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거래소를 공공기관으로 유지하는 것이 위법한 행정조치가 될 수 있다는 법률적 해석이 나왔다. 법조계의 이 같은 주장은 24일 열릴 공공기관운영위원회(공운위)를 하루 앞두고 나온 것이어서 파문을 낳고 있다.
김앤장 법률사무소, 태평양 등 법무법인은 23일 "법률상 공공기관으로 지정할 근거가 없는데도 지정 해제를 하지 않는 것은 위법한 행정처분에 해당할 수 있다"며 "거래소 공공기관 지정해제는 기속행위(법에 위반되지 않으면 반드시 처리해 주는 규칙)에 해당한다"고 밝혔다.
한국거래소는 2009년 '공공기관 운영에 관한 법률(공운법)' 중 '독점적 사업권을 부여받은 기관의 경우 그 위탁업무나 독점적 사업으로 인한 수입액이 총수입의 2분의 1을 초과하는 기관'에 해당해 공공기관으로 묶였다. 하지만 지난해 '자본시장법'이 개정되면서 복수 거래소 설립이 허용돼 공공기관 지정 근거가 됐던 독점 문제가 해소됐다. 이전에는 거래소가 아닌 회사는 증권·파생상품 시장 개설이 금지됐지만, 이제는 일정 요건만 갖추면 누구라도 당국의 영업허가를 얻어 거래소를 설립할 수 있다. 한국거래소의 57년 독점 구조가 무너지는 동시에 경쟁 체제가 생기는 셈이다. 이에 따라 법적 근거가 없어졌는데도 정부가 거래소를 공공기관으로 묶어두는 것은 위법한 행정처분이 된다는 게 법조계의 주장이다.
공운법이 규정하는 여타의 공공기관 지정사유들 중에도 거래소에 해당하는 것은 없다. 정부는 1988년에 거래소 지분을 전량 민간에 매각한 데다 거래소에 대한 정부의 재정 지원도 전혀 없다. 거래소의 거래중개 및 시장감시 기능 등은 정부의 위탁사업도 아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