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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젠 뷰라시아 이니셔티브다 <1> 프롤로그

대륙횡단 철도·신공항·북극 항로…'복합물류 관문' 부산이 최적

  • 정옥재 기자 littleprince@kookje.co.kr
  •  |   입력 : 2014-09-28 20:47:36
  •  |   본지 4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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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8일 유라시아 대륙의 관문이자 태평양의 출발지인 부산항 전경. 가운데 부산항대교를 통해 왼쪽으로 가면 북한 금강산과 극동 러시아로 향한다. 사진 앞쪽으로는 동해, 남해, 서해는 물론 태평양과도 연결된다. 김동하 기자 kimdh@kookje.co.kr
- 러 등 중앙亞 국가 부상 맞춰
- 한국도 성장 전기 마련 위해
- '유라시아 이니셔티브' 제창

- 亞·유럽·NAFTA 포괄 등
- 너무 광범위한 지역 범주
- 정책 '선택과 집중' 곤란

- 대륙으로 향하는 도로·철도
- 세계 5위 항만 갖춘 부산이
- 기존 구상 구체화에 적합

- 美·日·인도 등 해양 세력과
- 中·러·몽골 등 대륙 세력을
- 이어주는 연결점 삼아야

미국과 유럽을 주축으로 한 기존 세계 경제세력이 주춤하고 있는 동안 러시아를 비롯한 중앙아시아 국가들이 세계의 성장동력으로 급부상하고 있다. 한국도 이런 흐름에 맞춰 지난해 하반기 '유라시아 이니셔티브'를 제창했다. 중앙아시아 국가들과 협력해 한국도 성장의 전기를 마련하자는 취지에서다. 하지만 구체적인 로드맵은 보이지 않는다는 비판과 함께 유라시아 이니셔티브라는 개념이 모호하다는 지적도 적지 않다.

■'유라시아 이니셔티브' 비판

박근혜 대통령이 지난해 10월 제안한 유라시아 이니셔티브에 관한 비판은 주로 세 가지로 나뉜다. ▷지역 설정의 모호성 ▷탈(脫) 해양을 통해 유라시아 국가들과 협력을 강화해야 한다는 주장 ▷해양 마인드가 부족하다는 것이다.

경남대 박병인 극동문제연구소 교수는 28일 "유라시아의 지리적 범주를 논할 때 아시아와 유럽을 통합한 광의의 개념을 차용하는가 하면, 남쪽으로는 아세안, 동쪽으로는 태평양을 넘어 NAFTA(북미자유무역협정) 지역까지 포괄하고 있다"면서 "이렇게 광범위하게 지역 범주를 설정하면 정책을 실행할 때 선택과 집중 전략이 부족하게 되고 추진동력도 약화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반면 유라시아 대륙국가들과 더 소통해야 한다는 주장도 만만찮다. 인천대 성원용 동북아국제통상학부 교수는 올해 초 발간된 월간 '교통'에서 "지난 60여 년간 지속해온 일방적으로 해양세력에만 의존해 온 국가발전의 기형적 구조를 해체하지 않고 과연 대한민국이 유라시아 경제공동체의 일원이 될 수 있는지를 묻지 않았다"고 밝혔다. 성 교수는 "(유라시아 이니셔티브는) 매우 상식적인 수준의 원칙을 나열한 것에 불과하다"고 덧붙였다.

하지만 성 교수의 입장과는 정반대로 해양 분야에 대한 육성은 언제나 정치적 수사에 머물렀다는 진단이 일반적이다. 이명박 정부 시절 해양수산부 폐지가 대표적인 사례다. 유라시아 이니셔티브에 대한 갑론을박이 진행 중인 가운데 해상, 항공, 철도를 아우른 복합물류 루트 개발에 관한 체계적인 전략 수립은 뒷전으로 밀린 채 물류의 제 분야는 제각각으로 움직이고 있다.

■'유라시아 이니셔티브' 논의 시들

박 대통령이 유라시아 이니셔티브 제안을 밝힌 이후 교통 분야에 관심이 쏠렸다. 북한과 러시아의 경제합작사업인 '나진-하산 프로젝트'가 주목을 받았다. 한국철도공사(코레일), 현대상선, 포스코 등 3개사 컨소시엄이 2100억 원을 투자해 러시아 측 지분을 일부 인수했고 조만간 이 지역의 석탄을 포항항으로 실어나를 것으로 보인다. 앞서 박 대통령과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은 서울에서 열린 한러 정상회담에서 한국이 이 프로젝트에 참여하기로 의견을 모았다. 러시아의 남진정책이 한국의 이해와 맞아 떨어지면서 이른바 유라시아 이니셔티브는 한때 활기를 띠는 듯했다. 그러나 박 대통령의 제안 1년을 맞는 지금, 보다 더 구체화하고 추진동력을 살려야 할 주체는 보이지 않는다는 게 중론이다. 박병인 교수는 "박 대통령이 제안을 내놓은 이후 누가 그것을 추진하는지, 추진을 하는지도 잘 모르겠다"고 말했다.

■'뷰라시아 이니셔티브' 가능성

이에 따라 기존 유라시아 이니셔티브 개념을 더 명확하게 하고 지정학적 범주를 구체화해 이 개념을 유라시아 대륙의 관문이자 해양 물류루트의 요충지인 부산 및 동남권과 구체적으로 연결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부산은 동해안을 따라 북한 온산을 거쳐 러시아로 향하는 7번 국도의 출발점이자, 유럽과 태평양으로 이어지는 해상 물류 루트의 간선망에 있는 세계 5위의 종합 항만이자 북극항로의 출발점이다. 부산은 이와 함께 스페인 마드리드, 영국 런던까지 이어질 대륙횡단철도의 관문역인 부산역도 가지고 있다. 유라시아의 관문 공항 역할을 할 동남권 신공항 건설 논의도 뜨겁다. 부산을 세계의 접점으로 삼으면 해양 세력(미국 일본 인도 동남아시아 등)과 대륙 세력(중국 러시아 중앙아시아 몽골 등)을 연결할 수 있다.

'뷰라시아 이니셔티브'(부산+유라시아)라는 본지의 제안은 기존 개념을 수정하고 구체화하는 '글로컬'(Glocal=글로벌(세계)+로컬(지역))한 개념이다. 대외경제정책연구원 유라시아실 이재영 박사는 "유라시아 이니셔티브 제안은 해양과 대륙을 연결하도록 하는 것으로, 기존 한미 FTA 등에다 유라시아 시장 통합에 역할을 하자는 뜻으로 상대적으로 미약했던 유라시아 대륙과 협력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유라시아 이니셔티브와 본지의 뷰라시아 이니셔티브는 전혀 다른 개념이 아니라 오히려 박 대통령의 제안을 보다 구체화하자는 것이다. 박 대통령은 유라시아 이니셔티브를 제안하기 3개월 전이었던 지난해 7월 22일 부산을 찾아 "북극항로도 우리가 적극적으로 개발하려고 한다. 그러면 북극항로나 유라시아 철도, 앞으로 러시아와도 이야기할 것인데 출발이 부산이 되지 않겠습니까"고 말했다.

윤진숙 전 해양수산부 장관 역시 올해 1월 14일 부산지역 정책설명회를 열어 "유라시아 이니셔티브 실현을 위한 극동 러시아 항만인프라 투자 및 해운기업 진출을 지원하겠다"고 밝혔다.


# "부산, 세계의 교량 역할 더 커질 것"

부산은 대륙세력과 해양세력 간 지정학적 요충지다. 부산항은 대한민국의 관문일 뿐 아니라 대륙의 관문이기도 하다.

지정학적 요충지 부산을 활용해 '유라시아 이니셔티브'를 더욱 발전시켜야 한다는 주장이 나오는 것도 이 때문이다. 우선 분단 상황에서 남한은 섬처럼 놓여 있고 북한도 막혀 있는 현실에서 해양 네트워크를 활용하자는 구상이다. 북한의 개방성을 높이기 위해 해양을 통한 교역을 주도하면 자연스럽게 북한도 개방의 길로 들어설 수 있다는 뜻이다. 한국해양수산개발원 이창주 중국연구센터 연구원은 자신의 저서에서 "부산은 크게는 동북아를 중심으로 미국~유럽을 연결하는 교량의 위치이고 작게는 아세안과 미국을 연결하는 중앙에 있으며, 더 작게는 중국~일본~러시아를 연결하는 중앙에 있다"고 밝혔다. 이 연구원은 "한국은 정치적 섬 국가이지만 철로가 대륙과 연결되면 부산이 대륙의 시작점이 되고 종점이 될 것이며 내륙 네트워크와 해양 네트워크 사이의 의무통과점으로서 역할이 더 커질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 연구원은 부산항을 중심으로 동해로는 포항과 울산, 남해 쪽으로는 진해 창원과 연결하는 '부산~낙동강 도시연합'을 만들 수 있다고 덧붙였다. 한국해양대 구모룡 동아시아학과 교수 역시 "세계지도를 거꾸로 보면 남중국해, 일본열도, 러시아 캄차카반도를 잇는 이곳을 아시아의 지중해라고 부른다. 현재 한반도는 섬과 같다"면서 "그 중심에는 부산이 해양 네트워크의 결절지로 놓여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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