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삼성전자·현대차 이익률
- 日 대기업보다 더 높아

기업 경쟁력을 포함한 한국의 전체 경제규모가 일본의 25% 수준에 불과하다는 분석이 나왔다.

전국경제인연합회가 18일 내놓은 '한·일 경제 및 기업규모 비교' 보고서를 보면 지난해 말 기준 한국의 국내총생산(GDP)은 1조2210억 달러를 기록했지만 일본은 4조9010억 달러로 4.01배 많았다.

올해 7월 말 기준 한국과 일본의 증시 시가총액도 각각 1242조4161억 원과 4793조556억 원으로 3.8배 차이가 났다. 해외직접투자 규모는 3.7배, 외환거래와 공적개발 원조(ODA)는 각각 7.8배와 6.8배 차이로 일본이 한국을 앞질렀다. 전경련은 이 같은 지표 등을 고려할 때 한국과 일본의 전반적인 경제규모는 4배 이상 격차가 있다고 분석했다.

특히 양국의 격차는 글로벌 기업의 경쟁력과 연구개발(R&D) 분야에서 두드러지게 나타났다. 기업의 글로벌 경쟁력을 나타내는 세계수출시장 점유율 1위 품목 수는 한국이 64개(2012년 기준)에 그쳤지만 일본은 231개로 3.6배 많았다. '포천 500대 기업'에 포함된 양국 기업의 수는 한국과 일본이 각각 17개와 57개였다. 톰슨&로이트가 선정한 2013년 '세계 100대 혁신 기업'에서도 한국은 삼성전자 LG전자 LS산전 등 3개사만 선정됐으나 일본은 토요타 파나소닉 히타치 소니 등 28개사가 이름을 올렸다.

다만 양국의 제조업 대표 기업만 보면 삼성전자의 영업이익률(16.1%)이 전자 분야 일본 1위 기업인 파나소닉(3.9%)에 비해 4배 이상 높게 나타나는 등 한국이 일본보다 앞서거나 큰 차이가 없었다. 자동차 분야에서도 현대자동차(9.5%)가 토요타 자동차(6.0%)보다 영업이익률이 더 높았다. 이 같은 결과는 한국 경제의 '대기업 의존도'가 심화하고 있다는 것을 보여준다고 전경련은 밝혔다.

연구개발 분야의 경우 유럽집행위원회가 2012년 발표한 '세계 R&D 2000대 기업'에 일본은 353개사가 선정됐으나 한국은 56개 기업만 포함됐다. R&D 부문에 1조 원 이상을 투입하는 기업 수는 일본이 29개사였지만 한국은 삼성전자·LG전자·현대자동차 등 3개사에 불과했다. 과학분야 노벨상 수상자 역시 일본은 16명을 배출했으나 한국은 전무한 상황이다.

전경련 엄치성 상무는 "최근 글로벌 경쟁력을 회복한 일본 기업들이 조선 등 주력 산업에서도 한국을 추월하고 있다"며 "기업은 경쟁력 강화를 위해 노력하고, 정부는 기업을 경영하기 좋은 환경을 만들어야 한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