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5일 국토교통부에서 열린 '영남지역 항공수요조사 연구' 용역보고회에서 최정호(오른쪽 두 번째) 국토부 항공정책실장이 인사말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 2030년 국제선만 1280만 명
- 김해공항 활주로 수용 불가
- 가덕신공항 제안 탄력받아

- 3년 전 MB정부 수요조사
- 저비용 항공 증가 누락 등
- 잘못된 예측 또다시 논란

국토교통부가 25일 발표한 '영남지역 항공수요조사 연구' 용역 결과는 신공항이 필요하다는 게 골자다. 특히 용역 보고서는 김해공항의 수요가 빠르게 증가해 오는 2023년 포화 상태에 이를 것이라고 예측했다. 김해공항의 수요를 수용할 새로운 공항이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이 때문에 국토부의 향후 신공항의 입지 선정 과정에서 부산 측의 수요가 반영될 가능성이 높아졌다. 부산이 요구하는 24시간 운용이 가능한 신공항 입지 선정이 유리해진 것이다.

■김해공항 이용객 2025년엔 '배'

이번 용역에서 국제선 항공수요 조사를 맡은 파리공항공사(ADP)는 지난해 967만 명인 김해공항 승객이 2025년 지금의 배가량으로 폭증할 것이라고 예측했다. 2025년 1816만 명으로 늘어나고 2030년에 2162만 명으로 급증할 것이라는 분석이다. 항공수요가 1678만 명에 달할 것으로 보이는 2023년부터 활주로 혼잡이 시작될 것으로 예상됐다.

국제선만 떼놓고 보면 2030년에는 2013년의 3배에 이를 것으로 전망됐다. 2013년 447만 명에서 2020년 784만 명, 2023년 911만 명, 2025년에는 1006만 명으로 1000만 명을 돌파하고 2030년에는 1280만 명에 이를 것으로 조사됐다. 반면 대구·울산·포항·사천공항 등 나머지 4개 공항은 활주로 용량이 수요에 비해 충분한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해 108만 명이 이용한 대구공항은 2030년 278만 명으로 늘어날 것으로 전망됐다.

이번 결과에 따르면 김해공항의 국제선 확충이 향후 입지조사를 수행하는 핵심사안이 될 것으로 보인다. 부산시는 김해공항을 그대로 존치하고 인근 지역(가덕도 해상)에 국제선 활주로 1개를 신설하자는 요구를 국토부에 제안한 상태다. 반면 대구시는 김해공항과 대구공항을 폐쇄하고 5개 시·도가 한 시간 이내에 접근할 수 있는 공항을 주장하고 있다. 이번 조사 결과만 놓고 보면 국토부 안팎에서는 부산시의 제안이 보다 현실적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2009년 잘못된 수요조사 논란

이번 용역 결과는 3년 전 이명박(MB) 정부 시절의 옛 국토해양부가 내놓은 수요조사를 뒤집는 내용이다. 이날 국토부는 '2023년 김해공항이 포화된다'라는 표현 대신 '활주로가 혼잡해진다'라고 발표했다. 국토해양부와 국토연구원이 2011년 3월에 '2027년 김해공항이 포화될 것'이라고 예측했다는 점을 고려했다는 지적이 나온다. 부산발전연구원 최치국 박사는 3년 전 정부 발표 때 "저비용항공사의 증가세를 누락한 수치로 오류가 있다"고 주장했었다.

또 국토연구원이 당시 KTX 때문에 김해공항 국내선 이용객이 줄어들 것으로 내다본 예측 역시 이번 용역 결과 빗나간 것으로 확인됐다. 이번 조사 결과 김해공항의 국내선 이용객은 지난해 520만 명이었고 2020년 564만 명, 2023년 766만 명, 2025년 810만 명, 2030년 882만 명으로 평균 3.0%의 증가율을 보였다. 이는 KTX가 김해공항의 국내선 항공기 수요를 대체하지 못한다는 것을 보여준다.

KTX는 건설 당시 부산과 서울을 2시간 만에 주파하고 인천공항까지 2시간30분 걸릴 것이라고 전망됐다. 하지만 한국교통연구원(국내선 용역기관)은 KTX가 저속철로 전락했고 저비용항공사의 약진 때문에 국내선 항공 수요가 여전할 것으로 예측했다. 게다가 부산을 기반으로 한 에어부산도 김해공항의 수요 증가에 한몫한다는 평가도 나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