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고리 원전 3·4호기에 납품할 케이블의 시험 조건을 대담하게 위조한 JS전선에 대한 관심이 다시 한 번 모아지고 있다. JS전선은 원전비리가 터질 당시 회사 직원이 한국전력기술 관계자와 짜고 신고리 1·2호기, 신월성 1·2호기에 납품할 제어케이블 시험성적서를 위조한 회사다. 이 여파로 신고리 1·2호기, 신월성 1호기 등 원전 3기가 올 여름 가동중단됐고, 국민들에게 극심한 전력고통을 안겨준 것이다.

또 JS전선이 LS그룹 계열사인 만큼 재계 16위의 대기업인 LS그룹에 대한 책임론도 대두되고 있다. LS그룹의 계열사인 JS전선과 LS전선, (주)LS 등 3개 회사가 원전비리에 연루됐기 때문이다. JS전선의 지분 70%를 갖고 있는 모회사는 바로 LS전선이며, 구자엽 LS전선 회장이 JS전선의 대표이사를 겸하고 있다.

공정거래위원회는 최근 원전 케이블 입찰 과정에서 사전에 입찰 가격을 담합한 8개 기업을 적발했는데, 이들 LS그룹 3개 계열사가 모두 포함됐다. 원전비리의 주역인 'LS그룹 원전 책임론'이 급부상하고 있는 것이다.

업계 관계자는 "대기업인 LS그룹의 계열사들이 일제히 원전비리에 개입했고 JS전선으로 인해 천문학적인 비용이 발생하게 된 만큼 LS그룹 차원에서 공식 사과해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에너지정의행동 관계자는 "원전비리의 몸통인 한국수력원자력은 물론 LS그룹의 세 계열사도 일제히 원전 비리에 개입해 수조 원대 예산 낭비와 국가적 전력대란을 야기해 국민들에게 극심한 고통을 안겨주고 있다"면서 "국가와 국민이 입은 피해와 고통을 보상하기 위한 그룹 차원의 대책을 내놔야 할 것"이라고 주문했다.

LS그룹 관계자는 "원전비리의 대부분이 자회사에서 이뤄진 것이지만 그룹 전체가 '죄인'과 같은 분위기"라며 "국민들에게 죄송스럽고 더 할 말이 없다"고 말했다.

한편, JS전선이 신고리 3·4호기에 납품한 케이블의 재시험이 실패로 돌아갔다는 한국수력원자력의 발표에 JS전선 주가는 이날 하한가로 급락했다. JS전선을 계열사로 둔 LS의 주가도 전날보다 4.31% 하락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