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
| 11일 롯데백화점 부산본점 3층 후라밍고 매장에서 여성 고객이 최근 인기를 끌고 있는 긴 블라우스를 살펴보고 있다. 롯데백화점 제공 |
- 20·30대 겨냥 브랜드·편집숍
- 40·50대 발길 늘어 주고객으로
- "20대에 인기" "어려보여요" 등
- 백화점 '나이 마케팅' 확대
실제 나이보다 젊어 보이려는 '다운에이징(Down-aging)'의 소비 트렌드가 유통업계에 고착화하고 있다. 동안에 슬림한 몸매로 '무장'한 40대 여성이 이런 트렌드의 중심이다. '다운에이징'이란 '안티에이징(Anti-aging)'과 함께 실제 나이보다 어려 보이는 외모를 갖고 싶어하는 중년층 이상의 기능성 화장품 선호 경향을 지칭했었다. 하지만 다이어트와 몸매 관리 등으로 연령대를 파괴한 패션이 주목받으면서 최근에는 패션시장의 화두로 자리매김했다. '예쁘다' '멋지다' 보다 '어려 보인다'가 최고의 덕담이 된 요즘 유통업계에서는 젊어지려는 욕구가 강한 최근의 40대 이상의 수요를 잡기 위해 '이 제품은 20대용' 혹은 '20대에 인기가 아주 많다'는 마케팅이 주효하고 있다.
■길어진 블라우스, 화려해진 원피스
허벅지까지 내려오는 긴 블라우스, 일명 '아우터형 블라우스'가 인기를 끌면서 40, 50세대 여성의 블라우스가 길어지고 있다. 체형을 보완해주고 캐주얼 느낌을 강조하면서 어려 보이는 효과를 주기 때문이다. 11일 롯데백화점 영업2본부에 따르면 지난달 부산 4개 점에서 40, 50대 여성이 주로 찾는 '아이잗 바바'와 '후라밍고' 매장의 블라우스 매출이 20%가량 증가했다. 이들 매장에서는 긴 블라우스가 전체 물량의 80%를 차지하고 있다. 게다가 긴 블라우스가 젊은 층에서 인기를 끌며 최신 유행을 타고 있는 것도 40, 50세대를 '자극'하고 있다. 덩달아 긴 블라우스 안에 맞춰 입는 속옷이나 바지, 치마 등 코디 의상도 젊어 보이는 색상과 디자인으로 중년 여성 고객의 구매심리를 부추기고 있다.
대표적인 여성 여름 아이템인 '원피스' 매출에서도 다운에이징 열풍을 엿볼 수 있다. 롯데백화점 부산 4개 점을 기준으로 지난해 원피스 매출에서 40, 50대는 전체의 25%를 차지하는 등 매년 증가 추세다. 이들 세대는 올해 꽃무늬와 레이스 장식의 화려한 원피스를 선호하면서 롯데백화점 부산 4개 점의 지난해 봄·여름 시즌 원피스 매출이 전년 같은 기간보다 30%나 증가했다.
■"20대에 인기"가 최고 마케팅
지난해 롯데백화점 부산 4개 점을 이용한 40, 50대의 패션·의류 상품군 가운데 '시계·준보석(65%)' '액세서리(58%)' '피혁잡화(22%)' 등 패션소품이 3년 전과 비교해 가장 높게 상승한 점에 주목할 만하다. 백화점 측은 이를 두고 동안 열풍이나 다운에이징 욕구로 자신에 대한 투자를 아끼지 않는 중장년층의 수요가 반영된 것이라고 분석하고 있다.
유통업계에서는 이 같은 다운에이징 열풍에 따른 40, 50세대 수요를 잡기 위해 '나이 마케팅'을 벌이고 있다. 하지만 특이하게도 유통업계는 이들의 실제 나이대를 겨냥한 제품보다는 20, 30대를 모델로 한 제품 출시에 열을 올리고 있다. 한 패션업체 관계자는 "20대를 타깃으로 제품을 내놓으면 40대도 많이 찾아오는 게 요즘 소비경향"이라며 "30, 40대에게 '이건 20대 제품인데'라고 설명하는 게 최고의 홍보"라고 말했다. 30대 이상 여성을 주고객층으로 하는 인터넷 쇼핑몰에서도 20대 모델을 기용하고 있다.
백화점에서도 20, 30세대를 위한 편집숍 등에는 40, 50세대 고객이 더 몰리고 있다. 백화점 입장에서도 구매력이 좋은 40, 50세대의 방문이 반갑다.
롯데백화점 서효진 상품기획자는 "현장에서 접하는 40, 50대 고객은 연령대가 올라갈수록 소녀감성이 강한 편"이라며 "이들은 20대 사이에서 무엇이 유행하는지 확인하고 구입하므로 상품에 적합한 나이의 경계가 사라지고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