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10월 요금 개편때 가격 올려
- 전력 정상수급 실마리 찾아야

번번이 빗나간 정부의 전력 수요 예측 등 에너지 정책 실패가 이번 전력 위기를 초래한 가장 근본적인 원인이다. 하지만 원자력 발전소 건설 등 전력 인프라 확충에 최소 5년 이상 소요되는 점을 감안할 때 산업용 전기 요금 현실화를 통해 전력 수급을 조절해야 한다는 주장이 설득력을 얻고 있다.

정부는 2006년 3차 전력수급계획에서 2012년의 최대 전력수요를 6712만 ㎾로 예상했지만 실제 최대 전력수요는 7599만 ㎾까지 치솟아 예상치를 13.2%나 초과했다. 장기 예측이 한 번 빗나가면 공급력을 확보해 대응하기가 쉽지 않다. 원전 1기를 더 지으려면 부지 선정부터 준공까지 10∼12년이 걸리고 석탄화력이나 액화천연가스(LNG) 발전설비도 5∼6년 전에는 미리 계획이 이뤄져야 한다.

이 때문에 현재로서는 산업용 전기 요금 현실화가 꼬여버린 전력 수급 정상화의 핵심이라는 지적이다. 새누리당도 지난 13일 대변인 브리핑을 통해 "정부가 대국민 절전 호소에만 기대고 있다"며 "산업용 전기요금의 현실화를 더는 미뤄서는 안 된다"고 산업용 전력요금 현실화를 촉구했다.

차정환 에너지시민연대 정책국장은 "정부의 실정을 논외로 하더라도 현재 전력 공급이 차질을 빚고 있는 상황에서 산업용 전기 요금 인상은 이뤄져야 한다. 다만 그 속도가 중요하다"면서 "최근에는 많은 대기업들이 그동안 싼 전기요금 특혜를 의식한 듯 요금을 현실화해야 한다는 당위성에 공감하는 분위기"라고 설명했다.

하지만 정부는 아직 산업용 전기 요금 현실화에 대해 뚜렷한 입장을 보이지 않고 있다. 오는 10월 예정된 전기요금 개편에서 요금을 인상하는 방향으로 가닥을 잡았지만 산업용 전기에 대한 대책은 아직 세우지 못하고 있다.

산업통상자원부 관계자는 "누진제는 완화되는 방향으로 논의 중"이라면서도 "산업용 전기 요금 현실화는 해법을 찾기 위한 기초작업을 진행하고 있다. 다음 달 중순께 가닥이 잡힐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