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연내 5대 공공요금 원가를 검증하겠다고 밝히면서 공공요금이 올해 추가로 인상되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제기됐다. 정부는 강도 높은 자구노력→철저한 원가 검증 →단계적 요금조정 등 3단계 원칙에 따라 공공요금을 철저히 관리하겠다고 강조하지만, 공공요금의 원가보상률이 워낙 낮아서 인상이 불가피하다는 전망이 우세하다.
정부는 요금조정 시기를 단계적으로 분산해서 하겠다고 밝혔다. 지난해 말 전기, 도시가스 요금 조정으로 촉발된 공공요금 인상이 상반기에도 이어질 가능성이 커졌다.
커지는 물가 불안 요인
지난해 말 전기료가 오르고 선진국 경기 회복으로 원자재 가격이 들썩이면서 최근 공공요금을 비롯한 서민물가 품목이 줄줄이 오르고 있다.
도시가스 요금 인상(평균 5.8%)에 이어 국제유가 상승분이 시장에 반영되면서 휘발유, 경유 등 국내 석유제품 소비자 가격이 서서히 오름세를 보이고 있다. 지난해 11월 말까지만 해도 리터당 1170원대였던 가격은 1889원으로 1900원선에 바짝 다가섰다.
우정사업본부는 다음 달부터 고중량 소포의 요금을 500∼1500원 인상하기로 방침을 정했다. 지난달 파업의 홍역을 치른 코레일(한국철도공사)도 올해 철도요금 5% 인상을 내부 목표로 정해 추진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부산 등 지방 공공요금도 들썩인다. 울산시는 올해 시내버스 요금을 5%가량 인상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인천시는 지난달 일반 택시요금을 평균 17% 이상 올렸으며, 부산시는 지난해 11월 시내버스 요금을 11%, 도시철도(지하철) 요금을 9% 인상했다.
식음료 업체들은 우유와 과잣값 등 서민 물품 가격을 지난해 연말 잇따라 인상해 가계 부담을 가중시켰다.
정부는 "상반기에는 1% 중반대의 흐름을 유지하고 하반기에는 2%대 상승이 예상된다"고 전망했다.
상반기 공공요금 인상 본격화
정부는 올해 경제정책 방향에서 공공요금 안정을 약속했다. 원가절감 노력을 강화해 요금 인상을 최소화하겠다는 것이다. 일각에서는 원가절감이 요금인하로 이어지리라는 기대도 있지만, 속내는 인상 폭 최소화에 맞춰져 있다.
9일 물가관계차관회의에서는 공공요금 관리 3단계 원칙이 제시됐다. 우선 강도 높은 자구노력이다. 현재 정부는 한국전력, 가스공사, 수자원공사, 코레일 등 부채가 많은 12개 공공기관을 중점관리 대상으로 선정하고 이달 중 강도 높은 구조조정계획을 담은 부채감축계획을 제출받아 점검한다.
부채감축계획이 타당하면 정부는 요금조정, 재정투입, 제도개선 등 정책패키지를 마련해 공공기관운영위원회 심의를 거쳐 시행한다는 계획이다. 여기에 전기료, 가스료, 광역 상수도료, 철도요금, 고속도로 통행료 등 5개 공공요금의 현재 원가 수준이 적정한지를 조세재정연구원 등 제3기관이 검증한다. 개별 요금별 산정기준을 만들고 인건비, 재료비, 사업비 등 원가 산정의 정확성과 원가절감 가능성 등도 자세히 검토된다. 제도개선을 통한 원가 인하 방안도 연구된다.
이 같은 과정을 통해 요금조정이 필요하다고 인정되면 요금인상이 이뤄진다. 부채감축계획은 1분기 중 확정되고 원가검증도 늦어야 상반기에 마무리될 예정이다.
결국, 상반기를 시작으로 이들 5대 공공요금의 인상이 줄줄이 이어질 가능성이 크다는 뜻이다. 기재부는 물가여건, 서민부담 등을 고려해 단계적으로 조정하고 인상 시기를 분산하겠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