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국민연금 손해 감수하고
- 조기수령 하겠다" 4배 급증
- 지역 勞使 이슈도 정년연장
지난해 말 부산의 한 중소기업을 퇴직한 A(58) 씨는 지난달 국민연금공단에 연금 조기수령 신청을 했다. 현행 국민연금법상 그가 연금을 받을 수 있는 나이는 61세이지만 3년 앞당겨 신청한 것이다. 61세 때부터 연금을 받으면 수령액이 106만 원이지만 조기 신청하는 바람에 금액이 88만 원으로 18만 원 줄었다. 연금을 미리 받을 땐 한 달에 0.5%씩 한 해에 6%를 깎아 지급하는 규정이 적용되는 탓이다. 그가 이런 손해를 감수하면서 조기수령 결단을 내린 것은 대학에 다니는 두 자녀의 학비는커녕 생활비조차 마련하기 어려워서다.
국민연금 조기수령 신청자가 눈덩이처럼 불어나고 있다. 정년퇴직을 했거나 퇴직을 앞둔 직장인들의 생존 몸부림이다. 5일 국민연금공단 부산지사에 따르면 2006년 말 1만1506명이던 부산지역 조기수령 신청자가 지난해 말 4만1037명으로 약 4배로 급증했다. 전국적으로도 같은 기간 10만1166명에서 40만161명으로 유사한 증가세를 보였다.
이는 경기침체의 장기화 속에 50대 직장인들의 퇴직 후 대비가 갈수록 취약해지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지난달 부산상공회의소가 지역 기업들의 정년현황을 처음으로 조사한 결과, 대상업체 245개사 가운데 60.8%(146개사)가 58세 이하로 나타났다. 하지만 구조조정 등에 따른 실제 정년은 53세로, 국민연금을 받기까지 최소 8년의 소득공백기가 생겨 먹고살기 위해선 연금을 조기수령할 수밖에 없는 실정이다.
법원에서는 국민연금을 빨리 받으려고 나이를 현재보다 많게 고치려는 신청도 잇따르고 있다. B 씨는 최근 부산가정법원에 생년을 1955년에서 1953년으로 바로잡아 달라는 가족관계등록부 정정허가 신청을 했다. 그는 부모가 출생신고를 늦게 했다며 실제 나이로 초등학교에 정상적으로 입학한 사실을 증빙하는 생활기록부도 제출했다. 기존 나이대로라면 그는 2년 후 연금을 받게 되나 법원이 정정을 허가하면 올해부터 수령할 수 있다.
퇴직자의 소득공백이 심각한 문제로 대두되면서 올해 부산 기업들의 임단협에서 '정년 연장'이 주요 현안으로 부상하고 있다. 특히 최근 삼성전자가 오는 2016년으로 예정된 '60세 정년'을 올해부터 조기 적용하기로 하면서 정년 문제에 대한 관심이 증폭될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