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7일 부산 연제구 국제신문 문화센터에서 열린 동양사태 피해대책 부산설명회 참석자들이 금융소비자원 관계자로부터 소송 절차 및 향후 진행상황 등에 대한 설명을 듣고 있다. 박수현 기자 parksh@kookje.co.kr

- 현재 상황·법적절차 등 다뤄

"금융감독원의 분쟁조정을 신청해야 할지, 개인 소송을 진행해야 할지 막막하기만 합니다. 금감원을 수차례 찾아갔지만 기다리라는 말 외에는 들은 게 없습니다"(동양 그룹 사태 피해자 A 씨)

"감독 당국이 제대로 못 해서 이 사태가 난 것 아니냐. 그런데도 책임지는 사람도 없고 대책도 없다."(동양 그룹 사태 피해자 B씨)

시민단체인 금융소비자원이 27일 부산 연제구 국제신문 문화센터에서 실시한 '동양사태 피해대책 부산 설명회'는 동양그룹 투자피해자들이 금융감독당국에 대한 불만을 털어놓는 성토의 장이 됐다. 이날 설명회에는 300여 명의 투자자가 참석해 동양 사태에 쏠린 관심을 짐작게 했다.

이날 금융소비자원은 피해자들에게 현재 진행상황과 향후 전망, 법적인 절차를 밟는 경우 발생할 경비 외에 서류 준비절차에 대해 설명했다. 금융소비자원은 또 이달 말까지 동양증권을 상대로 한 불완전판매 피해배상 소송 신청을 신청받기로 했다. 금융소비자원은 투자금액과 투자자 나이, 투자설명서를 받았는지와 기존 계좌를 해지해 투자했는지 여부 등 투자자 사례를 유형별로 분류해 소송에 나선다는 입장이다.

조남희 금융소비자원 대표는 "문제는 금감원이 하는 분쟁조정의 경우 배상비율이 낮을 가능성이 높다는 것"이라며 "최근 분쟁조정 사례인 삼화저축은행의 경우 피해자들이 받은 돈은 0원, 부산저축은행은 원금의 1~2% 수준의 배상을 받았다"고 말했다. 더욱이 금융사가 금감원의 결정을 받아들이지 않으면 그마저도 효력이 없다.

투자자들은 동양그룹과 감독 당국에 대한 분노를 드러내기도 했다. 한 피해자는 "제대로 된 설명을 받지 못하고 동양 기업어음(CP)에 투자했다"며 "이건 불완전 판매가 아니고 명백한 사기다"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또다른 피해자가 "금감원이 여전히 투자자 피해를 인식하지 못하고 뚜렷한 대책을 내놓지 않고 있다. 책임지라"고 말하자 곳곳에서 "맞습니다", "사기다"라는 반응이 나왔다.

금융소비자원은 동양증권의 회사채 및 CP 불완전판매 행위와 관련해 검찰에 수사를 의뢰하는 한편 집단소송을 추진 중이다. 이와 별도로 인터넷 카페를 중심으로 개인투자자들이 변호사 선임이나 향후 절차 등에 대한 논의를 벌이고 있어 관련 소송이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