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진 장관의 잇단 돌출행동

- 처음엔 해외서 사퇴설 흘려
- 이번엔 기자에 이메일 뿌려
- 새누리 "개인플레이 해서야"

# 청와대 또 사퇴 수용 거부

- 박 대통령 정치적 부담 커져
- 당 안팎 사표 수리 여론 고조
- 정국 쇄신 차원 개각 가능성

진영 보건복지부 장관의 사퇴 파동으로 기초연금 공약 후퇴에 대한 파문이 걷잡을 수 없이 커지고 있다. 사퇴 표명의 시기와 방법 등 진 장관의 부적절한 처신과 청와대·정부의 무원칙한 대응이 화를 키우고 있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하지만 박근혜 대통령이 사표 수리 거부 의사를 분명히 한 만큼 기초연금 공약 후퇴와 진 장관의 사퇴 파동이 정국의 최대 쟁점으로 부상할 것으로 예상된다.

■실세 장관 돌출행동, 靑·정부 멘붕

진 장관의 사퇴 의사 표명은 방법과 시기가 모두 부적절했다는 비판이 거세다. 진 장관은 지난해 대선 기간 새누리당 정책위원회 의장으로 박 대통령의 기초연금 공약 마련을 주도했다. 특히 대선 승리 후 대통령직인수위원회 부위원장을 맡아 새 정부의 국정 설계에 주도적으로 참여했고 이후 박근혜정부의 첫 보건복지부 장관에 임명되면서 '실세 장관'으로 확실히 자리매김했다.

하지만 그는 사퇴 의사를 지난 22일 사우디아라비아 출장지에서 동행한 기자들에게 처음으로 흘렸다. 기초연금 정책 발표 4일 전으로 주무 부처의 장관이 제대로 '고춧가루'를 뿌린 것이다. 더구나 그는 사퇴 배경으로 "내가 잘할 수 있는 환경이 아니다" "예산은 기획재정부가 꽉 쥐고 있고, 인원은 안전행정부가 꽉 쥐고 있어 제대로 할 수 있는 게 없다"며 공약 후퇴의 책임을 다른 부처에 돌렸다.

그는 27일 두 번째 사퇴 표명도 보건복지부에서의 공식 기자회견이 아니라 국회 보좌관실을 통해 기자들 이메일로 알렸다. 책임 있는 장관의 처신과는 거리가 멀어도 한참 먼 행동인 것이다.

새누리당도 진 장관의 개인플레이에 부글부글 끓고 있다. 한 의원은 "진 장관은 한때 '친박(친박근혜)'의 울타리를 벗어났다가 박 대통령이 다시 품어줘 대통령직 인수위원회 부위원장과 보건복지부 장관 등을 맡게 됐는데 이런 식으로 '개인 플레이'를 하면 되느냐"고 불쾌감을 표시했다.

청와대와 정홍원 국무총리도 이미 식물이 된 장관의 사표를 두 차례나 반려하면서 사태를 키웠다는 비난을 면하기 어렵게 됐다. 국민들에게 기초연금 공약 후퇴에 대한 진솔한 설명으로 이해를 구했어야 했지만 장관 공석 사태를 막아 파문을 차단하는 데만 급급하다는 지적이다.

■박 대통령 리더십 타격 부담

일단 박 대통령이 진 장관의 사의를 수용하지 않겠다는 뜻을 분명히 함에 따라 박 대통령이 떠안아야 할 정치적 부담은 만만치 않을 것으로 보인다. 박 대통령이 사표를 수리하지 않겠다는 뜻을 두 차례나 밝힌 상황에서 진 장관이 업무 복귀를 끝까지 거부한다면 정치적 파장은 상상 이상일 것이다.

진 장관이 끝까지 사퇴 의사를 굽히지 않을 경우 박 대통령과 부딪치는 모습을 보이면서 박 대통령은 집권 1년도 안 돼 국정운영 리더십에 심각한 타격을 받을 수밖에 없다.

이 때문에 당 안팎에서는 박 대통령이 진 장관의 사표를 즉각 수리해야 한다는 여론도 높다. 진 장관은 이미 두 차례나 사퇴 의사를 표명해 유임된다고 해도 부처 수장으로서의 역할을 하기 어렵다는 게 중론이다. 이미 장관으로서 신뢰를 잃은 진 장관이 업무에 복귀하더라도 정기국회가 끝날 때까지 3개월짜리 '시한부 장관'이 될 가능성이 높다. 특히 이 경우 새 정부 복지정책의 전반적인 후퇴로 이어질 수밖에 없다.

따라서 박 대통령이 진 장관의 사표를 수리한 뒤 전반적인 정국 쇄신 차원에서 첫 개각에 나설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현재 감사원장과 문화체육관광부 2차관도 공석이고 채동욱 검찰총장의 사퇴서 수리도 임박한 상태이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