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금융권의 대표격인 저축은행이 최근 사업영역 확장을 본격화하고 있다. 모바일 앱 출시와 신용카드 발급 등 고객을 위한 서비스가 다각적으로 진행 중이다. 인수합병과 제1금융권 인재 영입 등 과거 '부실' 이미지를 탈피하기 위한 내실 다지기에도 전력을 쏟고 있다.

1일 금융권에 따르면 올해 저축은행 업계의 핵심 키워드는 '영업 확대'와 '고객 친밀도 제고'다. 가장 눈에 띄는 변화는 기존에 취급하지 않았거나 시중은행 위주로 진행돼 온 사업 영역으로 보폭을 넓히고 있는 점이다. 신용카드 발급의 경우 이날 기준 전국 저축은행 87개사 중 56곳이 KB국민카드와 업무제휴 계약을 맺고 이르면 다음 달 중순부터 서비스를 개시할 예정이다. 동남권 소재 저축은행은 13개사 중 절반 이상인 7개사가 동참한다.

저축은행의 영업 확장은 IT(정보 기술) 분야로도 이어지고 있다. 지난 8월까지 한 곳에 불과했던 모바일뱅킹 취급 저축은행은 지난달 이후 한국투자저축은행(주식매입자금 대출 앱)과 친애저축은행(맞춤형 금융서비스 앱) 등으로 확대되고 있다. 이는 2011년 부산저축은행 사태를 겪는 과정에서 쌓인 '부실' 이미지를 탈피하는 동시에 다양한 사업을 통해 안정적인 자금을 조달할 수 있다는 판단 때문으로 분석된다.

하지만 긍정적인 전망과 달리 우려도 적지 않다. 보폭을 무리하게 넓힐 경우 오히려 자산건전성에 마이너스 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다는 것이다. 최근 일부 저축은행이 진행 중인 인수합병 움직임과 제1금융권 인재 영입 등 '문어발식 확장'에 대한 걱정도 만만찮다. 금융권의 한 관계자는 "자금력을 바탕으로 외형 넓히기에만 주력하는 것이 아닌지 우려된다"며 "저축은행 본연의 모습은 서민을 위한 여·수신 업무"라고 지적했다. 부동산 PF(프로젝트 파이낸싱) 대출 등 무리한 사업확장이 원인이었던 3년 전 부산저축은행 사태가 또 다시 발생할 수 있다는 경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