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일 부산 강서구 화전동 동화엔텍 화전공장에서 플랜트 사업본부 생산팀 김희섭 부장이 발전소용 복수기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박호걸 기자

정부는 2017년까지 세계적 기업 300개를 육성하기 위해 중소·중견 기업을 선정해 집중 지원하는 '월드클래스 300사업'을 진행하고 있다.

선정된 기업은 대표적인 히든챔피언 기업이다. 올해 부산에서는 (주)동화엔텍 (주)파나시아 파낙스이텍(주) 오션어스(주) 등 4곳이 선정됐다.

본지는 이들 부산기업의 현황과 성장 가능성을 살펴보는 기획시리즈를 마련했다.


- 부산지역 대표 중견 제조업체
- 2008년 '1억 불 수출의 탑' 수상
- 작년 품질경쟁력 우수기업 선정
- 가스 엔지니어링 분야 도약 준비

	동화엔텍 김강희 회장.

1980년 (주)동화정기로 시작한 (주)동화엔텍(부산 강서구 송정동 소재)은 선박과 발전용 플랜트에 들어가는 열 교환기 제조업체다. 2008년 '1억 불 수출의 탑'을 수상했고, 지난해 말 산업통상자원부로부터 품질경쟁력 우수기업으로 11년 연속 선정되기도 했다. 부산지역의 대표적인 중견기업으로 (주)동화은태 (주)동화기연 (주)동화뉴텍 등을 계열사로 두고 있다. 지난해 조선·해운 산업의 침체기에도 전년 대비 6.3%가 오른 1486억 원의 매출을 기록했다.

열 교환기는 엔진이 가동될 때 엔진 내부의 열을 식혀 엔진이 상하는 것을 막아주는 등의 역할을 하는 장치다. 자동차의 라디에이터와 비슷한 원리다. 하지만 '열 냉각기'라는 용어 대신 '열 교환기'라는 용어를 쓰는 것은 온도를 낮추는 것뿐만 아니라 높이는 장치도 있기 때문이다. 선박은 주로 점도가 높은 중유를 원료로 사용하는데, 이 중유가 겨울이 되면 뻑뻑해져 제대로 흐르지 않는다. 이때 열 교환기는 중유의 온도를 높여 원료가 원활하게 공급되도록 하는 역할을 하기도 한다.

초창기 동화엔텍은 선박용 열 교환기를 주력 제품으로 성장했다. 이 기술을 바탕으로 현재 육상에서 사용하는 발전소용 열 교환기와 해양플랜트용 열 교환기를 개발함으로써 시장을 확대하고 있다. 동화엔텍의 전체 매출에서 조선용 열 교환기가 차지하는 비율은 60% 정도. 나머지 40% 정도는 발전용과 플랜트용 장비로 매출을 올리고 있다. 특히 지난해 플랜트용 생산 공장을 강서구 화전동에 신축한 후 매출에서 발전 플랜트용 열 교환기가 차지하는 비중이 점차 늘고 있다.

이러한 동화엔텍의 성장 중심에는 회사의 기술력을 뒷받침해온 R&D센터의 힘이 있었다. 1992년 설립된 R&D센터는 지금까지 LNG 선박용 탈기기, 조수기, 소음기 등의 설계 및 제작기술개발을 완료했다. 2007년에는 본사에서 분리돼 강서구 지사동에 독립적인 R&D센터를 건립했다. 현재 19명의 석 박사급 연구원으로 구성된 R&D센터는 가스 관련 제품에 집중해서 기술을 개발 중이다. 또 롤스로이스사, 부산대와 공동으로 민간 항공가스터빈용 차세대 열교환기도 개발하고 있다.

동화엔텍은 올해 또 한 번의 도약을 준비하고 있다. 동화엔텍의 중장기 목표는 바로 가스공급 엔지니어링 분야에서 세계에서 다섯 손가락 안에 드는 것이다. 동화엔텍 창업자인 김강희(79) 회장은 "석탄에서 석유로, 석유에서 가스로 세계 에너지 시장의 환경이 변하고 있다"며 "2023년까지 1조 원의 매출을 하는 것이 목표"라고 말했다. 김 회장은 "출혈경쟁에 진입한 일반 열 교환기는 중국 현지법인과 자회사를 활용해 가격 경쟁력을 높여 시장점유율을 확대하고, 발전 플랜트용 열 교환기는 미국 유럽 진출을 통해 고객의 다변화를 노릴 것"이라며 "여기에 LNG와 같은 가스 관련 해상 시장으로 신규 진출해 1조 원의 매출 목표를 달성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