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 29일 오픈한 신세계사이먼 부산 프리미엄 아울렛을 찾은 고객들이 빨간 속옷을 사고 있다. 신세계사이먼 제공

부산과 경남지역에서는 '개업하는 집에서 빨간 속옷을 사면 행운이 따른다'는 속설이 있다. 타지역과 달리 부산과 경남지역 유통가에만 있는 독특한 관습이다.

유통업계는 백화점이나 쇼핑센터 오픈 때 빨간 속옷 판매량을 개점에 대한 고객들의 관심도와 향후 영업 전망을 측정하는 '바로미터'로 인식하고 있다. 이 때문에 백화점이나 쇼핑센터는 오픈 때마다 빨간 속옷 판매를 위한 대규모 프로모션을 진행한다.

2007년 롯데백화점 센텀시티는 오픈 당시 3억 원어치의 빨간 속옷을 팔았고, 2009년 3월 신세계 센텀시티도 8억2000만 원어치를 판매했다. 특히 2009년 12월 오픈한 롯데백화점 광복점은 무려 17억 원어치의 빨간 속옷을 팔아치워 '빨간 속옷 신드롬'을 불러일으키기도 했다.

지난달 29일 문을 연 신세계사이먼 부산 프리미엄 아울렛(이하 신세계 아울렛)도 개장 이후 첫 주말까지 빨간 속옷만 10억 원어치를 팔아치우며 '개장 효과'를 톡톡히 누리고 있다.

6일 신세계 아울렛에 따르면 프레 오픈일인 지난달 28일부터 개장 후 첫 주말인 지난 1일까지 쇼핑센터에서 팔려나간 빨간 속옷은 모두 10억 원에 육박한다.

신세계 아울렛은 프레 오픈일부터 쇼핑센터에 입점한 비비안, 비너스, 트라이엄프, 바바라, 와코루, CK 언더웨어, 원더브라, 아르마니 등 8개 브랜드가 매장에 빨간 속옷만 판매하는 프로모션을 대대적으로 진행했다. 남녀 팬티가 7000~8000원, 여성 브래지어가 2만5000~3만5000원 선임을 감안하면 엄청난 판매 물량이다.

재미있는 사실은 '빨간 속옷'의 속설이 시작된 곳이 신세계 아울렛이 위치한 기장 지역이라는 것이다.

한 속옷 브랜드 관계자는 "어업을 위주로 하는 기장 지역에서 만선 때 배에 빨간 깃발을 걸었던 것에서 '빨간 속옷의 행운'이라는 속설이 시작됐다는 것이 업계에서는 정설로 통한다"면서 "롯데 광복점이나 신세계 센텀시티 개장 때 재미를 봤던 업계가 이번 신세계 아울렛 오픈을 앞두고도 기존 물량 외에 추가 생산을 하며 준비를 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