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신고리 3·4호기 준공 늦어져

- 수조원대 피해 입혀

한국수력원자력(한수원)이 신고리 원전 3·4호기에 불량 케이블을 납품한 JS전선을 상대로 1000억 원대의 손해배상 청구소송을 제기하기로 했다.

한수원은 4일 원전 비리의 재발을 막기 위해 JS전선에 대한 소송을 준비 중이라며 다만 정확한 손해배상액과 소송 시점은 결정되지 않았다고 밝혔다. 이번 소송은 불량 케이블 납품과 관련해 '제조업체인 JS전선에게 책임을 묻겠다'는 판단에 따른 것으로 정확한 손해배상액은 제시되지 않았지만 JS전선의 지난 반기 말 순자산액(1264억 원)과 맞먹는 1000억 원 이상이 될 것으로 보인다.

한수원에 따르면 이 액수에는 불량 케이블 납품에 따른 신규 케이블 구매금액(110억 원)과 교체비용(859억 원), 전기판매 일부 손실액(295억 원) 등이 포함된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애초 내년 8월로 예정됐던 신고리 3호기 등의 준공시점이 불량 케이블 교체로 지연됐다는 점을 고려하면, 이에 따른 피해액은 수조 원에 이를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다만 한수원은 JS전선의 재정수준 등을 감안해 손해배상액을 1264억 원 이상으로 책정하지 않겠다는 방침이다. 소장 접수는 늦어도 다음 주 초까지 완료될 것으로 보인다.

이에 앞서 JS전선은 신고리 1·2호기 등에 시험성적서가 위조된 제어 케이블을 납품했다가 지난 5월 검찰에 적발됐다. 이후 신고리 3·4호기에 설치된 JS전선의 케이블도 지난달 성능 재시험에서 불합격 판정을 받았다. 이에 따라 한수원은 총연장 900㎞에 달하는 두(3·4) 호기의 전력·제어·계장 케이블을 전량 교체해야 한다.

JS전선이 납품한 케이블은 시험조건을 위조한 상태에서 테스트를 통과한 것으로 드러나 지난 6월 원자력안전위원회의 지시에 따라 재시험을 받았으며, 지난달 재시험에서 불합격 판정을 받았다. 산업통상자원부는 지난달 18일 당정협의에서 한수원이 미국 업체로부터 케이블을 조기에 납품받을 경우 내년 연말까지 신고리 3호기 건설공사를 마무리할 수 있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