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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수부 축소 후폭풍 <하> 전문가 제언

"해경 해체·해수부 약화시킨 성급한 극약처방…재검토 바람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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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4월 16일 전남 진도 인근 해상에서 여객선 세월호(6825t)가 침몰해 해경이 구조작업을 벌이고 있다. 국제신문 DB
세월호 참사 발생과 사고수습 과정에서 드러난 해경과 해양수산부의 부적절한 대응으로 해양안전을 확보하기 위한 거버넌스 개편 논의가 한창이다. 박근혜 대통령이 지난달 19일 해경 해체와 국가안전처 신설, 해수부 기능 축소를 뼈대로 하는 세월호 참사에 관한 후속 개혁조치를 발표했다. 이 같은 조처에 대해 성급한 극약 처방, 대증요법으로, 부작용이 우려된다는 지적이 적지 않다. 국제신문은 각계 전문가에게 해양안전을 확보할 수 있는 바람직한 대안을 들어봤다.


# 즉흥적인 정부조직 개편 곤란

▲조재현 동아대 법학전문대학원 헌법학 교수

정부가 추진 중인 정부조직 개편은 충분하고도 깊은 논의가 이뤄지지 않은 채 진행되고 있다. 미국은 9·11 테러 이후 국가 재난에 대응하기 위해 심도 있는 논의를 거쳐 (1년 3개월 만에) 국토안보국을 만들었다. 국가 조직을 완전히 바꾼 것이 아니라 필요한 기능을 둔 것이다. 재난 대응 체계는 기능 중심으로 개편돼야지 '이름 바꾸기식'으로 진행되는 것은 곤란하다. 우리는 조직을 너무 많이 바꾼다. 행정안전부에서 안전행정부로 바꿨다가 다시 행정자치부로 변경하려고 한다. 해양경찰청에 문제가 있다고 없애는 것은 더 큰 문제를 야기한다. 충분한 논의를 거쳐 백년대계를 만든다는 생각으로 진행해야 한다.


# 지금보다 더 강한 해수부 필요

▲김길수 한국해양대 해사수송과학부 교수

세 가지 개편 방안을 논의할 수 있다. 첫째 독도와 이어도 사수를 포함한 해양경비(해양주권), 해양오염방제, 해상교통관리, 연안관리 같은 해상 보안 기능을 묶어서 미국의 코스트가드나 일본의 해상보안청으로 개편하는 방안이다. 둘째 해양오염방제와 해양주권 업무를 해수부 내 1, 2개 국을 신설해 맡도록 하는 방안이다. 예를 들면 해양오염방제국, 해양주권국(해양영토국)을 만들어 약해진 해수부의 기능을 보강하자는 구상이다. 셋째 해양안전 기능을 강화하기 위해 국가안전처 해양안전본부의 위상을 한 단계 높인 해양안전청으로 개편하는 방안이다. 부산 지역 입장에서는 2안이 '강한 해수부'에 근접해 바람직하다.


# 해경에 해상단속권 유지시켜야

▲윤종휘 한국해양대 해양경찰학과 교수

해경의 수사·정보 기능이 경찰청으로 이관되더라도 해경(이후 안전처)이 해상 경비를 제대로 수행할 수 있으려면 해상 질서유지를 위한 실질적인 단속권한이 부여돼야 한다. 의도적으로 질서를 어기려는 자에게 행정적인 제재를 가할 수 있어야 한다. 경찰관이 단속할 때와 사법권을 가진 일반 공무원이 단속하는 경우는 다르게 받아들여진다. 이와 함께, 해경은 해상범죄, 중국 어선의 우리 수역내 불법조업 같은 단속 이외에 서비스 기능이 더욱 중요해질 것이다. 제대로 된 서비스를 제공하려면 서비스를 받는 이들보다 기술이 뛰어 날 뿐 아니라 전문성도 갖춰야 한다. 해경의 전문성 강화에 초점이 맞춰져야 한다.


# 세월호 참사 정확한 진단 우선

▲노진철 경북대 사회학과 교수(국가위기관리학회장)

정부가 국가안전처 신설 등 성급한 대책을 제시하기보다는 정부·국회·시민사회가 참여하는 범국가 차원의 사고조사위원회를 구성해 사고 원인, 대처 과정의 문제를 정확히 파악하는 것이 먼저다. 안전처 신설은 전형적인 관료주의의 발상이다. 안행부의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처럼 '옥상옥'이 될 수 있다. 세월호 참사는 컨트롤 타워가 없어서가 아니었다. 대형 재난시 컨트롤 타워는 청와대가 맡고 모든 기관이 현장 지휘자를 중심으로 일사불란하게 움직이도록 현장 지휘자에게 전권을 줘야 한다. 긴급구조 상황에서 자원 동원의 효율성을 중시하는 관료주의가 현장 지휘자들로 하여금 상관의 지시를 기다리게 만들어 지휘·통제권의 무력화를 초래한다.


# 항만 VTS 안전처 이관 안될 말

▲박인호 해양수산부부활국민운동본부 공동대표

우리나라는 삼면이 바다로 둘러싸여 있다. 해경은 코스트가드로서 해양주권 확보라든지 불법어업 단속 등의 폭넓은 업무가 있다. 해경의 잘못을 인정하더라도 해경을 해체하는 것 역시 문제가 있다. 해양안전 기능을 분리하면 현장에서 제대로 기능을 할 수 있을지 의문이다. 강대국들이 해양 영역을 확대하기 위해 투자와 지원을 강화하는 마당에 해수부를 축소하는 것은 흐름에도 맞지 않다. 오히려 해수부의 역할을 강화해야 한다. 지난해 재출범한 해수부는 해양플랜트, 조선, 기상 등의 기능이 빠져 반쪽으로 출발했다. 이 와중에 사람으로 치면 눈 역할을 하는 항만 VTS마저 국가안전처로 넘어간다면 해수부는 존폐 위기에 몰릴 수밖에 없다.


# 해수부 산하 해양안전청 신설을

▲이동현 평택대 무역물류학과 교수

해양안전을 담보하고 해양강국을 실현하는 길은 해양수산부 산하에 정보, 수사 기능을 뺀 해양안전청을 신설하는 것이다. 해수부가 해양정책을 총괄하고, 해양안전청은 집행 기능을 맡는 방식이다. 국가안전처는 재난이 발생할 경우 사고 대응에는 효율적인 기관일 수 있지만, 해양안전행정까지 모두 맡아서 처리할 수 없다. 특히 사고가 나지 않도록 예방하는 기능이 중요하다. 안전처는 이 부분에 명백한 한계가 있다. 육상 재난과 해상 재난은 근본적으로 다르고 대응 방식도 달라야 한다. 안전문제를 종합선물세트처럼 한 곳에 몰아주는 것은 적절하지 않다. 잘못이 있으면 해당 부분을 고쳐 선순환할 수 있게 기능을 재편하고 강화해야 한다.


# 주무부처는 정책 승인·감독 예산배정 맡고 사고현장 대응·법집행은 산하 외청서 담당

■ 해양강국 해상안전관리 조직

- 美·英·日 등 사고 예방에 초점
- 해상안전·해양오염방지 분야
- 민간부문 역할이 큰 것이 특징

미국 영국 일본 같은 해양강국의 해상안전관리체계는 대체로 책임기관이 현장 집행 업무를 통합해 운영하고, 상위기관이 정책 승인과 감독 업무를 담당하는 형태로 이루어진다. 사고가 나기 전에 미리 예방하는 종합관리의 필요성이 커졌기 때문이다.

평택대 이동현 교수는 1일 "해양사고와 해양재난에 따른 피해를 최소화하기 위해서는 (사전) 예방-대비-(사고 발생 시) 대응-복구-조사·평가가 맞물려 있어 이들 과정 간 원활한 정보 공유와 유기적인 협력이 절실하다"고 설명했다.

사고 예방을 위한 기술적 기준은 주무부처에서 담당하고, 법 집행과 사고 대응은 해당 부처 산하 외청에서 맡고 있다. 사고 발생에 따른 원인 분석 역시 부 산하 전문기관에서 하는 경우가 많다. 상위부처는 국가별로 다르고, 재난상황에 따라 소관 부처가 바뀌는 경우도 있다. 주무 부처는 산하 외청의 전반적인 정책을 승인·감독하고 예산을 배정한다. 아울러 해상안전과 해양오염방지 분야에서 민간 부문의 역할이 큰 게 특징이다. 미국 해양오염방제기구(MSRC) 일본 해상재해방지센터(MDPC) 영국 유류오염대응회사(OSRL) 등이 그렇다.

이 교수는 지난달 30일 한국선주협회 대회의실에서 열린 한국해운물류학회 춘계학술대회에서 '해상안전 확보를 위한 거버넌스 개편방안'에 관한 주제발표를 하면서 외국 해상안전관리 조직의 특징을 이같이 분석했다.

◇ 해외 해상안전관리 조직   ※자료:한국해운물류학회

국가 

조직 

주요 업무

미국 

코스트가드
(해안경비대) 

· 1770년 마약단속 및 밀수감시 위해 출범,  1915년 인명구조대와 통합 
· 1950년대 이후 해양순찰, 어로단속, 해상안전확보 및 해양환경보호로 확대 
· 평시에는 국토안보부 소속 집행기관 
· 전시에는 해군에 소속돼 육·해·공·해병대에 이어 제5군 역할 수행 
· 사고예방 사고대응 사고원인분석 등 해상안전 및 해양오염방지에 관한 모든 기능 즉, 해상재해방지를 위한 정책수립과 집행을 동시에 수행

일본 

국토교통성 

· 2001년 1월 운수성, 건설성, 국토청 및 북해도 개발청을 모체로 설립 
· 해운물류, 항만정책, 선박의 등록 및 안전, 선원정책, 항해안전, 선박사고 등에 관한 업무 담당

해상보안청 

· 1948년 해상에서의 인명, 재산 보호, 치안 유지를 목적으로 설립 
· 2001년 운수성 외청에서 국토교통성 외청으로 이관 ·해양 관련 법률을 집행하고 해난구조, 해양오염방지, 해상범죄의 예방 진압, 선박교통 규제, 기타 해상안전 확보에 관한 업무 수행

영국 

운수·지방정부·
지역부(DLTR) 

· DLTR에 소속된 해운정책국은 해상안전, 오염관리에 관한 정책 업무 주관 
· DLTR 산하 해난조사국을 두고 있음

해사·연안
경비청 

· 1998년 환경교통지방부의 외청인 연안경비청과 해상안전청을 통합해 설립 
· 현재 DLTR 외청으로 해상안전, 오염관리에 관한 집행업무 수행 
· 해상안전오염업무를 담당하는 3개 과가 있고 해사운영팀 산하 운영본부는 검사 및 점검, 법 집행, 수색구조, 항공, 오염대응 등에 관한 업무 수행 
· 지방조직으로는 해상운영팀 산하 동부, 북부, 스코틀랜드, 북아일랜드, 남부 지역본부를 두고 있음

수로국(국방부) 

· 해상안전 기능 중의 하나인 수로 업무 수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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