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해수부, 심사 전날 밤에야
- 심사위원 5명 급하게 선정
- 현장실사도 한 번 안해"

정부가 처음 선정하는 마리나 전문인력 양성기관에 해양부문 전문성을 쌓아온 한국해양대와 부경대가 탈락했다. 그러나 현장 실사조차 하지 않는 등 공모 과정이 부실했다는 논란이 일고 있다.

해양수산부는 마리나 전문인력 양성기관에 한국마리나산업협회 컨소시엄(아라마리나, 현대요트, 한진SM 등)과 목포해양대 산학협력단 컨소시엄(동백섬마리나, 중문마리나, 금하네이벌텍 등) 2곳이 선정됐다고 20일 밝혔다. 양성기관으로 선정되면 ▷마리나항만 운영 ▷레저선박 운항 ▷레저선박 정비·수리 등 3개 교육과정을 운영하면서 3년간 해마다 1억5000만 원의 정부 예산을 지원받는다.

하지만 해수부가 심사 전날인 지난 18일 밤에야 5명의 심사위원을 구성한 데다 심사위원들이 응모한 5개 컨소시엄별로 100~150쪽에 달하는 사업계획서를 충분히 검토할 시간이 없었다는 문제가 제기됐다. 게다가 현장실사도 이뤄지지 않았다.

이번 심사는 지난 19일 컨소시엄별로 프레젠테이션 20분, 질의응답 20분으로 이루어져 프레젠테이션이 당락에 결정적인 영향을 미쳤다. 주관적 판단이 개입되는 심사인데도 최고점, 최하점을 배제하는 규칙이 적용되지 않고 단순 총점으로만 계산됐던 것으로 확인됐다. 심사위원 가운데 해수부 직원도 1명 포함돼 논란이 커지고 있다. 이에 대해 해수부는 탈락한 단체들이 프레젠테이션을 잘하지 못했고, 적은 숫자인 5명의 심사위원이면 최고·최하점을 배제하지 않는다는 입장이다.

그러나 탈락한 컨소시엄 측은 "프레젠테이션의 목적은 교육역량을 갖추고 있느냐 여부인데 이것을 제대로 평가받지 못했다"고 주장했다.

해수부 관계자는 "컨소시엄 수와 응모단체 관련자가 많아 심사위원 선정이 어려웠다"며 "프레젠테이션 직전에 사업계획서를 심사위원들에게 배포해 충분한 서류검토가 이뤄졌다. 현장실사 없이도 서류상 거짓이 있으면 사업을 취소할 수 있는 장치를 마련했다"고 해명했다.


※마리나

요트, 모터보트 등의 선박을 위한 항구 항로 방파제 등 편의시설과 이용자를 위한 클럽하우스, 호텔 등을 포함한 넓은 의미의 항만. 해양수산부는 2010~2019년 2조8000억 원을 투입해 전국 46개 마리나항만을 조성하는 '제1차 마리나항만 기본계획'을 추진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