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깐깐한 공익기준 지역엔 '높은 벽', 탈락 비율도 수도권보다 6.6%P↑

사회적 협동조합도 양극화

  • 이석주 기자 serenom@kookje.co.kr
  •  |   입력 : 2013-11-03 21:07:15
  •  |   본지 3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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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일 부산 동구 수정동에 위치한 사회적협동조합 희망마을 수직농장 재배실에서 김재덕 이사가 식물의 상태를 확인하고 있다. 홍영현 기자 hongyh@kookje.co.kr
- 인가 78개 중 서울경기 56개
- 부산 3곳 신청에 2곳은 탈락

- 발기인 수 · 출자금 총액 등
- 설립 요건 너무 까다롭고
- 9단계 달하는 절차도 복잡

- 지역민 공익사업 인식 부족
- 교육시스템 부재도 한 원인

사회적협동조합의 수도권 쏠림 현상은 현행법상 까다로운 설립 요건과 설립 희망자들에 대한 교육 시스템 부재 때문이라는 것이 경제전문가들의 공통된 의견이다. 해당 지자체에 신고만 하면 설립할 수 있는 일반협동조합과 달리 사회적협동조합은 '정부 허락'을 받아야 설립이 가능하다. 이 과정에서 정부가 적용하는 기준이 지방의 설립 희망자들에게는 '넘을 수 없는 벽'으로 인식되고 있다는 것이다. 결국 협동조합 설립과 운영 시스템을 개선하지 않고서는 '사회적협동조합을 통해 지역발전을 도모한다'는 애초 취지를 달성하기 힘들 것이라는 지적이다.

■탈락비율 지방 〉 수도권

3일 기획재정부에 따르면 올해 9월 말 기준 수도권(서울·경기·인천)과 지방의 사회적협동조합 설립 비율은 각각 71.8%와 28.2%였다. 서울(32개)과 경기(24개)가 각각 1위와 2위를 차지했을 뿐 나머지 지역 모두 5개 미만으로 집계됐다. 특히 신청 대비 인가 건수를 보면 총 131건에 달하는 신청 건수 중 정부가 설립을 인가한 조합은 78개(59.5%), 인가를 불허하거나 현재까지 결정되지 않은 조합은 53개(40.4%)였다. 신청 조합 10개 중 4개가 사실상 '설립 불가' 통보를 받은 것이다.

하지만 지역별로 보면 '불가 통보' 비율은 수도권보다 지방이 더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서울·경기·인천에서는 91개의 신청 건수 중 35개가 탈락해 38.4%의 비율을 보였지만 지방에서는 40개의 신청 건수 중 절반에 가까운 18개(45.0%)가 정부 인가를 받지 못했다. 부산에서도 협동조합 기본법 시행 이후 3개 조합이 신청서를 제출했지만 설립 인가를 받은 조합은 '희망마을 수직농장' 한 곳에 불과했다. 이마저도 기본법 시행 직후인 올해 1월 인가를 받은 것이어서 지난 10개월 동안 부산에서 사회적협동조합은 1개도 탄생하지 않은 것으로 볼 수 있다.

사회적협동조합이 일반협동조합과 다른 점은 조합 운영의 목적이 주로 '공익 추구'에 맞춰져 있다는 것이다. 해당 조합이 지역사회 발전 등에 기여할 수 있는가를 우선적으로 따져야 하기 때문에 정부는 ▷공익사업 40% 이상 수행 ▷이익 배당 금지 및 국고 귀속 ▷잉여금의 30% 이상 법정 적립 등을 기준으로 세운 뒤 설립 인가 여부를 판단하고 있다.

■까 다로운 조건, 도입 취지 못 살려

하지만 이 같은 기준 자체가 지방의 설립 희망자들에게는 지나치게 까다로워 아예 신청할 생각조차 할 수 없게 만들 뿐 아니라 '신청 위축' 현상을 지속시켜 '지역사회 발전' 등 정부의 애초 취지를 살리지 못하고 있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지적이다. 부산발전연구원 금성근 선임연구위원은 "중앙부처의 허가를 받아야 하는 것 자체가 부담이 될 수 있다"고 말했다.

실제로 현행법상 사회적협동조합이 탄생하기까지는 공식적으로만 총 9개의 단계를 거쳐야 한다. 5인 이상의 발기인 모집을 시작으로 ▷정관 작성 ▷설립 동의자 모집 ▷창립총회 ▷설립인가 ▷사무 인수인계(발기인→이사장) ▷출자금 납입 ▷설립등기 ▷법인격 부여 등이 여기에 해당한다. 더 큰 걸림돌은 이 같은 단계에서 적용되는 각종 기준이 지나치게 높거나 복잡하다는 점이다. 가령 의료 관련 사회적협동조합의 설립 동의자 수는 500명을 넘어야 하고 출자금 납입 총액은 1억 원 이상이어야 한다. 

정부가 제시한 공익사업의 기준 역시 지방 입장에서는 넘기 힘든 벽이거나 다소 모호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취약계층에게 복지·의료·환경 등의 분야에서 사회서비스 및 일자리를 제공하는 사업' 등이 대표적인 예다. 부산 연제자활센터 정덕용 센터장은 "충분히 공익적인 사업을 하고 있음에도 기준에 미달돼 탈락하는 경우도 있었다"며 "설립 희망자들은 '정부가 아예 인가를 안 내줄 것이다'라는 인식을 갖고 있다"고 지적했다.

공익사업에 대한 지역의 인식 부족과 이에 따른 교육 시스템 부재도 지방의 사회적협동조합 활성화를 저해하는 원인으로 작용하고 있다. 부산경실련 이훈전 국장은 "'대안 경제'에 대한 지방의 개념이 수도권보다 부족한 것은 사실"이라며 "지방정부와 기관·단체의 관심도 제고 노력이 뒤따라야 한다"고 밝혔다.

◇ 주요 지역별 사회적협동조합 인가 현황

서울 

32개

 

 

경남 

2개

경기 

24개

 

 

부산 

1개

강원 

 5개

 

 

전북 

1개

대구 

 3개

 

 

 

 

※자료 : 기획재정부, 2012년 12월~2013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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