표준이란 반복적이고 공통적으로 적용가능한 대상에 대해 이해관계자의 합의 절차를 거쳐, 표준화 기관에 의해 승인된 규정을 말하며, 인증이란 제품 등이 표준 또는 기술기준에 적합함을 평가 및 증명하는 것을 말한다. 이러한 표준과 인증은 WTO(세계무역기구), FTA(자유무역협정) 체계에서 국가 간 상품 및 서비스의 자유로운 이동을 위해 각 국가의 표준 및 기술기준에 국제표준 채택을 의무화하고 있다. 표준과 인증을 열거하자면 국가별로 수없이 많은 인증과 표준을 가지고 있지만, 국내에는 일반적으로 잘 알려져 있는 KS, 환경마크를 비롯해 유럽과 미국의 CE, UL 등이 그 대표적인 예라고 할 수 있다.
이러한 표준과 인증 본래의 공적인 기능은 이해관계자 간 합의를 통해 제정된 표준을 강제 법령 및 인증기준으로 활용함으로써 규제저항을 낮추는 정책도구의 역할을 한다. 국가 차원에서 인증마크를 하나로 통합하고 인증기준을 일원화하고 중복규제를 방지함으로써 기업의 부담을 완화하는 것이 목적이었으나,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세계 각국은 자국산업 보호를 위해 표준을 기반으로 기술규제 및 인증제도를 강화해 오히려 무역기술장벽(TBT, Technical Barriers to Trade)으로 활용하고 있는 실정이다.
대한상공회의소에 따르면 우리나라 중소기업 한 곳당 약 15개의 다른 인증을 보유하고 이를 유지하는데 연간 3230만 원을 쓰고 있어, 전체적으로 연간 4조 원에 이르는 돈을 인증관련 비용으로 사용하고 있다고 한다. 실제로 이러한 인증은 중소기업들에 도움을 주기도 하지만 가뜩이나 어려운 경제상황에서 오히려 또 다른 장벽이 되기도 한다. 벤처기업 인증과 같이 그동안 불필요하다며 없앤 규정이 현장에서는 버젓이 살아남아 기업의 발목을 잡는가 하면 표준화 및 인증체제를 고려하지 않고 기술개발을 할 경우 막대한 사회적 비용과 기업의 손실을 초래하기도 한다.
우리나라 국가표준은 산업통상자원부 산하 기술표준원 산업표준(KS)과 미래창조과학부 방송통신표준(KCS)으로 나누어져 있다. 최근 정부에서는 기술표준원이 '국가표준원'으로 기관명 변경을 추진하면서 '1국가 1표준'을 통해 국제적으로는 국제표준화기구(ISO/IEC) 대표기관과 무역기술장벽(TBT) 대응을 총괄 준비 중이라고 한다. 이러한 인증과 표준이 국내 중소기업에 기술개발과 수출증대의 계단이 될지 또 다른 장벽이 될지 꾸준히 관심을 가지고 지켜봐야 할 것이다.
임용관 부산테크노파크 품질경영팀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