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후쿠시마 원전의 방사능 오염수 유출로 드리워졌던 '수산물 공포'가 서서히 걷히고 있다. 최근 횟집을 찾는 시민들이 늘어나고, 수산물의 매출 증가세가 뚜렷해 예년 수준을 거의 회복했다. 유통업계는 오히려 설 대목 수산물 판매 특수마저 기대하는 분위기다.

7일 오후 부산 수영구의 한 횟집. 불과 5개월 전만 해도 개점휴업상태였던 이 가게는 빈방을 찾아보기 힘들 정도로 붐볐다. 횟집 업주는 "지난달 초부터 연말연시 모임으로 손님들이 늘어나면서 특정 요일엔 예약하지 않으면 방이 없다"며 "연말연시 특수도 있었지만 매출이 '방사능 사태' 이전 수준으로 회복되고 있는 것은 분명하다"고 말했다. 지난해 방사능 괴담이 극성을 부릴 때 매출이 80%나 급감했다는 해운대구의 한 횟집 업주도 "생선회를 기피하던 손님들도 송년모임을 횟집에서 가진 이후 찜찜한 기분이 사라졌다며 계속 찾아오고 있다"고 전했다.

꽁꽁 얼어붙었던 국내 수산물 시장에도 훈풍이 불고 있다. 이마트 전국 집계에 따르면 지난달 국내산 수산물 매출은 전년 동월 대비 2.5% 감소에 머물렀다. 지난해 9, 10월에 전년 같은 기간보다 각각 20.0%, 17.0% 줄어든 것에 비하면 빠른 회복세를 보이고 있는 것으로 분석된다. 갈치의 지난달 매출은 전년 같은 기간보다 21.8%나 증가했다. 오징어도 지난해 9월 전년 동기 대비 마이너스 33.5%를 기록했지만 지난달 증가세(10.6%)로 돌아섰다. 고등어는 지난해 9월 전년 동월 대비 39.2% 감소했지만 지난달은 마이너스 19.1%로 꽤 호전됐다.

이러한 분위기는 전통시장에서도 감지되고 있다. 부산시상인연합회는 서구 충무동 해안시장과 자갈치시장 등 시내 주요 수산물시장의 지난달 매출이 지난해 8, 9월보다 20~30% 증가한 것으로 추산했다. 충무동 해안시장의 한 상인은 "정말 속이 타들어 갈 정도로 안 팔리던 생선이 찬바람이 불기 시작하면서 팔려나가기 시작했다"며 "이 같은 추세가 지속돼 올 설에 제수용 생선을 구입하는 시민들이 많아지길 기대한다"고 말했다.

수산물 소비심리가 회복되고 있는 것은 수산물 이력제 등 정부와 유통업계의 소비촉진책이 어느 정도 효과를 발휘한 데다, 당초 오염 우려와 달리 별다른 부작용이 나타나지 않자 소비자들이 막연한 불안감을 떨쳐내고 합리적으로 판단하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이마트 관계자는 "수산물 매출이 지난해 11월부터는 방사능 괴담 여파가 미치기 전인 지난해 상반기 선으로 돌아섰다"며 "올 들어서도 수산물 판매 실적이 좋은 만큼 설 대목을 앞두고 수산물 판매가 호조를 이룰 것으로 전망된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