가 내년 7월께 완료되고, 북미와 아시아를 잇는 1만4000㎞ 길이의 NCP(New Cross Pacific)가 오는 11월 착공해 2017년 하반기 구축된다.

KT는 이 두 개의 거대한 '정보 고속도로'를 총괄 관리하는 국제 해저통신망 통합관제센터 'APG NOC'를 21일 부산에 개소했고, 부산은 글로벌 데이터센터를 유치하기 위한 인프라를 갖추게 됐다. 이날 개소식은 해운대구 송정동에 있는 KT부산국제센터에서 최양희 미래창조과학부 장관, 서병수 부산시장, 황창규 KT 회장 등이 참석한 가운데 열렸다.

■부산 중심의 동서 통신 인프라 구축

APG는 한국 중국 일본 대만 홍콩 베트남 태국 말레이시아 싱가포르 등 9개국을 연결한다. 총 투자액은 6000억 원가량이고 KT를 비롯해 일본의 NTT, 중국의 차이나모바일, 싱가포르의 스타허브, 미국의 페이스북 등 13개 사업자가 참여했다. 전송용량 38.4Tbps인 APG 구축이 완료되면 KT는 전 세계 280여 개 국제 해저케이블 중 세계 최대 규모의 해저통신망을 운용하게 된다. 이는 HD급 화질의 채널 500만 개를 동시에 전송하고 세계 트래픽의 30%를 수용하는 규모라고 KT 측은 설명했다. 현재 세계 최대 전송용량을 가진 해저 케이블은 21.1Tbps의 APCN-2이다. 속도도 기존 해저 케이블보다 배 이상 빠른 파장당 40Gbps다.

부산발 미국행 NCP는 APG 용량보다도 배 많은 80Tbps를 목표로 사업을 진행 중이다. KT는 이날 글로벌 통신사업자와 건설 협정서를 체결하고 사업을 공식화했다. KT 고상호 국제통신운용센터장은 "부산을 중심으로 서쪽과 동쪽에서 세계 최대의 통신 인프라가 만나게 된다"고 의미를 설명했다.

■글로벌 기업 유치에도 유리

부산이 세계 해저 케이블의 통로 역할을 하게 된 것은 지정학정인 유리함 때문이다. KT 오성목 부문장은 기자회견에서 "부산은 아시아와 미국을 잇는 관문이고, 지진 등의 자연재해와 남북문제에서 발생할 수 있는 각종 도발로부터도 자유로운 편"이라며 "해양 조선 산업도 발전했고, 전문 인력 수급 등 각종 기반 시설도 충분하다"고 말했다.

이날 문을 연 '통합관제센터'는 국제 해저케이블 네트워크를 구성·운용을 총괄하고 문제 발생 시 해저 케이블 수리 선박에 원격으로 수리 지시를 내리는 등 유지·보수도 맡는다. 특히 국가 간 트래픽을 제어하고, 문제 발생 시 우회루트를 확보하는 기능을 수행해 안정성을 중시하는 MS 아마존 등 글로벌 데이터센터를 유치하는 데 유리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