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전경련 "재무부담·이중과세"
- 증권업계 "경제 활성화 효과 커"

정부가 추진 중인 사내 유보금 과세 방안을 놓고 재계의 반발이 커지고 있다. 세금 부과로 대기업의 재무 부담이 늘면 경제 악화 등을 불러올 수 있다는 이유에서다.

15일 기획재정부와 전국경제인연합회에 따르면 정부는 기업이 보유한 사내 유보금에 세금을 부과하기로 방침을 정하고 최경환 경제부총리 취임 이후 발표할 '2014년 하반기 경제정책 방향'에서 구체적 방안을 제시할 계획이다. 사내 유보금은 기업의 당기이익금 중 세금과 배당 등 사외로 지출되는 금액을 제외한 나머지 이익잉여금과 자본잉여금 등을 말한다. 기업 경영성과 평가사이트인 CEO스코어에 따르면 국내 10대 그룹의 82개 상장계열사(금융사 제외)가 보유한 사내 유보금 규모는 지난해 6월 말 기준으로도 477조 원에 달했다. 삼성(162조 원)·현대차(100조 원)·SK(55조 원) 등이 대부분을 차지하고 있다.

정부는 세금을 부과해서라도 기업에 축적된 자금을 가계와 실물경제로 보내 경제를 활성화하겠다는 입장이다. 실제로 정부는 사내 유보금을 배당이나 임금으로 돌리는 기업에 대해 세제·금융 상 인센티브를 부여하는 방안도 검토 중이다. 이에 대해 재계는 법인세를 내고 남은 현금성 자산에 세금을 물리는 것은 이중과세라며 반발하고 있다. 특히 사내 유보금이 줄면 부채 비율이 늘어나 기업별 재무구조와 한국 경제에 악영향을 미칠 것이라며 재검토를 촉구했다. 전경련 이재수 과장(금융조세팀)은 "불투명한 경제 상황에서 현금에만 세금을 부과해도 기업의 경쟁력이 악화할 수 있다"고 밝혔다.

하지만 경제단체와 증권업계에서는 경제 활성화 차원에서 효과가 클 것이라며 찬성 입장을 밝혔다. 우리투자증권 강현철 연구원은 "유보금 과세를 통해 배당이 확대되면 주가에 긍정적 영향을 미칠 것"이라며 "외국인 투자자의 자금 유입과 국내 투자자의 장기투자도 유인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금융연구원 박종규 박사도 한 라디오 방송에서 "고용·임금·배당에 사용되지 않는 막대한 자금이 놀고 있다"며 "사내 유보금이 너무 많이 쌓여있기 때문에 (세금을 물리면) 우리 경제가 선순환 구조로 바뀔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