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국내 증시를 보면 지수 관련 종목보다는 사물인터넷(Internet of Things·사물을 인터넷으로 연결해 사람과 사물 혹은 사물끼리 정보를 주고받고 소통하는 기술), 모바일 게임주와 같은 테마주나 개별 종목의 주가가 시장 대비 상위 수익을 기록하고 있다. 이는 기존에 외국인 매수 종목 위주의 시장과는 달리 기관이나 개인이 매수하는 개별 종목 장세가 연출되고 있다는 의미다.

이는 현재 코스피지수가 2000포인트 내외에서 등락을 거듭하고 있으며, 최근 1년 6개월여 동안 주가가 박스권에 머물고 있는 것과 연관이 있다. 최근 롱숏펀드에 자금이 몰리면서 특정 종목을 매수하기도 하지만 공매도가 출회돼 지수의 발목을 잡고 있다. 특히 공매도 되는 주식들은 풍부한 거래량이 우선되어야 하므로 중·대형주 위주로 공매도 종목들이 나타나고 있다.

이러한 추세는 2000포인트를 넘기더라도 당분간 지속될 수밖에 없다. 시장의 체질이 변하지 않는 한 주식 가치가 그 기업의 자산가치보다 낮은(PBR이 1 미만이거나 동종업계 종목보다 낮은 종목) 종목 중에서 기관이 매수를 지속하고 있는 종목에 대해 투자를 고려해볼 수 있다. 다만, 그러한 종목 중에서도 최근 급등한 종목은 반드시 검증한 후 투자해야 한다.

글로벌 주식시장에서 변수는 유럽연합(EU)의 경기부양책이다. 지난 3일 유럽이 돈을 더 풀어 경기를 살려야 한다는 크리스틴 라가르드 국제통화기금(IMF) 총재의 요구에 마리오 드라기 유럽중앙은행(ECB) 총재가 양적 완화 참여로 화답했다. 저인플레이션(low-inflation)에 시달리는 유로존의 경기를 다시금 불 지피겠다는 유럽 통화정책 수뇌부의 의지를 강조한 것이다. 미국의 양적 완화 축소가 진행되는 현시점에 ECB에서 양적 완화정책을 시행하게 되면 신흥국 시장과 중국시장에 호재가 될 수 있다. 벌써 신흥국 펀드 쪽으로 자금 이동이 있을 것으로 보는 외국계 증권사들의 리포트가 나오고 있다. 이러한 관점의 시장 변화는 화학주 등 중국 관련 주식에 긍정적일 수 있으며, 국내의 개별주 중심이었던 시장 움직임에 변화를 줄 수도 있다.

정동일 NH농협증권 부산지점 과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