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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나무섬 E포인트. 암반에 빼곡하게 자리잡은 빨간부채뿔산호들이 방문객을 반기는 듯 화려하다. |
올 11월 사하구 나무섬과 남형제섬이 해양생태계보호구역으로 지정될 전망이다. 해양수산부는 2010년도 실시한 해양생태계기본조사와 2011년 9월 실시한 정밀조사 결과를 바탕으로 올해 5월 주민공청회 과정을 마쳤다. 이제 관계 부처 협의 절차만을 남겨두었다. 현재 우리나라에는 충청남도 신두리 사구해역, 제주도 문섬 주변해역, 부산 오륙도 및 주변해역, 경기도 대이작도 주변해역, 전라남도 가거도 주변해역, 전라남도 소화도 주변해역 등 총 6개소의 해양생태계보호구역이 있으니 올해 안에 보호구역은 8개소로 늘어나게 되며 이 중 3개소가 부산 해역에 존재하게 된다. 이번 시리즈를 통해 나무섬과 남형제섬의 해양생태계보호구역 지정이 부산에 어떤 의미를 가지는지와 지정 후 관리 방안에 대해 심도 있는 취재를 할 계획이다. 독자의 이해를 돕기 위해 수년 간 수중탐사를 통해 만들어낸 나무섬과 남형제섬의 수중생태지도를 제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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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왼쪽 사진)나무섬 H포인트. 병풍바위 아래 터널은 바다 속까지 이어져 있어 신비로운 수중경관을 연출한다. (오른쪽 사진)나무섬H포인트. 한 무리의 돌돔과 범돔떼가 지나고 있다. 나무섬에는 돌돔,강당돔,벵에돔,
참돔들이 무리를 이루고 있다. |
우리나라에는 현재 18개소의 해양보호구역이 지정되어 있다. 해양보호구역(Marine Protected Area, MPA)은 해양 생태계 및 해양 경관 등 특별히 보전할 필요가 있어 국가 또는 지자체가 지정하여 관리하는 구역이다. 이 중 12개소는 습지보전법에 따른 습지보전지역이며 6개소는 해양생태계의 보전과 관리에 관한 법에 의한 해양생태계보호구역이다. 해양생태계보호구역의 지정 요건은 다음과 같다.
▶ 해양의 자연상태가 원시성을 유지하고 있거나 해양생물 다양성이 풍부하여 보전 및 학술적 연구가치가 있는 해역
▶ 해양의 지형·지질·생태가 특이하여 학술적 연구 또는 보전이 필요한 지역
▶ 해양의 기초 생산력이 높거나 보호대상 해양생물의 서식지, 산란지 등으로서 보전가치가 있다고 인정되는 해역
▶ 다양한 해양생태계를 대표할 수 있거나 표본에 해당하는 지역
▶ 산호초, 해초 등의 해저경관 및 해양경관이 수려해 특별히 보전할 필요가 있는 해역
▶그 밖에 해양생태계의 효과적인 보전 및 관리를 위하여 특별히 필요한 해역으로서 대통령령이 정하는 해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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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위 사진)나무섬C 포인트. 바위틈에서 머리를 내밀던 문어가 먹물을 뿜어내며 줄행랑치고 있다. (아래 사진)나무섬 F포인트의 수중 암반. 고둥들이 엄청난 무리를 이룬 가운데 이를 포식하는 불가사리들이 보인다. |
해양생태계보호구역을 담당하고 있는 해양수산부 이재영 사무관은 "나무섬은 보호대상 해양생물인 나팔고둥의 서식이 확인되었으며, 수중 자연 상태가 원시경관을 유지하고 있는 데다 뚜렷한 주상절리와 파도에 의한 침식으로 해식동, 파식대, 해안단구가 발달돼 있는 점, 그리고 남형제섬의 경우는 밤수지맨드라미, 곧은진총산호, 해송 등 보호대상 해양생물의 서식 및 수려한 해저·해양경관이 지정요건에 해당된다"며 11월 지정고시에 문제가 없다는 입장이다.
향후 이들 해역이 해양생태계보호구역으로 지정 고시되면 과학적 관리체계 구축, 해양생태계 보호 및 복원 사업 등이 진행된다. 부산시와 관할 지자체인 사하구는 지역주민, 전문가 등이 참여하는 자율형 '해양보호구역 관리협의회'를 구성하여 해양생태계보호에 대한 지속적인 관심을 가진다는 방침이다. 이들 지역에 대한 성공적인 관리는 해양생물량 증가, 수산자원 증가, 관광수입증가, 지역브랜드 상승 등의 긍정적인 효과로 이어질 수 있다. 사례연구에 의하면 필리핀 두마게티 시티의 아포섬은 보호구역 지정 이후 산호초에 서식하는 어류개체수가 늘면서 어민들의 지속적인 어업 활동이 보장되었을 뿐 아니라 지역의 관광수입 또한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우리나라의 경우 전남 순천만은 2003년 습지보호지역으로 지정된 이후 연간 30만 명 수준이던 관광객이 2010년에는 295만 명으로 증가하여 이로 인한 지역 소득이 배 이상 증가했다. 이뿐 아니라 순천만이 가지는 친환경적 이미지가 브랜드화되어 도시 이미지를 제고시키는 데 상당한 도움이 되었음은 말할 나위 없다. 이는 지역경제활동에도 무형적 파급효과를 가져다 준다. 해양생태계 보호구역 제3호인 오륙도와 11월 지정 예정인 나무섬, 남형제섬은 부산 시민의 자부심이 될 수 있다. 이들 해역에 대한 관심과 이들 해역을 보존하기 위한 부산시와 시민들의 관심과 의지를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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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위 사진)나무섬을 하늘에서 내려다 보면 마치 푸른 등의 거북이가 땅으로 향하는 듯한 형상이다. (아래 사진)나무섬E 포인트. 부산 연안에서 드물게 관찰되는 큰산호붙이히드라류. |
# 나무섬
총면적 0.048㎢인 나무섬은 다대포 남서 방향으로 약 6.3㎞ 떨어져 있다. 나무가 많아 나무섬이라 불리며, 하늘에서 보면 마치 푸른 등의 거북이가 땅으로 향하는 듯한 형상이다. 국토해양부(현 해양수산부)가 2010년 실시한 해양생태계기본조사와 2011년 9월 실시한 정밀조사에 의하면 나무섬에는 후박나무, 장딸기 등 94분류군의 식물과 조무래기 따개비 등 26종의 조간대 저서동물, 54종의 조하대 저서동물이 확인되었다. 돌돔, 범돔, 강당돔, 벵에돔, 자리돔, 전갱이 등의 어류뿐 아니라 매, 솔개, 물수리, 솔부엉이 등의 법적보호종 또한 발견되었다. 또한 나무섬은 조류의 출입이 원활한데다 물이 맑고 비교적 수심이 얕아 다양한 종류의 산호류가 서식하고 있다. 수년 동안 나무섬 해역을 탐사했던 경험을 바탕으로 올해 6~8월 10차례에 걸쳐 본격적인 수중조사를 진행했다. 이번 조사를 통해 부채뿔산호, 빽빽이 산호, 무쓰뿌리돌산호, 곤봉딸기산호 등의 산호류와 보라예쁜이해면, 바늘뼈해면류 등을 기록했다. 나무섬은 중생대 백악기 말 화산활동 시 응회암의 분출로 생긴 화산섬으로 지질구조는 하부에 화산재층이 퇴적되어 있고, 그 위에는 화산용암층이 그리고 최상부에는 화산각력암이 퇴적되어 있다.
나무섬의 지질학적 가치에 대해 신라대학교 반용부 명예교수는 나무섬은 파도에 의한 침식으로 해식동(Sea cave), 파식대(Wave cut platform), 해안단구(Coastal terrace) 등 다양한 파식지형과 해안석주(Sea stack), 낭식흔(Notch), 염풍화구멍(Tafoni) 등의 지형이 고루 발달되어 있어 원시적 자연경관을 유지하고 있다는 견해를 밝혔다. 나무섬의 해안 단구면은 50m 고도로 강릉 정동진(80m)에 이어 우리나라에서는 두 번째로 높은 단구면이기도 하다.
파식의 영향을 많이 받는 섬의 동쪽과 남쪽 바다 속에는 수중직벽에 해조류와 산호류가 수심에 따라 층을 이루고 있다면 북쪽은 3~20m 깊이로 완만한 경사면이 형성되어 있다. 남쪽과 동쪽 바닥면에 섬에서 떨어져 내린 크고 작은 바위덩어리들이 흩어져 있다면 북쪽 바닥면에는 일정한 크기의 돌덩이들이 깔려 있어 재미있는 대조를 이룬다. 바다 속 풍경은 북쪽이 다소 단조롭고 동쪽과 남쪽은 다이내믹한 에너지를 품고 있다. 떨어져 내린 바위덩어리들은 바다 속에서 기기묘묘하게 엉켜 수중터널을 만들기도 하고, 수중동굴을 만들어내기도 한다. 그 사이를 지나면서 바위위에 붙어 있는 산호류 등의 부착생물을 구경하는 것은 나무섬에서만 할 수 있는 신비로운 경험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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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나무섬 지형도 |
◇포인트 A
조류와 파도의 영향이 적은 편이며, 북쪽으로 완만한 경사면이 이어졌다. 바닥은 암반층위에 주먹크기의 자갈이 깔려 있고, 수심이 깊어지면서 큰 바위덩어리들이 눈에 띄었다. 자갈과 바위 위에는 수많은 해면동물과 미기록종인 석회관갯지렁이류 뿐아니라 무쓰뿌리돌산호류를 찾을 수 있다.
◇포인트 B
섬의 동쪽으로 진행하자 바닥면은 자갈지형이 끝나고 암반이 나타났다. 암반에는 홍조류인 우뭇가사리와 갈조류인 모자반이 군락을 이루고 있다.
◇포인트 C
수심 10m 정도에 폐그물과 통발 등 어업도구들이 쌓여 거대한 덩어리를 형성하고 있다. 폐통발이 있다는 것은 채집할 바다동물들이 있다는 방증이다. 아니나 다를까 바위틈 사이로 문어가 보인다. 관찰을 위해 가까이 다가가자 먹물을 뿜어내며 줄행랑쳤다.
◇포인트 D
왼쪽으로 진행하면서 바위 섬 주위로 전갱이, 자리돔이 무리지어 있는 것이 보였다. 얕은 수심에 해조류가 군락을 이뤄 비교적 작은 어류가 살기에 적당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섬을 한 바퀴 돌며 바위에 붙어 있는 해조류와 산호류를 관찰할 수 있었다.
◇포인트 E
섬 동쪽 끝에 돌출된 지형으로 바위 속에 협곡이 형성되어 있다. 협곡을 형성한 바위에는 빽빽산호류, 부채뿔산호류 등이 발견되었으며 부산연안에서는 드문 큰산호붙이히드라류가 보였다.
◇포인트 F
바다 곳곳에 듬성듬성 떨어져 있는 바위 덩어리에 산호류와 해조류들이 붙어 살고 있고 고둥류가 바위를 덮고 있다. 바위에는 빨간부채뿔산호류가 빼곡하게 붙어있다.
◇포인트 G
파식애와 해식동이 발달된 육상지형만큼 바닷속도 다이내믹하다. 섬에서 떨어져 나간 집채만한 바위덩어리들이 흩어져 있다. 바다로 떨어진 바위덩어리들은 서로 뒤엉켜 협곡을 만들었다. 그 사이로 빠른 조류가 흘러 산호류와 해조류가 살기에 최적의 환경을 조성해 수면 가까운 곳에서부터 녹조류, 갈조류, 산호류가 분포되어 있다. 바위에 빼곡하게 붙어 있는 빨간부채뿔산호류들은 화려하고 정갈한 자태를 뽐내보였다.
◇포인트 H
어민들이 병풍바위라 부르는 바위에는 오랜 세월 파도에 깎여지면서 터널이 만들어졌다. 많은 시간이 흐르고 나면 천장의 바위가 무너져 섬은 작게 갈라질 것이다. 터널은 바다 속까지 이어져 있어 신비로운 수중경관을 선보인다. 북동쪽으로 진행하자 얕은 수심에 수백 마리의 돌돔, 강당돔, 벵에돔들이 바위 사이를 한가로이 지난다.
◇포인트 J
서쪽에서 남쪽으로 이어지는 가장자리는 다소 빠른 조류가 흐른다. 앞서거니 뒤서거니 굴러떨어진 바위덩어리들이 뒤엉켜 있는 모습들이 흥미롭다. 얼핏 아무렇게나 떨어져 내린 바위덩어리들로 보이지만 오랜 세월을 두고 자리매김하면서 질서와 균형이 잡혔다. 바위덩어리들이 서로 이웃하며 만들어낸 수중터널, 수중동굴 등은 나무섬 수중세계가 얼마나 다이내믹한지를 여실히 보여준다.
※이 기사는 지역신문발전기금을 지원 받아 취재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