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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6일 정부 세종청사 기획재정부 기자실에서 주형환(가운데) 1차관 등 기재부 관계자들이 '2014년 세법 개정안'의 취지를 설명하고 있다. 연합뉴스 |
- 재벌 곳간 열기에 초점 맞췄지만
- 주식시장·노사관계 특성 미고려
- 가계소득 증대 효과 실효성 의문
- 실제 기업 환류세제 2017년부터
- 중간에 정권 바뀌면 변경될 우려
- 적용 대상서 제외된 중소기업은
- 고의 성장 억제 가능성도 제기돼
6일 정부가 발표한 '2014년 세법개정안'은 새 경제팀이 지난달 24일 내놓은 '경제정책방향'을 세제 측면에서 뒷받침하기 위한 것이다. 주 타깃은 기업의 돈이다. 특히 가계소득 증대를 위해 3대 패키지로 신설된 '기업소득 환류세제', '배당소득 증대세제', '근로소득 증대세제'는 '기업 돈 끌어내기'란 탄착점을 정조준하고 있다. 기업의 수익이 아무리 높아진들 그 수익이 가계소득으로 연결되지 않으면 내수 활성화도, 경기회복도 '공염불'에 불과하다는 인식이 깔려 있다.
이명박 정부 때인 2009년 법인세율을 25%에서 22%로 인하하면서 기업들은 지난 5년간 28조 원의 세금 부담을 덜었지만 결과는 기업의 '현금 쌓아두기'였다. 기획재정부가 이날 함께 내놓은 자료에 따르면 기업소득이 증가할 때 가계소득의 증가는 1990~1999년 0.94였으나 2000~2012년은 0.59에 불과했다. 더구나 올해는 세계경제 회복세 둔화, 세월호 참사 여파 등으로 성장률도 당초보다 낮은 3.7%로 전망되고 있다. 내수 진작을 위한 기업의 역할에 정부가 눈을 돌릴 수밖에 없는 것이다.
닫혀있는 기업의 곳간을 열기 위해 정부가 선택한 건 채찍과 당근이다. 이런 원칙은 지난달 최경환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취임 첫 공식회견에서 일찌감치 표명하기도 했다. 기업의 투자 등이 당기소득의 일정액에 미달되면 추가과세(기업소득 환류세제)를 하도록 한 것이 채찍이라면 임금 증가분의 10%(대기업 5%)를 세액공제키로 한 것이나 주식 배당소득의 원천징수 세율을 인하한 것 등은 당근이다. 실제 당기순이익에서 현금배당금이 차지하는 비율을 나타내는 배당성향에서 우리 기업은 21.1%로 미국(34.6%), 일본(30.1%)보다 훨씬 낮고 세계 평균(40.2%)의 거의 절반에 불과하다. 기재부 방문규 2차관은 "배당 확대는 임금 인상과 함께 가계소득 증가에 도움이 될 뿐 아니라 장기적으로 자본시장의 안정적 성장에도 기여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이 같은 방안의 실효성에 대한 우려도 만만찮다. 배당 촉진책만 해도 서민층에 미치는 혜택은 미미한데 우량기업 대주주는 "노다지를 얻은 격"이란 비판이 거세다. 단기시세차익을 노리는 개미투자자의 대부분이 서민·중산층인 우리 주식시장의 특성을 감안하면 이런 지적의 설득력은 더 커진다. 노조가 없거나 힘이 약한 중소기업에서는 기업주가 세제지원을 노려 임금동결로 증가율을 낮춘 후 다음 해에 임금을 인상할 가능성도 있다. 이에 대해선 기재부 스스로도 보완책 마련의 필요성을 인정하고 있을 정도다.
중소기업을 적용대상에서 제외한 기업소득 환류세제에 대해서도 중기 스스로가 과세를 피하기 위해 성장을 억제하는 '피터팬 콤플렉스'에 빠질 가능성이 지적된다. 기업 소득신고도 내년분을 2016년에 신고하지만 그해의 투자, 임금증가 등이 기준 미달 땐 다음 해 초과분에서 공제 가능해 실제 과세는 2017년에나 시작된다. 중간에 대선이 있으니 느리기도 하고 주인도 중간에 바뀌는 채찍인 셈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