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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젠 뷰라시아 이니셔티브다 <5> 나진항 몰리는 중·러 화물

北 나진, 동북3성 물류허브 떠올라…부산항은 환적화물 반사이익

  • 정옥재 기자 littleprince@kookje.co.kr
  •  |   입력 : 2014-10-12 20:46:41
  •  |   본지 4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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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팡촨(防川) 전망대에서 바라본 두만강 철교인 북러대교 모습. 왼쪽에는 러시아 하산역, 오른쪽으로는 두만강역을 거쳐 나진항으로 이어진다. 멀리 동해도 보이는데 오른쪽 해상으로 계속 가면 부산항과 중국 상하이항으로 연결된다. 국회 외교통일위원회·통일부 제공
- 폭발적 성장 중국 동북 3성
- 나진 빌려 해상권 확보 전략
- 동해 물류 늘어 부산도 수혜
- 포스코·현대 등도 적극 투자

- 러시아 '나진~하산 프로젝트'
- 철도 개보수해 北-TSR 연결
- 모스크바 운송시간 획기 단축
- 원유-LNG 자원 확보도 가능

북한 두만강 하구의 나진항이 유라시아 시대를 맞아 새롭게 조명받고 있다. 나진항은 북한 나선 경제무역지대의 핵심 항만으로 부산항 등 동해권 항만과 밀접한 관계를 맺을 수 있다.

동해에 항만이 없는 중국은 동북 3성의 물량을 나진항으로 쏟아내기 위해, 러시아는 동진 정책의 전초기지를 확보하기 위해 나진항 쟁탈전을 벌이고 있다. 5·24 조치(남북경협 중단 등)를 단행한 한국은 러시아를 통한 간접투자 방식으로 나진항에 접근하며 '나진-하산 프로젝트'를 '유라시아 이니셔티브'의 시금석으로 받아들이고 있다.

■나진-하산 프로젝트 경제성은

유라시아 복합물류 네트워크 가운데 '나진-하산 프로젝트'는 성공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꼽힌다. 이 프로젝트는 나진항 3호 부두에서 러시아 하산까지 철도 54㎞를 개보수하고 화물터미널을 건설하며 화물열차 확보를 통해 나진항과 시베리아횡단철도(TSR)와 연계하는 물류 사업이다.

한반도횡단철도(TKR) 건설 이전에 부산항에서 나진항까지 컨테이너 화물을 해상운송한 뒤 TSR을 경유하면 상업적 성공 가능성이 높다고 한다. 나선 지역에 전략적 교두보도 마련할 수도 있다.

유엔개발계획(UNDP) 자문역인 한국철도기술연구원 나희승 책임연구원은 "나진항은 석탄 철광석 등은 물론, 컨테이너 화물을 취급할 수 있고 컨테이너화 가능성도 높다"면서 "나진항을 개보수해 40피트짜리 컨테이너 1개당 항만 이용료, 나진-하산 간 화물열차 대여료 등 1000 달러가량을 절약할 수 있고 모스크바까지 운송시간을 해운과 비교하면 2주가량 단축이 가능하다"고 강조했다. 부산항에서 나진항을 거쳐 모스크바로 가는데 해운이 4주 이상 걸린다면, 이 프로젝트를 통하면 2주로 단축된다는 뜻이다.

나 연구원은 "운송시간을 단축해 자동차 부품, 가전제품 등 고부가가치 화물의 재고기간을 줄일 수 있다는 것도 숨은 부가가치"라고 덧붙였다.

나진항은 3개 부두가 있으며 1호 부두는 중국이, 3호 부두는 러시아가 사용권을 확보한 상태다. 5000~1만t급 선석은 15개이며 안벽 연장은 2448m, 최대 수심은 11m가량이다.

이 프로젝트는 동남권에도 기회가 된다는 분석이 나온다. 허윤수 부산발전연구원 북극연구센터장은 "부산항을 이용한 물류 플랫폼 확보는 물론 원유, 액화천연가스(LNG) 등의 자원 확보가 가능하고 러시아에 경남 울산의 조선, 해양플랜트 기술 이전도 가능하다. 부산의 조선기자재 수출 가능성도 있다"고 분석했다.

■나진항, 중국 동북 3성 허브로

지난달 준공한 중국 훈춘의 포스코현대 국제물류 사옥. 연합뉴스
2009년 민간기업인 창리가 중심이 돼 1호 부두 사용권을 확보한 중국은 석탄 수송을 위한 중국 훈춘·북한 나진 연결도로 건설, 두만강 국경교량의 현대화 등을 마무리했다. 이른바 차항출해(借港出海·항만을 빌려 해상권을 확보함) 전략이다. 중국 동북3성(랴오닝성, 지린성, 헤이룽장성)의 중공업, 경공업 제품들이 나진항을 통해 쏟아질 전망이다.

지난달 24~26일 중국 지린성 훈춘시 등을 다녀온 해양수산부 해운정책과 서은정 사무관은 "중국이 나진항에 공을 들이고 있는 느낌을 받았다"고 전했다. 외교부에 따르면 동북3성은 아시아, 유럽, 태평양을 잇는 동북아 경제협력의 허브로 입지를 갖췄고, 중국 정부가 2003년부터 추진한 동북진흥정책의 성과가 가시화되면서 경제성장률이 전국 평균인 7.7%를 넘어선 9.5~12%에 이른다.

서해 항만인 다롄항을 이용하던 동북 3성이 나진항을 주목한 것은 다롄항까지 육로 운송비가 높기 때문이다. 동북 3성이 나진항을 허브로 삼으면 자연스럽게 환적화물은 부산항을 거치게 된다. 부산이 주목해야 하는 이유다.

우리 기업들도 물류 투자에 적극적이다. 포스코와 현대는 나진항과 가까운 훈춘에 '포스코현대국제물류단지'를 조성 중이다. 지린성, 헤이룽장성 등의 자동차 부품, 의류, 원자재, 곡물, 수산물가공품 등을 취급할 전망이다. 이 사업은 1.5㎢(45만 평) 부지를 중국 정부로부터 50년간 빌려 물류창고, 컨테이너 야적장, 집배송시설 등으로 개발한다.

현대경제연구원 보고서에 따르면 동북 3성의 핵심 수출품은 광물, 석유화학, 금속제품이다. 최근 이곳의 수출구조가 기계로 점진적으로 바뀌고 있다. 부산을 비롯한 동남권 지역과 품목이 유사해 앞으로 동북 3성과 우리나라 동남권 간 치열한 기술 및 투자 경쟁이 일어날 가능성이 높다. 현대경제연구원은 "석유화학, 조선 등 중화학 공업 분야에서 생산능력의 대대적 확충과 기술수준의 급속한 향상이 예상되고 한국과의 산업경합관계의 심화에 따른 경쟁구도 형성이 전망된다"고 밝혔다.

■투자 리스크는

러시아와 한국은 법, 제도, 국민감정 등이 판이하고 러시아에 대한 연구가 덜 돼 있다는 점이 장애로 꼽힌다. '나진-하산 프로젝트'에 참여한 한국은 러시아와의 협상을 통해 운송요금, 지분참여, 경영권 부분에 대해 깔끔하게 정리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다.

부산항만공사(BPA)는 극동 러시아에 선제적 투자를 했다가 실패한 경험이 있다. 나홋카항 개발에 러시아와 합작법인을 설립했다가 러시아 모기업이 파산해 40억 원가량의 손실을 봤다. BPA 관계자는 "러시아는 투자자들의 투자여력과 러시아의 여건을 파악하는 게 중요하고 파트너사의 신용도도 꼼꼼하게 따져야 한다. 재무상태가 확인되면 사업 자체의 경제과 향후 실패와 소송에 대비해 한국에 유리한 국제중재지 결정도 해놔야 한다"고 전했다. 동북 3성에 대한 투자와 관련, 조선족 등 동포가 많이 거주하는 만큼 이 지역에서 한민족 동질감을 최대한 활용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 유기준 국회 외통위 위원장

- "부산~나진 정기항로 개설 필요"
- "동북 3성 수출입 물량 엄청나…한국·지역에 새로운 기회될 것"

지난달 18~20일 러시아 하산과 중국 훈춘을 방문한 유기준(사진) 국회 외교통일위원장은 "나진-하산 프로젝트가 활성화되면 한국과 부산에 기회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해외 국정감사를 떠나기 직전인 지난 6일 국회에서 만난 유 위원장은 "나진-하산 프로젝트는 중국과 러시아의 석탄 철광석을 (한국으로) 가져오는 방향으로 개발하려고 했는데 실제 가보면 그런 용도가 아니다"며 "중국 동북 3성에서 생산되는 물품과 동북 3성에 필요한 물품을 나진항을 통해 하역하거나 수출하는 용도로 사용되고 있다"면서 이같이 밝혔다.

그는 이어 "대부분 컨테이너 화물이고 그 양은 엄청나다. 직항으로 갈 수도 있고 부산항에서 큰 배로 갈아탈 수도 있다"며 "나진항이 개발되면 부산항은 정기항로를 만들어 줘야 한다"고 강조했다.

해사전문 변호사 출신의 유 위원장은 부산~나진 해상 복합 물류 루트에 대해 깊은 관심을 나타냈다. 그는 "나진항을 방치하면 안 되고 5·24 조치와 관계없이 할 수 있는 일을 생각해봐야 한다. 우리가 이니셔티브(주도권)를 쥐고 열심히 한다면 물류혁명을 일으킬 수 있는 곳이라는 느낌을 강하게 받고 왔다. 하기에 따라 컨테이너 정기선도 열릴 수 있다. 열려야 한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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