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 남구 문현혁신도시의 랜드마크인 63층 높이의 부산국제금융센터가 63층까지 골조공사를 마무리하면서 위용을 드러내고 있다. 전민철 프리랜서 jmc@kookje.co.kr

- BIFC 공정률 80%, 6월 준공
- 6개 공공기관 2200명 근무
- 부산銀 등 3개 독립건물 건립
- 교육시설·금융기관도 추진

- 새로운 성장동력 육성 기대
- 항만경쟁력 등 장점 많아
- 인적자원·시스템 개발 필요
- 정부 지원·조세혜택 필수

새해는 '부산의 월가'로 불리는 국제금융센터(BIFC)가 완공되는 등 '부산 금융중심지'의 원년으로 꼽힌다. 허남식 부산시장도 최근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문현금융단지는 2009년 금융중심지 지정 고시 이후 인프라가 착착 구축되고 있는 만큼 새해 이전하는 공공기관과 지역 금융기관들이 협력해 좋은 상품을 개발하고 전문가를 육성한다면 금융중심지가 안착하는 한 해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금융계에서도 정부가 문현금융단지를 해양·파생특화 금융중심지로 만드는 데 힘을 실어주면 '동북아 금융 허브'의 새로운 기원이 마련될 것으로 보고 있다.

■BIFC 완공, 국제금융 중심지 도약

부산 남구 문현혁신도시 지상 63층, 높이 289m의 '부산국제금융센터(BIFC)'는 서울 여의도 63빌딩보다 40m나 더 높은 부산 지역의 대표적인 마천루다. BIFC 신축공사 공정률은 약 80%로 올해 6월 말 준공을 계획하고 있다. 부산시에 따르면 총 3단계로 진행되는 문현금융단지는 통합개발용지를 주축으로 인근에 문화공원 두 곳과 부산도시공사가 분양예정인 일반용지, 개별 개발되는 부산은행, 기술보증기금, 한국은행 부산본부 등 3개의 독립건물로 구성된다. BIFC 63빌딩과 BIFC몰 등의 조성이 완료되는 1단계 사업 이후 문화상업시설, 오피스타워, 주거형 오피스텔, 비즈니스 호텔 등이 들어서는 2단계와 3단계 사업이 차례대로 진행될 예정이다.

BIFC 이전 공공기관은 한국자산관리공사, 한국주택금융공사, 한국예탁결제원, 대한주택보증, 한국남부발전, 한국청소년상담원 등 6곳으로 모두 2200여 명의 직원이 근무할 예정이다. 올해 9월에는 부산의 금융 인프라 확산을 주도할 국제금융연수원도 들어선다. 이곳에선 금융·조선·해운 관계자 등 연간 7000여 명에 대한 특화 교육이 이뤄질 예정이어서 부산의 선박·파생 금융중심지 입지가 더욱 공고해질 것으로 전망된다.

부산시와 대학들도 부산금융전문대학원, 전문 선박 금융기관 설립을 통해 선박금융 허브의 기반 강화를 준비하고 있다. 부산에 본사를 둔 한국거래소도 장외파생상품 중앙청산소(CCP)와 탄소배출권거래소를 유치해 파생금융의 거점도시 역할도 높여 나갈 방침이다. 다른 지역보다 비교우위를 가진 분야를 집중 육성한다는 전략에 따른 것이다.

최경수 한국거래소 이사장은 "부산을 세계적인 파생상품 특화 중심지로 만들기 위해선 금융전문가 양성과 함께 금융파생상품이 활발하게 거래되는 '상품거래소의 메카'로 육성해야 한다"고 말했다.

■기대효과와 향후 과제

	부산 동구 범일동 한국거래소 본사 전경. 국제신문DB

전문가들은 부산의 훌륭한 입지 여건과 국제 경쟁력을 갖춘 조선·해운업과 금융산업을 결합함으로써 국제금융의 중심지로 도약하게 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특히 부산은 전국 대비 지역별 비중이 10%가 넘는 산업인 국가 주력산업이 없는 만큼 새로운 성장동력으로 특화 금융중심지의 성공적인 육성이 매우 중요하다는 지적이다. 김창수 부산대 무역학부 교수는 "국제 금융중심지로서 부산은 증권거래소를 포함한 우수한 인프라와 IT기반, 높은 항만경쟁력, 안정적인 거시경제 환경 등의 장점이 있다"면서 "하드웨어뿐 아니라 선박 금융 등 특화분야의 인적자원과 시스템 개발이 더해진다면 국제경쟁력을 높일 수 있다"고 말했다.

다만, 동북아 선박금융 허브 달성이 헛구호로 그치지 않기 위해서는 정부의 적극적인 정책의지와 국내외 입주기업에 대한 파격적인 조세혜택이 필수적이다. 홍콩, 싱가포르, 시카고 등 해외 주요 금융중심지의 경우 해당 정부가 금융업이 제조업을 지원하는 산업을 넘어서 독립적인 산업으로서 새로운 성장동력이 될 수 있다는 인식하에 적극적인 정책적 노력을 통해 성공했다. 또 이들 도시는 수준 높은 금융인력 양성기관을 갖추고 있어 국제금융업무에 적합한 인력공급과 국제금융 거점화에 필요한 외국인 고급인력 유입이 가능했다는 점도 성공 요인으로 꼽힌다.

강성윤 한국은행 부산본부장은 "부산 문현금융단지는 외국 금융기관을 위한 비즈니스 환경 및 사회 인프라가 미흡한 상황"이라며 "과감한 조세혜택을 통해 외국 금융기관 유인 효과를 높이는 한편 국제화된 금융전문 인력 양성을 위해 정부가 주도해 금융전문교육기관을 직접 설립하거나 세계적인 금융전문대학원 분교를 유치하는 등의 노력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 2009년 금융중심지 지정, 5년 만에 기반시설 완성

부산 문현혁신지구는 2009년 1월 21일 서울 여의도지구와 함께 정부로부터 금융중심지로 지정됐다. 부산시는 서울과 차별화된 해양 ·파생금융 특화 중심지로 개발키로 하고 단계별 사업을 추진 중이다.

우선 문현금융중심지의 랜드마크인 부산국제금융센터(BIFC)가 2010년 5월 10일 착공에 들어갔다.2011년 5월에는 문현금융단지 내 첫 입주기관인 기술보증기금 신사옥이 완공됐다. 같은 해 9월에는 금융중심지 활성화를 위해 입주기관 재정지원 등을 할 수 있는 법적 근거인 '금융중심지 조성과 발전에 관한 법률 개정안'이 국회를 통과했다.

2012년 2월 한국거래소 파생상품연구센터가 개소했다. 같은 해 3월에는 금융중심지 인프라 조성에 부산시의 자율권을 반영한 '금융중심지법 시행령 개정안'이 국무회의를 통과했다. 지난해 4월 한국과학기술원(카이스트)이 부산 금융전문대학원 신설을 확정했다. 6월 '부산국제연수원 '설립 추진위가 발족했으며, 연수원은 올 9월 개원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