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공공기관 풀릴까

- 기재부 1년만에 공운위 개최
- 지난달 '방만경영' 지적 여파
- 해제 가능성 더 불투명해져

# 선진화 전략 발표

- 정규 거래시간 1시간 연장
- 사회공헌 사업늘려 부산화
- 해외거래소와 제휴 강화도

한국거래소(KRX)에 대한 공공기관 지정 해제 여부가 오는 24일 결정된다. KRX는 고강도의 조직 쇄신과 함께 세계 7위 거래소로 도약하기 위한 선진화 전략을 발표하는 등 방만 공공기관이라는 딱지를 조기에 떼어버리겠다는 입장이다.

■공공기관 해제 막판 총력전

기획재정부는 KRX의 공공기관 지정 해제를 결정하기 위한 공공기관운영위원회(공운위)를 24일 열기로 잠정 확정했다고 9일 밝혔다. 해당 안건과 관련해 정부가 공운위를 여는 것은 지난해 1월 이후 1년 만이다. 이날 회의에서는 KRX 안건뿐 아니라 산업은행과 기업은행에 대한 공공기관 재지정 여부도 결정된다.

정부가 지난달 KRX를 방만경영 중점관리 대상 기관으로 지정한 이후 KRX의 공공기관 해제 가능성은 이전보다 낮아졌다는 것이 기재부 안팎의 관측이다. 방만경영 기관 지정의 빌미로 작용한 KRX 복리후생비에 대해 비난 여론이 일고 있는 상황도 공공기관 지정 해제에 불리하게 작용할 수밖에 없다는 지적이다.

이와 관련, KRX는 이날 발표한 '선진화 전략'에서 고강도 쇄신책을 제시했다. 주요 내용은 ▷상근임원 성과급 상한 하향 조정(100%→60%) ▷비상임이사 수당 한도 설정(연 3000만 원) ▷부장급 직원 임금 동결 ▷과도한 복리후생제도 축소 등에 초점이 맞춰졌다.

이를 놓고 일각에선 24일 공운위 회의를 앞두고 공공기관 지정 해제를 염두에 둔 자구책이라는 해석도 나온다. 공공기관 의결·운영에 정통한 한 인사는 "KRX가 (정부에) 선도적으로 어필해 공공기관 지정 해제의 계기를 마련하겠다는 의지를 보인 것으로 판단된다"고 말했다.

■거래시간 연장…세계 7위 도약

KRX의 선진화 전략에는 방만경영 해소 계획 외에도 정규거래시간 1시간 연장과 규제 완화 등 자본시장 거래 활성화를 위한 추진계획도 담고 있다. 또 전 세계적으로 보편화된 코로케이션(Co-Location) 환경을 파생상품시장 중심으로 조성한다는 계획이다. 코로케이션은 회원사의 주문 서버를 거래소의 IT센터 내에 설치하는 서비스로 거래 속도가 이전보다 훨씬 빨라져 파생상품시장 활성화에 도움이 될 전망된다.

거래소의 부산화를 위해서는 부산의 상품시장 입지 강화, 사회공헌 사업비 중 기존 31%에서 50%로 확대, 미니도서관 건립 등 지역특화 사회공헌활동을 추진한다는 계획이다. 해외거래소와 합작거래소 설립을 검토하는 등 글로벌 제휴 강화에도 역량을 집중할 방침이다.

이 밖에 유망기업 상장 촉진을 위해 공시제도 개편, 코넥스시장의 조기안착을 위한 수요·공급 확대, 상장기업 서비스 확대 등을 추진할 계획이다. 투자자보호를 위해 파생상품시장 주문사고 방지책 마련, 공매도 잔고 및 대량 공매도 보유자 공시 도입 등도 이뤄질 전망이다.

KRX는 이번 전략과제를 매년 사업계획에 반영하고 부서별 진행상황 및 목표달성 여부를 주기적으로 점검·관리할 방침이다. 다만, KRX가 추진하려는 투자 규제완화, 파생상품시장 개혁, 부산금융중심지 육성 등은 정부의 지원과 대내외 환경이 뒷받침되어야 한다는 지적이다. 또 부산화 전략은 보다 차별화되고 구체적인 아이템을 얼마나 담아낼 수 있을지에 성패가 갈릴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