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음 달 초 개원을 앞둔 BIFC의 국제금융연수원 내부 모습. 아직 인테리어 공사가 시작되지 않아 텅 빈 상태다. 홍영현 기자 hongyh@kookje.co.kr

- 연간 7960명 인재육성 목표에도
- 지역서 교육인원 메우기 불투명
- 금융위원회 지원도 극히 저조해
- 계약 지연 등 설립작업 지지부진

부산의 선박·파생 금융중심지 발전을 주도할 국제금융연수원이 2년에 걸친 준비 작업 끝에 올 하반기 개원한다. 연수원이 개원하면 부산은 수도권과 견줄 수 있는 금융전문가 양성 인프라를 구축하게 된다. 하지만 개원을 앞두고 교육수요 확보와 예산 문제 등 난제도 산적하다. 전문가들은 장기적 관점에서 교육시스템을 설계해야 양질의 금융인재 양성이 가능하다고 강조했다.

■5개 금융협회 설립·운영 재원 분담

	부산국제금융연수원이 들어서게 될 부산국제금융센터 전경. 국제신문 DB

부산시가 국제금융연수원의 설립 필요성을 제기한 시점은 정부가 부산을 '국제금융 중심지'로 지정한 2009년 1월부터다. 금융산업 환경 변화에 대응하기 위한 전문인력 양성이 시급한 데도 동남권에는 전문적인 연수기관이나 시스템이 마련되지 않았다고 본 것이다. 이에 따라 시는 2012년 10월 설립방안 협의회를 시작으로 지난해 ▷1월 TF(태스크포스) 구성 ▷6월 설립추진위원회 발족 ▷7월 재원조달 방식 및 운영주체 결정 등을 진행했다. 특히 해당 사업이 2012년 대선 당시 박근혜 새누리당 후보의 '부산지역 7대 공약' 중 금융중심지 육성과 관련한 세부사업에 포함되면서 시의 준비 작업은 탄력을 받았다.

3일 시와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국제금융연수원은 전국은행연합회(35.1%) 한국금융투자협회(18.1%) 생명보험협회(18.1%) 손해보험협회(15.2%) 여신금융협회(13.5%) 등 5개 협회가 각각의 비율로 재원을 분담해 운영하게 된다. 한국금융연수원과 보험연수원도 교육인원 확보와 시설 운영 등에 참여한다. 이들 7개 기관은 개원 이후 윤번제(1년 단위)로 연수원을 운영할 계획이다. 설립 형태는 부산국제금융센터(BIFC) 내 한국거래소 한 개층(52층) 일부(290평)를 임차하는 방식이다. 애초 시는 BIFC 한 개층 전체(870평)를 매입하려 했으나 111억5000만 원에 달하는 매입 비용과 지난해 감사원이 지적한 '한국거래소의 BIFC 과다 분양' 문제 등을 감안해 거래소의 '남은 공간'을 빌려쓰는 방식으로 최종 결정했다.

향후 국제금융연수원에서는 ▷해양금융 등 전문분야 특화 ▷파생상품 등 지역산업 특화 ▷선박·해양플랜트 파이낸싱 ▷금융소비자 보호 관리인 양성 등의 교육이 이뤄진다. 시 관계자는 "부산은 금융관련 학과와 전공학생이 수도권 다음으로 많다"며 "연수원 설립은 부산이 국제금융 산업의 메카로 발전하는 지름길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관심·지원 부족, 설립 작업 지지부진

연수원이 개원하면 연간 7960명의 금융인재가 육성된다. 이는 시가 금융당국과 업권별 연수기관, 지역소재 공공기관 등으로부터 예상 수요를 넘겨받아 추산한 결과다. 하지만 현재로선 교육수요 확보와 연수원에 대한 관심 저하 등으로 설립 작업이 속도를 내지 못하고 있다. 금융당국과 7개 기관은 애초 연수원 개원 시기를 다음 달 1일로 계획했으나 최근 한 달가량 연기하기로 잠정 결정했다. 이는 지난 6월 말까지 완료하기로 했던 '거래소와 운영기관(7개) 간 임차계약'이 지난달 말에야 이뤄졌기 때문이다. 한국금융연수원 관계자는 "현재(7월 31일 기준) 계약서에 도장을 찍는 일만 남았다"며 "개원 시기가 다소 늦춰질 뿐 '계약 지연'에 따른 부작용은 크지 않다"고 말했다.

금융당국의 지원도 부족한 상황이다. 연수원 설립은 정부 차원의 사업이 아니어서 국비 지원이 이뤄지지 않지만 인력 보충 등 다른 부문에서 추진되는 지원 수준은 여전히 낮다는 지적이다. 실제로 국제금융연수원 설립 등 금융 관련 현안 사업을 지원하기 위해 다음 달부터 부산시에 파견되는 금융위원회 인원은 고작 1명에 불과하다. 시 관계자는 "여러 문제가 발생해 물리적 일정이 차질을 빚는 것은 사실이지만 이는 논의 과정에서 충분히 해결할 수 있다"며 "현 시점에서 가장 중요한 과제는 교육수요 확보"라고 강조했다.

◇ 금융기관별 교육수요 인원 예측치 기관 인원(명) 금융감독원 930 한국금융연수원 1680 보험연수원 800 금융투자교육원  1670 부산시 등 지역 기관 2880 합계 7960 ※자료 : 부산시

◇ 부산국제금융연수원 수지예산 예측치 구분 금액(원) 연간 수입액 7억 연간 경비 15억7000만 차감 -8억7000만 ※자료 : 부산시

◇ 부산국제금융연수원 주요 교육 내용 구분 세부 교육내용 미개척분야 교육 선박·파생금융, 녹색금융 지역산업 특화교육 파생상품 MBA, 해양금융 특화 보험관련 직무 교육 해상보험, 의료연수, 보험법률 은행 재직자 교육 은퇴설계, 기업 구조조정 지역금융 관련 교육 지방세 실무, 부동산 거래 기타 증권투자 노하우, 재테크 활용, 선물제도 ※자료 : 부산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