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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올해도 공공기관 해제가 무산된 부산 동구 범일동 한국거래소 전경. 국제신문DB |
- 시민·사회단체도 실망감 역력
- "금융중심지 육성 의지 안보여"
24일 한국거래소(KRX)의 공공기관 유지 결정이 내려지자 올해 공공기관 해제에 많은 기대를 걸었던 거래소 직원들과 부산지역 시민단체들은 실망감을 감추지 못했다.
거래소 관계자는 "정부가 '방만 경영 중점관리대상' 공공기관으로 지정했을 때부터 예상했던 일이지만, 막상 결과가 발표되자 전 직원이 실망한 것은 사실"이라며 "공공기관 지정 근거로 제시했던 독점 문제가 해소되자 이번엔 방만 경영을 들이대는 정부의 일관성 없는 정책을 믿을 수 없다"고 말했다. 공공기관에서 벗어나면 세계 무대로 진출해 경쟁력을 높이겠다는 신임 최경수 이사장의 선진화 전략도 이번 공공기관 유지 결정으로 적지 않은 영향을 받게 됐다.
거래소 노조도 즉각 반발하고 나섰다. 노조는 거래소에 대한 공공기관 지정 유지 결정은 명백한 위법 행위라며 정부를 대상으로 법적 절차를 밟을 것이라고 밝혔다. 유흥렬 노조위원장은 "정부가 거래소를 공공기관으로 지정할 근거가 없음에도 지정 해제를 하지 않는 것은 위법 행위"라며 "정부를 상대로 헌법소원을 제기할 것"이라고 말했다. 유 위원장은 또 "거래소의 복지 문제 등은 거래소 노사가 자율적으로 풀어야 하는 문제인데 정부가 이에 지나치게 개입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노조는 이미 법적 절차 진행을 위해 대형 법무법인들에 법적 자문을 마친 상태다. 이르면 2월 중순께 소장을 제출한다는 입장이다. 노조는 또 헌법소원과 함께 현오석 기획재정부 장관과 최광해 기재부 공공정책국장을 부당 노동행위 혐의로 고소 또는 고발할 계획이다.
유 위원장은 "공공기관 해제를 위해 사측에도 협조를 구해 헌법소원에 소송 당사자로 나서달라고 공식 요구할 것"이라며 "만약 협조를 얻지 못할 경우에도 차질이 없도록 다양한 법적 조언을 통해 방법을 찾고 있다"고 전했다.
또 한국거래소가 공공기관 해제를 통해 글로벌 경쟁력 강화 등 자체 경쟁력을 갖추고 부산의 금융 중심지화에 앞장설 것으로 기대했던 지역 시민단체들도 실망스럽다는 반응을 내놨다. 지역 입장에선 한국거래소가 공공기관에서 해제될 경우 후속으로 기업공개를 추진하고, 이에 따른 상장에서 생기는 차익 일부와 매년 순이익의 일부를 부산 금융중심지 육성사업의 인프라 구축에 투입할 것으로 기대했었다.
박인호 부산경제살리기시민연대 의장은 "정부가 방만 경영을 이유로 공공기관 지정을 해제하지 않은 것은 자기들의 낙하산 인사를 위한 거래소 확보전략에 불과하다"며 "거래소 선진화나 부산화의 가장 큰 걸림돌인 공공기관 지정 문제를 그대로 두고 한국자본시장 발전을 운운하는 것은 어불성설"이라고 반발했다.
부산시 한 관계자도 "한국거래소의 공공기관 지정 해제는 부산이 파생금융 특화금융중심지로 성장하는 데 전제조건"이라며 "정부가 거래소를 공공기관으로 계속 유지한다면 부산 금융중심지 발전에 의지가 없다고 볼 수밖에 없다"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