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납품업체 수·납품액 매년 하락
- 인력 고용부문만 증가세 유지

부산지역에서 영업 중인 대형 유통업체들의 지역상생 노력 및 기여도가 해마다 후퇴하고 있어 돈벌이에만 급급하다는 비판이 거세다.

부산시는 지난해 대형 유통업체 13개 기업과 135개 점포를 대상으로 지역인력 고용, 지역업체 입점·납품, 공익사업 참여도 등을 조사한 '대형유통기업 지역기여도'를 28일 발표했다. 조사 결과에 따르면 지난해 지역상품 납품(입점) 업체 수는 전년보다 2.7%, 납품액 비율은 1.7% 감소했다. 특히 지역상품 납품(입점) 업체 수는 지역기여도 조사가 시작된 2010년 이후 대형마트는 2012년을 제외하고 해마다 감소하고 있으며, 백화점은 2012년부터 급락해 현재 한 자리에 머무를 정도로 열악하다.

지난해 롯데 신세계 현대 NC 등 부산 4대 백화점에 입점한 지역업체 수도 전년 대비 4.1%나 감소해 대형마트(-2.9%)보다 폭이 컸다. 또 대형 유통업체의 지역상품 상설매장과 기획전 개최 수도 해마다 줄고 있다. 백화점 7곳과 대형마트 34개 점포, 기업형 슈퍼마켓 94개 가운데 지난해 지역상품 상설매장은 2곳에서만 운영되고 있다. 지역업체 기획전도 2012년 연 808회에서 지난해 493회로 315회나 줄었다. 다만 인력고용 부문의 경우 2010년부터 해마다 수백 명이 증가하고 있다.

이번 조사에서는 메가마트와 부산에 본사를 둔 탑마트가 지역업체 납품 등 전반적인 조사에서 가장 우수했고, 농협하나로클럽도 전년보다 지역상품 납품업체가 크게 증가한 것으로 파악됐다.

이 같은 지역기여도 조사는 시가 직접한 것이 아니라 유통업체가 제출한 자료를 근거로 분석한 것이다. 이 때문에 정확한 조사가 이뤄지면 대형 유통업체의 지역상품·업체 홀대 상황이 더 심각할 것으로 보인다. 특히 부산시 조례에 따라 실시되는 조사인데도 롯데마트와 코스트코는 올해 아예 자료를 제출하지 않아 빈축을 사고 있다. 부산시 관계자는 "유통업계 전반의 매출이 감소한다고 하지만 부산시민을 상대로 장사를 하는 대기업이 지역을 외면하는 것은 비난받아야 한다"며 "지역기여도 조사는 제출 자료의 진위 판단과 자료 미제출 때 과태료 부과 등 법적 조치가 없어 한계가 있는 만큼 법률적으로 보완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대형 유통업체는 경기 불황과 의무휴업의 여파로 유통업체 전체의 매출이 줄어들면서 생긴 결과라고 해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