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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설 직전 일요일이자 의무휴업일인 26일 부산 동래구 명륜동 메가마트 동래점 앞에 정상 영업을 알리는 플래카드가 걸려 있다. 전민철 프리랜서 jmc@kookje.co.kr |
- 명절특수 견줘 제재 미미
- 점포 대다수 부산·경남 소재
- 전국적 이미지 훼손도 적어
- 비난여론·행정처분 감수
- 위반 사례 늘어날 가능성도
- 부산시 "고약한 심보 드러내"
- 전통시장 "정말 몰염치하다"
대형마트인 메가마트가 26일 의무휴업일을 어기고 정상영업했다. 의무휴업 제도가 전국에서 일제히 시행된 지난해 2월 말 이후 이를 위반한 것은 메가마트가 처음이다.
메가마트는 이번 의무휴업 위반이 중소협력업체의 경제적 피해와 소비자 불편을 해소하기 위해서라고 주장했다. 하지만 유통업계에서는 설 대목 특수를 노린 것이란 관측이 지배적이어서 파문이 일고 있다. 특히 다른 대형마트들도 부산시와 관할 지자체에 이날이 설 연휴 직전 일요일인 만큼 의무휴업 예외를 요청했기 때문이다. 이번 사태를 계기로 대형마트들이 의무휴업일에 정상영업하는 사례가 늘어날 것이란 관측이 나오고 있다.
■전국 첫 위반…메가마트의 '배짱'
26일 오전 부산 동래구 메가마트 동래점. 설 제수용으로 쓰는 조기와 문어 등 수산물 매장을 중심으로 많은 인파가 몰렸다. 마트를 찾은 김희영(여·41) 씨는 "오늘 시내 모든 대형마트가 당연히 휴업하는 줄 알고 있었는데 친구의 연락을 받고 메가마트를 찾았다"고 말했다.
마트 측은 지난 25일 정상영업을 결정했다고 밝혔다. 하지만 한복을 곱게 차려입고 영업에 나선 직원 등을 보면 이미 오래전부터 영업을 준비한 것 같아 마트 측의 설명이 무색할 정도였다. 메가마트는 "정상영업과 관련해 어떠한 사전 계획과 그에 대한 광고 등 홍보활동은 전혀 없었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메가마트는 설 대목 출하 물량의 판로가 막힌 영세 납품업자의 호소와 장보기에 나선 소비자들의 불편이 쇄도해 전국 처음 의무휴업 위반을 결정했다고 밝혔다.
부산시에 따르면 부산지역 대형마트 34곳과 SSM 95개 중 이날 의무휴업을 준수하지 않은 곳은 메가마트 동래점과 남천점 두 곳이었다. 농산물을 절반 이상 취급하는 북구의 탑마트 화명점과 농협하나로클럽 부산본점은 의무휴업에서 제외된다. 전국에서도 이날 의무휴업을 위반한 대형마트는 없는 것으로 시는 파악하고 있다.
■설 연휴 직전 일요일 특수 노린 듯
유통업계는 메가마트가 이같이 영업을 감행한 것은 최대 설 대목으로 꼽는 명절연휴 직전 주말의 매출과 직접적인 연관이 있다고 분석하고 있다. 메가마트 동래점과 남천점은 의무휴업 위반으로 인해 유통산업발전법에 따라 3000만 원의 과태료를 물어야 한다. 관련 법규에 따르면 두 번 위반 땐 7000만 원, 세 번 위반 때 1억 원과 함께 영업정지가 가능하다. 부산시와 부산시상인연합회는 대형마트의 주말 수입이 수억 원에 달한다는 점을 감안하면 과태료가 지나치게 낮아 법 위반을 감수해서라도 정상영업을 하려는 '유혹'이 항상 도사리고 있었다고 지적한다.
부산시 관계자는 "메가마트는 시의 현장 조사에서도 과태료 처분을 받을 준비를 다하고 있었다"며 "10억 원대에 달하는 명절 특수를 놓치지 않으려고 우리는 과태료를 낼 테니 정상영업을 하겠다는 고약한 심보를 드러낸 것"이라고 비판했다. 지난해 추석 때에도 명절을 앞두고 대형마트들은 의무휴업 해제를 관할 당국에 요청했지만 불허됐고, 올해도 대형마트들이 이를 요청했지만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특히 메가마트의 경우 부산에 본점을 두고 부산 경남지역에 8개 점을 운영하는 '향토 기업'의 성격이 강하다는 점도 이날 의무휴업 위반에 영향을 줬다. 이마트와 홈플러스, 롯데마트의 경우 전국에 매장이 있고 기업의 이미지를 고려해 의무휴업 위반은 엄두도 내지 못했다는 게 유통업계의 시각이다. 한 대형마트 관계자는 "대형마트가 아니라 상행위를 하는 사람이라면 누가 설 대목 특수를 모르고 지나가겠느냐"며 "의무휴업을 무시하고 영업하고 싶은 마음이 굴뚝 같지만 기업 차원에서 사회공헌이니 상생협력을 부르짖고 정부와 정치권의 시선도 있는데 어떻게 실행에 옮기겠느냐"고 털어놨다.
■"의무휴업 무력화 용납 못한다"
메가마트의 의무휴업 위반 사실이 알려지면서 부산지역 전통시장 상인들은 격앙된 반응을 보이고 있다. 부전시장의 한 상인은 "해도 해도 너무하다"면서 "설을 앞두고 새벽부터 나와 좋은 물건 진열하고 아르바이트생까지 써가며 물건 파는 시장 상인들의 뒤통수를 치는 셈"이라고 분통을 터뜨렸다. 메가마트 인근 동래시장 상인들은 이날 하루 매출이 평소 설과 추석 등의 대목 기간보다 30%가량 떨어지게 됐다고 하소연했다. 동래시장 박원청 상인회장은 "휴무휴업일 영업에 대해 시장 상인들과는 아무런 상의가 없었다"며 "메가마트가 우리와 함께 상생협의체를 만들어가겠다고 해놓고서는 정말 몰염치하다"고 주장했다.
부산시상인연합회는 명절 대목 기간이지만 28일부터 메가마트 동래점에서 규탄집회를 열기로 했다. 상인연합회 관계자는 "일 년 중 가장 바쁜 시기지만 전통시장 상인들의 분노를 보여주기 위해 집회를 연다"며 "사회적 합의는 물론 실정법도 어기는 메가마트의 이번 행태를 절대 용납하지 않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