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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석준 기획재정부 2차관이 24일 서울 강남구 발명진흥회에서 열린 공공기관 운영위원회를 마친 뒤 전화를 하며 회의장을 나서고 있다. 연합뉴스 |
# 일관성 없는 기재부
- "독점 해소땐 해제" 말해 놓고
- 요건되자 딴 명분 들어 제동
- 정부 지나친 개입 비판 고조
# 선진화·부산화 '주춤'
- 시장활성화·해외경쟁력 확보
- 선진화 전략 등 줄줄이 차질
- KRX 자체노력 부족도 한몫
한국거래소(KRX)의 '공공기관 굴레 벗기'가 1년 만에 또다시 무산됐다. 이번에는 KRX의 꼬리표로 각인돼 온 과다한 보수 및 복리후생 등의 방만 경영이 발목을 잡았다. 정부는 '방만 경영이 개선되면 연내 지정 해제를 검토하겠다'고 조건을 내걸었다. 하지만 그동안 정부가 공공기관으로 유지해야 하는 이유로 내세운 독점적 지위가 지난해 4월 자본시장법 개정으로 사라졌는데도 방만 경영을 또 다른 반대 명분으로 내세우면서 공공기관 해제를 하지 않아 위법 논란과 약속 파기 등의 비판을 피할 수 없게 됐다. 글로벌 경쟁력을 확보하기 위한 KRX의 선진화 방안과 부산화 프로젝트 등도 방향 수정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약속 어긴 기재부, 위법 논란
KRX의 준정부기관 자격을 유지키로 한 기획재정부의 24일 결정은 박근혜 정부의 '공공기관 옥죄기' 방침과 궤를 같이하고 있다. 애초 기재부는 지난해 1월 공공기관운영위원회(공운위)에서 KRX가 독점적 지위를 유지하고 있다며 '지정 해제 수시 검토'의 전제 조건으로 자본시장법 개정을 제시했다. KRX 지정안을 의결하기 위한 공운위는 매년 1월 개최되지만 법적 근거가 마련되면 연내에라도 전향적 결정을 내릴 수 있다는 것이었다.
그러나 기재부는 복수거래소 설립 허용 등을 골자로 한 개정안이 지난해 4월 국회를 통과했는데도 스스로의 약속을 어긴 채 이날 회의 이전까지 KRX 해제 여부를 논의키 위한 공운위 회의를 한 번도 개최하지 않았다. 이 과정에서 KRX는 지난달 방만 경영 중점관리 대상 기관 1순위로 지정됐다. 이를 놓고 KRX와 금융·증권업계 안팎에선 공공기관 해제를 유보하겠다는 기재부의 암시라는 주장까지 나왔다. 실제로 이날 회의와 전날 공운위 사전 검토에서는 법적 토대가 마련된 이상 KRX를 공공기관으로 묶을 근거가 없다는 의견이 다수 제시된 것으로 알려졌다. 공운위의 한 위원은 "법률상 지정 해제 조건이 완비됐다는 의견이 있었지만 정부는 방만 경영을 이날 결정의 최우선 기준으로 삼았다"고 전했다.
이에 따라 기재부는 약속 파기와는 별개로 법률상 위법 논란을 피할 수 없게 됐다. 김앤장 등 법무법인이 지난해 KRX에 보낸 법률해석 문건에는 '한국거래소가 독점적 사업권을 상실하는 경우 (공공기관) 지정사유가 해소된다'고 명시됐다.
■해외 경쟁력 확보·부산화 차질
기재부가 제시한 '방만 경영 해소 이후 해제 검토' 조건도 가능성이 낮다는 전망이 나온다. 1년 전 자본시장법 개정을 전제로 내걸었던 기재부가 정작 개정안 국회 통과 이후 '수시 검토' 약속을 어겼다는 점에서 지난 1년의 과정과 동일한 상황이 전개될 수 있다. KRX 관계자는 "공공기관 개혁과 관련한 정부 방침이 너무 강하다 보니 법률상 근거가 묻힌 느낌"이라며 "이달 말 기재부에 제출하는 방만 경영 개선안에 주력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라고 밝혔다.
KRX의 선진화 방안 추진 역시 정부의 이번 결정으로 심각한 차질이 예상된다. 우선 신규사업 다각화와 해외 연계거래, 인수·합병(M&A) 등 글로벌 사업의 확대가 사실상 불가능할 것으로 보인다. KRX의 공공기관 유지가 '국내 자본시장의 국제 기준 부적합' 사례로 인식될 가능성도 있다.
부산의 글로벌 파생상품 금융중심지 육성과 관련해선 장외파생 CCP(중앙청산소) 설립 등 핵심 과제가 늦어질 수밖에 없다는 지적이다. KRX 파생상품 시장본부 관계자는 "조직 인력을 적기에 투입해야 정상적인 추진이 가능하지만 공공기관 자격에서 인력 운용상 제약을 받게되면 충분한 정책지원이 곤란하다"고 말했다.
한편 지난 1년간 KRX의 방만경영 해소 노력 부족과 공운위의 역할을 놓고도 비판이 제기되고 있다. 박근혜 대통령 취임 이후 정부가 '공공기관 개혁'을 끊임없이 강조했지만 정작 KRX의 쇄신책은 방만 경영 기관에 지정되고 나서야 나왔기 때문이다. 공운위 민간 위원들의 의견 역시 사실상 '참고'로만 활용될 뿐 최종 결정은 기재부가 내리는 시스템이어서 공운위 비중 확대 등 체제 개편이 이뤄져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 KRX 선진화 방안 및 공공기관 지정에 따른 부작용 |
구분 |
부작용 |
글로벌 시장지배력 확대 |
IPO(기업공개) 및 지주회사 체제 전환 불가능 |
ATS(대체거래소)와의 경쟁에 대응 |
경영상 제약 시 충분한 대응 곤란 |
신규사업 다각화 |
해외 연계거래 및 인수·합병 난관 봉착 |
부산 파생상품 금융중심지 육성 |
장외파생 CCP 설립 및 금 현물시장 개설 차질 |
효율적 인력 운영 |
경영평가·국정감사·감사원 감사 등으로 조직·인력 적기 투입 불가능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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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KRX 공공기관 지정 해제와 관련한 법무법인 법률해석 내용 |
회사명 |
내용 |
김앤장 |
자본시장법이 개정돼 '독점적 사업권을 부여받은 기관'으로 해석할 수 없음 |
태평양 |
자본시장법 개정으로 공공기관 지정사유 해소돼 '공공기관의 운영에 관한 법률' 적용 받을 필요 없음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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