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디아이지 김현숙 대표가 6일 부산정보산업진흥원 내 1인창조기업 비즈니스센터에서 자신이 디자인한 제품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백한기 선임기자 baekhk@kookje.co.kr

- 지역中企 요청에 신발 디자인

- 반응없던 바이어 주문 쇄도하자

- 2012년부터 전문업체 설립 운영

- 승마헬멧·방음벽지 등 제품 작업

- 올해 매출 3억… 자체브랜드 꿈꿔

제품 디자인 전문 1인 기업 디아이지(주) 김현숙(여·53) 대표가 프리랜서로 활동 중이던 2010년. 김 대표는 부산지역 첨단 세라믹 소재 전문업체 (주)나노텍세라믹스로부터 한 통의 전화를 받았다. 당시 나노텍세라믹스는 신발이 물이나 기름에 닿아도 미끄러지지 않는 미끄럼 방지기술을 가지고 있었다. 하지만 나노텍세라믹스는 독창성 있는 기술적 장점에도 판로개척에 어려움을 겪었다. 나노텍세라믹스는 상품의 디자인과 브랜드가 문제라고 생각하고 지역 대표 디자이너였던 김 대표에게 전화를 걸었다.

"구슬이 서 말이라도 꿰어야 보배이지 않습니까? 중소기업의 가장 큰 문제는 기술력이지만, 기술이 있어도 팔지 못하면 소용이 없지요. 당시 나노텍세라믹스도 논슬립(non-slip) 소재의 슬리퍼, 장화, 군화 등을 생산했지만 바이어가 디자인에 난색을 보이며 구매로 이어지지 않았습니다."

김 대표는 나노텍세라믹스와 손을 잡고 제품 디자인과 브랜드 디자인을 만들었다. 이때 탄생한 것이 미끄럼 방지 기능성 신소재 아웃솔(밑창) 브랜드 '스티코(STICO)'였다. 이후 바이어들의 반응은 달라졌다. 이전에 없었던 바이어들의 제품 주문이 이어졌고, 내수시장에도 제품을 공급하기 시작했다. 김 대표가 제품 디자인에 자신감을 느끼고 디아이지의 창업을 결정한 순간이었다.

이후 김 대표는 2012년 제품 디자인으로 선회해 디아이지를 설립했다. 지난해 매출은 1억5000만 원 수준. 그는 신발, 승마헬멧 및 부자재, 방음벽지 등의 제품을 디자인했다. 그리고 매출을 늘리기 위해 좋은 제품이 있으면 판매권을 받아 소득 다양화를 꾀하고 있다. 올해 예상 매출액은 3억 원 수준이다.

김 대표는 부산지역 디자인 업계에서 꽤 유명인사다. 동아대 응용미술학과를 졸업한 김 대표는 1984년 한국콘도미니엄 디자인실에서 디자인을 시작했다. 이후 부산지역의 광고기획사인 브레인에서 4년간 일한 뒤 프리랜서 활동했으며, 1997년 서린디자인이라는 회사를 설립했다. 8년 동안 서린디자인을 운영하면서 브랜드 디자인을 비롯해 신문광고 제작, 제품 포장 디자인, 공장 및 매장 디스플레이 등 디자인과 광고 관련 업무를 섭렵했다. 파크랜드의 제이하스(J.HASS), 파크랜드 옴므(PARKLAND HOMME) 등 유명 브랜드도 그의 작품이다.

김 대표의 궁극적인 목표는 자체 브랜드의 개발이다. 김 대표는 "지금은 1인 기업으로서 다른 회사의 브랜드를 디자인하고 있지만, 앞으로 디아이지만의 브랜드를 개발하는 것이 꿈"이라며 "자체 브랜드를 각종 상품에 입혀 판매까지 도모하는 종합 디자인 회사로 발돋움할 것"이라고 포부를 밝혔다. -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