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해당 공장 절반이 수도권에
- 동남권에는 12.5% 뿐

정부는 수도권 공장 증설을 핵심으로 한 규제개혁 방안을 공식 발표했다. 전형적인 '수도권 몰아주기'라는 각계의 비판이 거세다.

국토교통부는 3일 박근혜 대통령 주재로 열린 제2차 규제개혁장관회의에서 녹지지역, 관리지역의 공장 증축 기준을 배가량 늘리는 '규제개혁방안'을 보고했다. 이에 따르면 전국의 '녹지지역'은 물론 개발지역과 녹지지역의 완충지대인 '관리지역'의 공장은 기존 부지 내 증축뿐만 아니라 부지를 확장하는 경우에도 건폐율(대지 대 건축물 비율)을 현재 20%에서 향후 2년 동안 40%까지 확대할 수 있다.

1000㎡의 대지면적에 200㎡의 공장을 지은 사업주는 이 기간 200㎡를 더 확장할 수 있으며 부지를 추가 매입한 경우에도 추가 부지의 건폐율도 40%까지 인정받는다. 국토부는 현재 2년간 기존 부지 내에서 건폐율 40%까지 증축을 허용하는 내용의 '국토의 계획 및 이용에 관한 법률' 시행령 개정안을 입법예고(지난 6월 9일부터 7월 21일까지)했다. 국토부 관계자는 "기존 공장들이 적극적인 시설 투자에 나설 것으로 보이고 기존 공장들의 약 20%가 이 기간 증축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하지만 이번 규제 완화로 수도권이 큰 혜택을 보는 것으로 분석된다. 전국 녹지·관리지역의 공장 수는 4000여 곳인데 이 가운데 절반 이상이 경기도를 포함한 수도권에 몰려 있는 것으로 추산된다. 이날 국토부가 제시한 '2013년 녹지·관리지역에 입지한 공장 통계'에 따르면 관리지역 내 공장 6만1711개 가운데 수도권에 3만712개인 49.8%가 몰려있다. 반면 동남권에는 12.5%인 7711곳이다. 부산분권혁신운동본부 이해남 사무처장은 "정부가 전체적인 규제 완화의 틀 속에서 수도권 규제도 풀고 있다. 수도권 규제가 만들어질 당시의 논의를 충분히 검토하지 않고 일방적으로 정책을 쏟아내고 있다"고 비판했다.

한편 박근혜 대통령은 이날 회의에서 "경쟁국들은 과감한 규제개혁을 하고 있는데 우리는 너무 안이하고 더딘 것이 아닌지 위기감을 느끼지 않을 수 없다"고 말했다. 이날 회의는 세션 1·2로 나뉘어 3시간 생방송으로 진행됐고 각 부처 장관들, 주요 경제단체, 규제개혁위원회 민간위원, 전문가, 기업인, 소상공인 등 170여 명이 참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