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과징금 부과·시정명령 내려

공정거래위원회는 하도급 업체가 원사업자의 불공정행위를 신고했다는 이유로 보복조치를 가한 원사업자에 대해 검찰 고발, 과징금 부과, 시정명령 등 '철퇴'를 가했다. 공정위가 하도급법의 보복조치 금지조항을 적용한 것은 1984년에 법이 제정된 이래 처음이다.

28일 공정위에 따르면 (주)혁신기업(현 고성조선해양·STX조선해양의 자회사)은 한 하도급 업체가 2010년 9월 부당한 하도급대금 결정과 대금 미지급 등 불공정 행위를 공정위에 신고하자, 이를 이유로 같은 해 10월 25일 하도급 계약을 일방적으로 해지했다.

옛 혁신기업은 또 발주자인 현대중공업이 2009년 12월 31일 해치커버(컨테이너 선박의 갑판에 있는 적재공간인 화물창의 덮개) 제작단가를 1t당 13만9000원 인하하자, 2010년 3월 1일 3개 하도급 업체들의 사정 등을 고려하지 않고 일률적으로 하도급 업체들과의 계약단가를 15% 내렸다.

공정위 측은 "정당한 이유없이 일률적인 비율로 단가를 인하한 것은 부당한 하도급 대금 결정 행위"라고 설명했다.

고성조선해양은 또 하도급 거래에 관한 서류를 거래 종료 시점부터 3년 간 보존해야 하는데도 남정기업 등 7개 수급사업자와의 하도급 거래에 관한 서류를 보존하지 않은 점이 공정위에 적발됐다.

공정위는 이날 고성조선해양 법인과 옛 혁신기업 최모 전 대표이사를 검찰에 고발하는 한편, 고성조선해양에 과징금 2억4300만 원을 부과하고 시정명령인 재발 금지명령을 내렸다.

공정위 관계자는 "원사업자의 보복조치 행위에 대해 고발조치한 첫 번째 사건"이라며 "이번 사건은 매우 부당한 불공정 행위"라고 밝혔다.

고성조선해양의 모기업인 STX조선해양 측은 불편한 기색을 감추지 않았다. 옛 혁신기업은 2011년 1월 STX조선해양에 인수됐고 그 이후 회사명칭을 고성조선해양으로 바꿨는데 하도급 업체에게 보복조치를 가한 시점은 인수 이전의 일이라는 설명이다. STX조선해양 관계자는 "STX조선해양과는 무관하고 따로 드릴 말씀은 없다"라고 해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