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국내 물동량 절대량 처리
- 운송주선인 모임 '포워더'
- 허가제서 등록제로 변경
- 소규모 업체 난립 부작용
- 위상 재정립·신뢰 회복 시급
"포워더(Forwarder)가 허가제에서 등록제로 변경된 뒤 업체 난립으로 국제 경쟁력이 저하되고 있습니다."
김병진(사진) 사단법인 한국국제물류협회 부산지회장은 부산항이 세계적인 항만이 되기 위해서는 물류업체들의 경쟁력 강화가 필수적이라 밝혔다. 한국국제물류협회는 항공기나 선박 등 수송 수단이 없지만 화주를 대신해 발송인이 되어 운수회사와 운송계약을 체결해 전반적인 운송책임을 지는 포워더(운송주선인)들의 모임이다. 이 모임은 현재 국내 물동량의 절대량을 처리한다.
초기 허가제 때만 해도 협회를 거쳐야 했기 때문에 포워더가 되는 게 쉽지 않았지만 등록제로 바뀐 뒤로는 소규모 업체들이 난립하는 부작용이 나타나고 있다는 것이다. 현재 협회에 등록된 업체는 800여 개지만 미등록 업체는 3000개 가량 되는 것으로 추산된다.
김 회장은 "허가제 당시만 해도 외국 거래업체의 공증까지 받아와야 할 정도로 까다로웠지만 등록제로 바뀌면서 손쉽게 포워더를 할 수 있어 대외 이미지 훼손과 화주 신뢰 상실 등 부작용이 나타나고 있다"고 말했다.
부산 출신인 김 회장은 부산남고와 동아대 무역학과를 졸업하고 1981년 조양상선에 입사한 뒤 33년을 한눈팔지 않고 해상 물류업에 매진해왔다. 국제물류협회 부산지회장도 지난 2003년부터 10년째 맡으면서 협회 위상 제고에 큰 역할을 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부산지회는 회원사가 80여 개지만 다른 지역에 본사를 둔 대부분 업체가 부산항에 별도의 사무소를 두고 있어 사실상 국내에서 가장 영향력이 크다.
30년 이상 부산항을 떠나지 않고 있는 만큼 부산항을 바라보는 그의 애정은 남다르다. 특히 정부의 부산항 정책에 대해 날카로운 비판도 서슴지 않았다.
"우리나라같이 작은 나라는 '선택과 집중'이 무엇보다 필요하다고 봅니다. 부산의 경쟁항은 중국 상하이 등 빠른 속도로 성장하고 있는 선진 항만인데 인천이나 광양 목포 등 국내 항과 경쟁시켜서야 하겠습니까. 부산항은 세계적인 허브항으로, 다른 국내 항만들은 특색있는 항만으로 투트랙 정책을 펼쳐나가야 합니다."
김 회장은 일본의 사례를 들며 정책 당국자들의 각성을 촉구했다. "일본 고베항이 한때 세계 5위 항만이었죠. 하지만 일본 곳곳에서 컨테이너 항만 조성 붐이 일어난 뒤 무려 50개가 넘는 컨테이너 항만이 생기면서 동반 몰락해버렸습니다. 우리나라도 상황이 일본과 엇비슷합니다. 컨테이너 부두의 공급 과잉으로 항만 하역료 덤핑 등 부작용이 속출하고 있습니다."
그는 "부산항은 일본과의 근접성과 미주·유럽으로 진출에 유리함, 깊은 수심, 안전한 부두 환경 등 수많은 장점으로 전세계 선사들로부터 사랑받고 있다"며 "북극항로 개설 등 중장기적으로 부산항에 호재가 이어지고 있는 만큼 부산항을 세계적인 허브 항만으로 만들기 위해 머리를 맞대야 한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