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병수 부산시장은 '일자리 창출과 경제살리기'를 가장 시급한 과제로 꼽고 있다. 이에 본지는 채용을 늘려 지역 실업문제 해결에 앞장서고 지역 경제를 이끌 잠재력을 지닌 기업을 소개하는 '고용우수기업' 시리즈를 마련했다. 지난 3년간 적극적으로 인재를 채용해 부산시로부터 '2014년도 고용우수기업'으로 선정된 기업을 소개한다.

- 발전용·해양플랜트용 볼트·너트

- 오랜 연구개발 끝에 국산화 성공

- 세계적 기업·방산업체 등에 납품

- 직원 수 3년 만에 67→ 95명 늘려

- 올 매출 목표 420억도 무난할 듯

산업용 볼트·너트 전문 업체인 화신볼트산업(부산 사하구 하신중앙로 소재)은 2011년 67명이던 직원 수를 꾸준히 늘려왔다. 올해 전반기 기준으로 95명까지 늘었다. 매출도 꾸준히 증가했다. 2011년 245억 원이던 매출은 지난해 316억 원으로 올랐다. 올해 전반기에는 223억 원의 매출을 올려 올해 420억 원의 매출을 무난히 달성할 것으로 보인다. 급속한 성장세다.

세계적인 불황에도 성장세를 이어가고 있는 화신볼트산업을 보면 1965년 설립 이후 한길을 걸어온 힘이 느껴진다. 화신볼트산업의 힘은 끊임없는 국산화 작업에서 나온다. 화신볼트산업은 1984년 화력발전소와 원자력 발전소 등에 쓰이는 증기·가스터빈용 볼트의 국산화에 착수했다. 당시 국내 가동했던 터빈 대부분은 미국의 GE, 독일의 지멘스, 일본의 미쓰비시 등 해외에서 수입을 해왔다.

화신볼트산업 정순원(58) 대표는 당시를 회상하며 "터빈 자체를 수입했기 때문에 그에 들어가는 부품 역시 고가로 수입해서 썼고, 그 때문에 터빈의 유지·보수에 비용이 많이 들고 시간도 오래 걸렸다"며 "국가 산업 발전을 위해서는 안정적인 전기 공급이 필수라고 생각해 발전설비 체결류 제품에 대해 국산화를 추진했다"고 말했다.

국산화의 길이 쉬운 것은 아니었다. 발전소마다 사용하는 터빈 모듈이 달랐고, 각 터빈에 사용되는 볼트의 재질 등도 미세하게 상이했다. 천신만고 끝에 국산화 개발에 성공해 수입부품 대비 60% 이상 저렴하고 납기를 절반으로 줄였지만 발전소들은 위험부담이 있다고 생각해 외국부품 사용을 고수하기도 했다. 화신볼트산업은 제품을 보증할 수 있는 각종 국제 인증 테스트를 통해 발전소 관계자들을 안심시켜 나갔다.

품질에 대한 보증 테스트 결과를 본 국내 발전소를 중심으로 국산화한 제품이 사용되기 시작했다. 1996년 첫 수출을 시작으로 현재 미국의 GE, 독일의 지멘스 등의 터빈에 화신볼트산업의 볼트와 너트가 사용되고 있고 북미 유럽 아시아 호주를 비롯해 아프리카에까지 화신볼트산업의 제품이 공급되고 있다.

화신볼트산업은 에너지 산업의 변화에 따라 국산화에 앞장섰다. 해양플랜트 체결류 국산화 개발 사업을 통해 셸 엑슨모빌 셰브런 등 세계 오일 메이저에 제품을 공급했고, 친환경 에너지 사업에도 참여해 GE와 국내 대기업에 풍력발전용 제품도 납품했다. 2009년에는 방위산업에 적극적으로 참여해 1800t급 한국형 잠수함의 볼트와 너트 등 체결류 1400가지 아이템을 국산화해 공급하고 있다. 정 대표는 "기존 독일에서 전량 수입하던 잠수함 체결류를 80% 국산화했다"며 "현재 우리 군에 화신볼트산업의 체결류가 독점적으로 공급되고 있고 인도 등에 수출하는 잠수함에도 우리 제품을 납품하고 있다"고 말했다.

정 대표는 "지사동에 있는 원자력 산단에 공장용지를 매입 중이며, 오는 2019년에 새로운 공장에 입주할 수 있을 것"이라며 "신공장을 발판으로 이전 다음 해인 2020년까지 직원 200명, 1000억 원 매출 목표를 달성할 것"이라고 포부를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