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산은·IBK 2년만에 재지정
한국거래소(KRX)의 공공기관 지정 해제가 또다시 유보됐다. 이는 부산 금융중심지화의 선결조건으로 거래소의 공공기관 지정 해제를 요구해온 지역 시민단체와 경제계의 노력에 찬물을 끼얹은 결과로 거센 반발이 예상된다.
기획재정부는 24일 공공기관운영위원회(공운위)를 열어 '2014년도 공공기관 지정안'을 심의, 한국거래소를 현재와 같은 준정부기관형 공공기관으로 유지키로 의결했다. 기재부는 "한국거래소가 과도한 보수와 복리후생비 등에 대해 정상화 대책을 실시하고 가시적 성과가 나타나면 지정 해제 여부를 검토할 것"이라고 밝혀 '방만 경영'이 해제 유보 이유임을 적시했다.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공공기관 지정 해제가 유보된 한국거래소는 경영 평가, 이사회 등 임원의 임면, 예산 편성 등에 관해 여전히 정부의 통제를 받게 됐다.
정부는 2009년 한국거래소가 증권·파생상품 시장 등에서 독점적 사업권을 위탁받아 이로 인한 수입이 총수입의 절반을 초과한다며 공공기관으로 지정했다. 그러나 지난해 자본시장법 개정으로 복수의 거래소 설립이 허용돼 공공기관 지정 근거가 사라지자 이번에는 방만 경영을 문제 삼았다.
하지만 정부 지분은 전혀 없는, 순수 민간자본인 한국거래소를 공공기관으로 지정해놓고는 공공기관 정상화의 잣대를 들이대는 게 모순이라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애초 공공기관으로 지정이 안 됐으면 여타 민간기업과 마찬가지로 방만 경영 등 경영상의 해이가 기업 내부의 문제일 뿐, 정부 간섭 이유가 안 된다는 것이다. 게다가 거래소는 지난 9일 임원 성과급 하향 조정, 부장급 직원 임금 동결, 복리후생제도 축소 등을 골자로 하는 고강도 자체 쇄신책을 제시하기도 했다. 부산경실련 차진구 사무처장은 "거래소의 공공기관 잔류로 해외 경쟁력 확보와 부산의 글로벌 파생상품 금융도시 육성은 추진 동력이 약화될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이날 공운위는 2012년 1월 기업공개를 통한 민영화 방침에 따라 공공기관에서 해제했던 산업은행과 IBK기업은행을 2년 만에 공공기관으로 다시 지정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