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관광업계, 전시행정 지적
침체된 부산관광업계에 활력을 불어넣기 위해 부산시가 주최한 '2013 부산 그랜드세일(이하 그랜드세일)'이 엉성한 사전준비로 허울뿐인 행사로 전락하고 있다. 잘못된 시기 선정과 형식적인 세일 등으로 그랜드세일은 전형적인 전시행정이라는 비판에 직면하고 있다.
5일 관광업계에 따르면 시는 지난 1일부터 부산시내 전역에서 백화점과 면세점, 호텔 등 관광업계가 참여하는 그랜드세일 행사를 시작했다. 행사는 다음 달 10일까지 40일간 열린다.
시는 지난해까지 한국관광공사가 연초에 주최하는 코리아 그랜드세일과 공동으로 부산지역 행사를 진행했지만, 올해부터는 '부산 울산 경남 방문의 해'를 맞아 처음으로 단독행사를 기획했다.
하지만 이번 그랜드세일에 참여하고 있는 백화점과 호텔 등 관광업계의 반응은 싸늘하다 못해 무관심한 분위기다.
가장 큰 문제는 '생뚱맞은' 시기 선정이다. 그랜드세일이 시작된 9월은 여름휴가 직후로 관광업계에서도 최대 비수기로 꼽는 시점이다. 또 가장 큰 무대인 백화점도 여름 정기세일을 마치고 숨고르기에 들어간 때다. 이 때문에 백화점들이 그랜드세일에 참여는 하고 있지만 정작 '세일은 없는' 기형적인 행사가 돼 버렸다. 시와 부산관광공사가 참여업체들의 의견을 수렴하는 간담회 한 번 없이 일방통행식으로 진행한 결과다.
홍보도 문제다. 백화점과 면세점, 호텔 등 주요 참여업체에는 행사를 알리는 배너 광고판이나 POP(점포 내에 설치하는 작은 광고판) 등을 찾아볼 수 없다. 해운대와 남포동 등 번화가에도 현수막과 포스터 등 홍보물은 설치돼 있지 않다.
일선 업계 관계자들은 "그랜드세일을 하면 할인 등 뭔가 메리트가 있어야 한다. 북적이고 활기 찬 느낌이 있어야 하는데 그랜드세일 분위기조차 느낄 수 없다"고 불만을 터트렸다.
시는 내년부터는 일본인 관광객이 많이 찾는 골든위크(5월)에 맞춰 봄과 가을로 연 2회 행사를 진행할 계획을 세우고 있지만, 일선 업계는 실효성 없는 행사에 대한 대대적인 보완작업이 먼저 이뤄져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동아대 최규환(관광컨벤션학과) 교수는 "백화점 세일도 없는 데다 형식적인 할인에 그쳐 그랜드세일이라는 행사 취지를 살리지 못하고 있다"면서 "관과 업계, 학계가 사전에 머리를 맞대고 체계적으로 행사를 기획하는 시스템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김병기 시 관광진흥과장은 "올해 처음으로 부산지역 단독행사를 진행하다 보니 홍보와 콘텐츠 부분에 미흡한 점이 있었다"고 해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