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회의 불참 등 곳곳 기강 해이
조직의 인사가 지연돼 어수선한 해양수산부가 윤진숙 전 장관에 대한 경질 사태를 맞으면서 더 꼬이고 있다. 기강해이로 볼 수 있는 정황도 곳곳에서 포착됐다.
남극 장보고과학기지 개소(오는 12일), 전남 여수 우이산호 충돌 유류유출 사고 수습은 물론 각종 현안도 줄줄이 늦춰지는 사태가 불가피해졌다. 당장 부산에도 불똥이 튀었다. 부산시는 한국해양과학기술원(KIOST)과 공동으로 해양생명산업의 컨트롤타워 역할을 할 한국해양생명산업연구소 설립을 위한 세미나를 오는 21일 부산 서구 암남동 수산가공선진화단지 개장에 맞춰 열 예정이었으나 윤 전 장관의 경질로 연기했다. 이날 세미나에서 윤 전 장관과 국회 농림축산식품해양수산위 새누리당 하태경(부산 해운대·기장을) 의원은 연구소 설립의 가닥을 협의할 계획이었다. 세미나가 열리지 못하면 연구소 설립 논의가 늦어져 차질을 빚을 것으로 보인다.
윤 전 장관이 경질된 다음 날인 7일 해수부 직원들은 정부세종청사 내에 여느 때와 달리 근무에 열중했지만, 일부는 삼삼오오 모여 담소를 나누는 장면이 목격됐다. 직원들은 인사이동에 신경을 많이 쓰는 표정이었다. 한 직원은 "인사가 더 늦춰지면 좋겠다"고 말하는 경우도 있었다.
늦어지는 인사에다 장관 해임사태를 맞으면서 해수부 조직이 흔들리고 있다. 최근 일부 직원들은 모 전문지에 인사 동향을 흘리며 언론플레이를 한 적도 있었다. 해수부 내 '이너서클'이 인사권자인 장관을 상대로 압박을 넣었다는 뜻이다.
하지만 인사는 더 늦춰질 가능성이 크다. 해수부 관계자는 "장관 직무대행은 현상유지를 위한 소극적 역할에 그친다. 직무대행이 대폭적인 인사를 할 수는 없다"고 말했다.
손재학 차관은 윤 전 장관이 해임된 직후인 지난 6일 밤 주요 간부들을 긴급소집했지만, 일부는 불참했다. 조직 수장이 불명예 퇴진하는 상황을 제대로 인식하지 못하고 있었다는 방증이다.
이번 사태를 불러온 것도 윤 전 장관에게 1차 책임이 있지만 직원들에게도 2차 책임이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제대로 된 보좌가 이뤄졌다면 '해임'이 아니라 적어도 명예를 지킬 수 있도록 최소한 '자진사퇴' 형식으로 할 수도 있었다는 분석이다.
새 장관의 자질과 관련, 하 의원은 "국정 우선순위에서 밀려 있는 해양수산 의제를 국가의 상위 의제로 끌어 올릴 수 있는 사람이 적격이다. 정무능력은 기본적으로 갖춰야 한다"고 말했다.
해양수산부부활국민운동본부, 해양수산강국국민포럼, 부산항발전협의회 등도 이날 성명에서 "이번 사태를 해수부 위상을 재정립하는 계기로 삼아야 한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