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재 소득공제 항목으로 규정된 의료비와 교육비가 내년부터 세액공제로 전환된다. 이에 따라 해당 비용에 대한 세금감액 혜택이 최대 4분의 1로 줄게돼 일반 근로자들의 세부담이 더욱 커질 것으로 보인다. 이는 박근혜 대통령의 복지공약 재원 마련을 위한 방안 중 하나지만, '증세는 없다'던 애초 방침과 정면으로 배치되는 것이어서 논란이 예상된다.

31일 기획재정부에 따르면 정부는 오는 8일 발표할 '2013년 세법개정안'에 이 같은 내용을 포함한 뒤 당일 세제발전심의위원회 상정을 거쳐 최종 확정할 계획이다. 정부는 우선 근로소득 공제항목 중 의료비와 교육비 등을 소득공제에서 세액공제로 바꾸기로 가닥을 잡았다. 지금까지는 의료비와 교육비를 비용으로 인정해 총급여에서 뺐지만 내년부터는 총급여에 포함해 세액을 산출한 뒤 일정 비율을 세액공제 방식으로 제외한다는 것이다. 세액공제 비율은 새누리당과의 협의를 거쳐 확정될 예정이다. 다만 현재로선 10~15%가 유력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럴 경우 의료비와 교육비에 대한 공제혜택은 4분의 1 정도 축소될 전망이다. 가령 소득세율 35%인 연봉 1억 원의 근로자가 본인 교육비로 한 해 1000만 원을 지출했다면 기존에는 연봉에서 1000만 원을 뺀 9000만 원을 과표로 삼아 교육비의 35%인 350만 원의 세금혜택을 받았지만, 내년부터는 교육비 1000만 원을 제외하지 않은 소득을 기준으로 세액을 산정한 뒤 일정비율에 따라 세금을 감액하는 것이다. 해당 교육비의 세액공제 비율이 10%라고 가정하면 1000만 원 중 100만 원(10%)을 산출세액에서 제외하는 것이다.

기재부는 이 같은 세액공제 방식이 고소득층의 세부담을 늘릴뿐 저소득층은 오히려 감세효과를 볼 것이라고 밝혔다. 하지만 신용카드 소득공제율 인하 방침과 맞물려 대다수 근로자가 받아 온 세수 혜택이 정부의 복지재원 마련 계획으로 없어지게 되는 셈이어서 '월급쟁이 지갑 털기' 비판은 더욱 커질 것으로 보인다. 특히 일반근로자와 중산층의 세부담 확대가 사실상 증세를 의미한다는 점도 논란이 예상된다. 애초 정부가 지난 5월 공약가계부를 내놓을 당시 '증세를 통한 재원 마련은 없을 것'이라고 단언했기 때문이다.

이 밖에도 기재부는 올해 초 추진하려다 종교인 반발 등을 의식해 보류시킨 '종교인 과세'를 시행하는 쪽으로 방침을 정했다. 이를 위해 현재 정부 관계자들은 각 교단관계자를 설득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