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수요 연인원 최소 7000명 확보'
- 최우선 과제 해법은 마련 못 해
- 시작부터 교육 파행 우려 고조
- 26일 개원 후 적자운영 우려

개원을 앞둔 부산국제금융연수원의 '실효성'을 둘러싼 우려가 커지고 있다. 연수원 추진 방향과 교육 프로그램 등 외형적인 준비만 완료됐을 뿐 최우선 과제로 꼽히는 교육수요 확보 방안이 수립되지 않았다는 이유에서다. 적자운영 등 연수원 개원 이후 예상되는 문제가 이미 수면 위로 드러난 상황(본지 지난달 4일 자 6면 보도)에서 교육인원 확보 대책이 없을 경우 연수원 자체가 유명무실할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금융감독원과 부산시는 오는 26일 연수원이 들어서는 부산국제금융센터(BIFC)에서 개원식을 열 예정이라고 17일 밝혔다. 2012년 시가 설립에 시동을 건 이후 2년 만에 '동남권 최대 규모의 금융연수원'이 문을 여는 셈이다. 이날 개원식에는 새누리당 김정훈 의원과 최수현 금감원장, 한국거래소와 예탁결제원 등 BIFC 입주 기관의 수장들이 참석한다. 연수원을 윤번제로 운영하는 7개 참여기관(금융투자협회 등)도 개원에 맞춰 4대 분야(은행·금융투자·보험·여신) 8대 중점 추진과제를 수립했다. 부산지역 산업 특성에 부합하는 기업금융과 해양·선박금융 전문인력 양성 등이 주요 골자다.

하지만 '준비된' 교육 일정과 달리 연수원 내실 부족과 교육의 질이 저하될 우려가 커지고 있다. 애초 시와 참여기관이 교육수요를 '연인원 7000명 이상'으로 추산했으나, 이에 따른 수요 확보 방안이 현재까지 마련되지 않았기 때문이다. 시 관계자는 "교육수요가 부족할 것으로 예상되는 상황에서 인원을 억지로 채워 놓을 수는 없는 것 아니냐"며 "올 하반기와 내년 상반기까지 지켜본 뒤 구체적인 대책 마련을 고민할 것"이라고 말했다. 개원 이후 1년 동안에는 사실상 '교육수요 확보'에 적극적으로 나서지 않겠다는 의미다.

이에 따라 당장 올 4분기부터 시작되는 교육 프로그램이 제대로 운영되지 않거나 장기적으로 수요 부족이 지속돼 연수원이 제 기능을 내지 못할 것으로 예상된다. 앞서 7개 참여기관은 해상보험·선박금융 관련 특화 전문 연수 등 내년까지의 교육 일정을 이미 세워놓았다. 참여기관 중 한 곳인 은행연합회 관계자는 "개원 초기인 만큼 수요 미달이 발생할 가능성은 높지만 부산시 등과 함께 실효성 있는 대책을 마련하기 위해 노력하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