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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시간 선택제 일자리 박람회'에 참석한 구직자들이 10일 벡스코에서 면접을 보려고 기다리고 있다. 곽재훈 기자 |
- 대부분 단순 서비스직 찾아
- 4000여 구직자 실망감 토로
"5년 정도 유치원 교사 생활을 한 뒤 출산하고 육아로 일을 쉰 지 5년이 됐습니다. 제 경력을 살릴 만한 일보다는 주로 아르바이트 수준의 일자리밖에 없네요."
10일 해운대구 벡스코에서 처음으로 열린 '시간 선택제 일자리 박람회'에 참가한 주부 김나은(38) 씨는 한숨을 내쉬었다. 결혼 전의 유치원 교사 경험을 활용해 할 만한 일이 없었기 때문이다. 박근혜 정부는 '고용률 70% 달성'이라는 국정목표를 달성하기 위해 시간제 일자리를 확대하는 방안을 발표하고 박람회를 열고 있다. 시간 선택제 일자리는 주 20∼30시간(1일 4∼6시간, 주 3∼5일) 근로시간을 선택해 일하되 기본적인 근로조건이 보장되고 4대 보험, 복리후생 등에서 전일제 근로자와 차별이 없는 일자리를 말한다.
주최 측인 부산고용노동청은 행사 전 삼성 롯데 신세계 등 6개 그룹을 비롯해 지역 시간 선택제 일자리 기업 74개사가 참가해 510명을 채용한다고 밝혔다.
이날 경력단절 중장년 여성, 은퇴 후 남성 등이 몰려 이력서를 받기 위해 행사장 주변에 1㎞ 이상 줄을 서는 진풍경을 보이기도 했다. 온라인으로 사전접수를 받은 1000여 명과 이날 현장접수 3000여 명 등 총 4000여 명이 이력서를 썼고 단순 참가자까지 포함하면 7000여 명이 행사장을 찾았다.
하지만 삼성 롯데 신세계 등도 대부분 콜센터 직원, 판매원 등 '아르바이트' 수준의 서비스업 관련직을 채용했다. 과거 경험을 살리며 사회에 재진출할 기회를 얻기 위해 박람회장을 찾았던 상당수 여성은 실망감을 감추지 못하며 발걸음을 돌렸다. 특히 직접 참가기업 51곳 중 제조업 12곳을 제외하고 대부분 병원·요양·유통업 등 서비스업이었다.
'억지춘향식'으로 정부의 일자리 창출을 위한 박람회에 참가했다는 업체도 있었다. 5명 이내를 선발하는 A 업체는 사실 불필요한 사무직 자리를 만들었다. A 업체는 몇 명을 대상으로 면접까지 치렀지만 선발을 할 것인지도 최종 확정되지 않았다고 털어놨다.
이 때문에 시간제 일자리가 자칫 질 낮은 파트타임 일자리 양산 및 고용불안, 청년 일자리 창출 저해로 이어질 것이라는 우려도 제기된다.
물론 시간제 일자리에 대해 긍정적인 반응도 있었다. 롯데쇼핑(주) 롯데시네마 관계자는 "아르바이트 직원들보다는 책임감이 있고 오래 일할 수 있는 지역주민을 시간제로 선발할 수 있어 도움이 된다"며 "250명이 면접을 봤는데 10명을 선발해 채용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하지만 경력단절 여성이 일과 가정이라는 두 마리 토끼를 잡고 정부는 '양질의 일자리' 창출로 고용률 70%를 달성할 것이라는 기대는 꿈같은 일이라는 것을 확인하는 자리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