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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5일 부산 동구 범일동 골든테마거리에 '2013 부산 그랜드세일'을 알리는 현수막이 걸려 있다. 이곳에서는 외국인에게만 귀금속 5% 할인행사를 진행하고 있어 대부분의 시민들은 행사 자체를 모르고 있는 실정이다. 전민철 프리랜서 jmc@kookje.co.kr |
# 시기 결정부터 잘못
- "BIFF 열리는 10월 개최하자"
- 관광업계 의견 수용 안돼
- 홍보물은 현수막 몇 개뿐
- 관광 종사자들도 일정 몰라
# 큰 메리트 없는 세일
- 할인 혜택 통상적 행사 수준
- 명품 브랜드는 아예 빠져
- 내국인에 과대광고 지적도
- "이런 식이면 효과 힘들어"
'2013 부산 그랜드세일(이하 그랜드세일)'이 잘못된 시기 선정과 실효성 없는 할인 혜택, 과대 광고 등 총체적인 난맥상을 보이며 '보여주기식' 행사로 전락하고 있다. 일선 현장에서는 부산시와 부산관광공사의 역량 부족과 탁상행정을 질타하는 목소리가 높다.
■시기 결정 업계 의견 배제
5일 관광업계에 따르면 그랜드세일에 참여하는 업체들은 당초 행사가 충분한 시너지 효과를 낼 수 있도록 부산국제영화제(BIFF)가 열리는 10월에 그랜드세일을 개최하자는 의견을 냈다.
A호텔 관계자는 "부산을 찾는 외국인 관광객들은 10월부터 서서히 늘어나는데 굳이 시기를 9월로 정한 이유를 모르겠다"면서 "참여업체 사전 간담회를 통해 의견수렴 절차라도 가졌더라면 사정은 좀 나았을 것"이라고 말했다.
시기 선정을 납득하지 못하는 것은 지역 백화점업계도 마찬가지다. 특히 여름 정기세일이 끝난 시점에 행사를 진행하게 되자 백화점은 세일 대신 김 세트 등 사은품을 증정하는 형식적인 참여에 그치고 있다.
홍보 부족도 '썰렁한' 그랜드세일에 단단히 한몫하고 있다. 한 시내 면세점에는 추석 프로모션을 알리는 배너 간판만 군데군데 걸려 있을 뿐 정작 그랜드세일 홍보물은 없다. 올해 처음 참가하는 부평시장과 국제시장 등 전통시장에만 현수막 몇 개가 지원됐을 뿐이다.
심지어 적지 않은 참여업체의 직원들과 각 대학 관광학과 교수들조차 부산 그랜드세일 일정을 모르고 있었다.
C면세점 관계자는 "지난해 코리아 그랜드세일 때는 한국관광공사에서 포스터와 깃발, 쿠폰북 등을 제작해 배포했다. 올해는 (배포를) 기다렸는데 그런 게 없었다"고 말했다.
사정이 이런데도 시와 공사는 행사 첫날인 지난 1일 김해공항에서 외국인 관광객들을 대상으로 일회성 이벤트만 벌이고 할 일을 다했다는 듯 손을 놓고 있다.
■하나 마나 한 세일
백화점과 호텔, 식당 등 3800개 업소가 참여하는 그랜드세일의 핵심 콘텐츠인 '세일'에 메리트가 없다.
시내 면세점들은 쿠폰을 가져오는 외국인 관광객들을 대상으로 5~15% 할인 혜택을 주고 있다. 하지만 이는 내국인도 회원 가입과 행사를 통해 통상적으로 적용받는 수준인 데다 구찌와 루이비통 등 명품 브랜드는 세일에서 제외됐다. 호텔들도 40%에서 최대 70% 할인 혜택을 내걸고 있지만 평소에 진행하는 프로모션과 다를 바 없다.
대형마트는 쿠폰을 소지하고 8만 원 이상 구매한 외국인 관광객에 한해 5000원을 할인해 준다. 경유형 관광이 많은 부산에서 외국인 관광객이 쇼핑을 위해 대형마트를 찾을 것으로 보는 것 자체가 안일한 발상이라는 지적이다. 또 행사에 참여한 한 식당은 외국인 관광객(쿠폰 소지)에 한정해 테이블당 맥주 1병을 서비스로 준다.
참여업체 상당수가 시와 공사의 요청에 마지못해 참여하고 있다는 인상을 지울 수 없는 대목이다. 또 대상도 내국인 관광객까지 포함시켰지만, 내국인에게 적용되는 혜택은 아쿠아리움 등 일부분에 불과해 과대 광고라는 비난도 받고 있다.
이 때문에 그랜드세일에 대한 현장의 기대치는 바닥 수준이다. 관광업계의 한 관계자는 "'전통시장 거리축제'도 이런 식으로 홍보하지 않는다"면서 "이번 행사에 효과를 기대하기 어렵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